길들여진 미래, 신세계를 가다(1) - 소설 <멋진 신세계> 함께 읽기

백성현 글 쓰는 아빠 / 기사승인 : 2021-01-07 0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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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숲

 

<멋진 신세계> 인생의 전환점이 되다

루나: 미래에서 문명인 버나드가 인문숲으로 찾아왔습니다. 문명과 결핍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버나드를 만나러 출발합니다. 백성현 선생님과 <멋진 신세계>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우선 선생님에게 이 책은 어떻게 다가왔습니까?


성현: 저는 <멋진 신세계>를 40대가 되어 만났습니다. <멋진 신세계>와 만남과 동시에 인생책이 됐는데, 제 인생의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엔 1938년에 출간된 책이라 믿기 힘들었습니다.


루나: 그렇죠. <멋진 신세계>는 현대적인 면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오늘날 가능해졌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그의 과학적인 상상력에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성현: 유전학을 비롯해서 현실화되고 있죠. 오래된 미래로 남았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올더스 헉슬리의 혜안과 통찰은 여전히 현재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나: <멋진 신세계>는 영국의 천재적인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대표적인 소설입니다. 디스토피아 소설로도 많이 알려져 있죠. 디스토피아 소설 나머지도 언급해주시겠습니까?


성현: 많이 알려진 내용이죠. <멋진 신세계>와 더불어 조지오웰의 <1984년>과 자마찐의 <우리들>이라는 작품은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멋진 신세계>는 최고의 현대미래소설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루나: <멋진 신세계>와 조지오웰의 <1984년>을 읽고 책을 쓰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성현: 제목은 <길들여진 미래>라고 제 첫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길들여진 미래>는 <멋진 신세계>와 <1984>를 함께 풀어낸 서평집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두 권의 소설은 저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적 인물과 문제적 소설

루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책이라 말할 있겠네요. 독자에서 작가로 변신하게 해준 계기를 마련해주었으니까요. 이제 <멋진 신세계>의 속을 좀 더 들여다 볼까요? 이 소설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당대 문제적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성현: 올더스 헉슬리는 인류의 영원한 지성입니다. 올더스 헉슬리는 가족력의 뛰어난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죠. 할아버지인 토마스 헉슬리는 다윈의 진화론을 계승했고 당대 진화론에 관해선 가장 열렬한 신봉자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부모와 형제들도 옥스퍼드 출신의 수재인 데다 과학계를 주름잡았던 엘리트 중에 엘리트들이었습니다. 그의 형 줄리안 헉슬리는 조부의 뒤를 이은 진화학자이자 유전학자이기도 했습니다.


루나: 소설 속에 진화론과 관련된 내용이 많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성현: 다만 올더스 헉슬리 역시 과학의 길을 가려고 했으나 망막 신경의 문제로 잠시 실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일로 과학의 길을 접어야만 했죠. 다행한 것은 그의 지성만큼은 잃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올더스 헉슬리는 과학과 기계문명이 가져다줄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지니고 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오늘 함께 나눌 <멋진 신세계>만 보더라도 그의 정신세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멋진 신세계>에서 존과 무스타파의 대화는 우리의 이해를 압도하기도 하죠. 


루나: 그 부분이 이 책의 백미가 아닐까요? 올더스 헉슬리의 지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존과 무스타파의 대화는 저 역시 인상 깊었습니다.


성현: 예 맞습니다. 깊이 들여다볼 부분입니다.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가 과학의 길을 접고 잠시 영국의 이튼 스쿨에서 교사로 재직하고 있을 때 운명이 되어버린 한 사람을 만나게 되죠. 그의 제자가 된 인물인데, 그는 바로 <동물농장>과 <1984>를 쓴 ‘조지 오웰’이었습니다. 조지 오웰의 입장에서 스승의 작품, <멋진 신세계>의 영향을 받아 <1984>를 쓰게 된 것이 아닐까 짐작할 수 있죠. 둘 다 디스토피아 소설이기도 하구요. 지금까지도 두 소설은 비교되고 있습니다.


루나: 올더스 헉슬리에 대해 더 언급할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시죠.


성현: 공교롭게도 그의 죽음은 같은 날 케네디 대통령의 사망 소식으로 인해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저작들은 여전히 우리의 인문세계와 지평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다가올 문명 세계

루나: 멋진 신세계의 줄거리를 말씀해주세요.


성현: 신세계에서 태아는 모체 없이 태어납니다. 여성의 몸, 즉 엄마의 몸에서 태어나지 않습니다. 일정한 연령이 되기까지 컨베이어벨트를 연상케 하는 관을 타고 성장하죠. 이곳을 부화-습성센터라고 부릅니다. 신세계의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극중 인물, 린다가 존을 낳았던 것을 보면 인위적인 불임을 가하진 않았던 모양입니다. 다만 임신과 태생을 입에 담기 어려운 외설로 여겼죠. 임신하지 않기 위해선 여성 스스로 관리해야 했습니다.


남녀 사이에 자유로운 연애와 성관계가 가능합니다. 나와 상대가 원하면 언제든지 성관계를 굳이 거절하지 않습니다. 연애든 관계든 일에서든 불편한 감정이 들면, 언제나 소마 하나면 충분하죠.


부화-습성센터에서 일하는 버나드는 알파답지 않은 외모로 인해 다른 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죠. 우연히 버나드는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미녀 레니나로부터 뜻밖에 프러포즈를 받습니다. 레니나는 당장에라도 그에게서 섹스를 원했지만, 버나드는 그녀의 적극적인 구애에 매번 주저하죠. ‘모두는 모두를 위해 존재한다.’ 문명인답지 않은 행동입니다. 내면에 어떤 변화를 겪고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어느 날 그들은 신세계와 경계를 둔 야만보호구역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버나드는 그곳에서 야만인 존을 만나게 되죠. 존은 과거에 문명인이었던 여성 린다의 아들이자 버나드의 상관인 토마킨 국장의 사생아였습니다. 존의 독특한 이력은 세익스피어 책을 읽었다는 점이죠. 그는 문명인 엄마로부터 교육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야만인 인디언으로부터 지혜를 얻었습니다.


버나드는 존과 린다를 신세계로 데려옵니다. 그들은 관찰대상이 됐습니다. 레니나와 존은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게 되죠. 문명인인 그녀는 신세계 방식대로 섹스하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존 역시 버나드와 마찬가지로 그녀를 완강히 밀쳐냅니다. 미녀 레니나의 굴욕이죠.


어느 날 린다는 소마를 과다 복용한 후 죽음을 맞이하죠. 슬픔으로 가득 찬 존은 분노가 폭발했죠. 이 일로 존은 무스타파 몬드에게로 끌려 갑니다. 존은 최고 지도자 무스타파로부터 신세계와 문명인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죠. 무스타파 역시 세익스피어를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위험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존의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었죠. 존이 볼 때는 소마에 의해 저당 잡힌 삶을 사는 문명인들이 어리석어 보였습니다. 대화가 끝난 후 존은 무스타파에게 신세계 변두리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무스타파는 그것을 허락하죠. 그 후로 홀로 사는 존은 문명인들로부터 주목받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존은 자살하고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자살로 끝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백성현 인문숲사회적협동조합 망원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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