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환율의 급락, 코로나 봉쇄가 가져온 결과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 / 기사승인 : 2020-12-09 0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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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달러 대비 북한 원화의 암시장 환율이 최근 들어 급락했다. 경제난이 심해지면 외화가 부족해져 환율이 급등하기 마련인데 정반대 현상이다. 왜 그럴까? 한마디로 말해 북한이 대외 경제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현재 대외교역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대외교역이 없으니 돈주들이 달러를 아무리 많이 갖고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옛날 같으면 외화 사용 금지 조치가 취해지면 미리 정보를 입수한 큰손들이 외화를 확보하려고 했기 때문에 환율이 치솟았다. 하지만 지금은 큰 손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국경봉쇄로 외화 수요가 없다. 보유하고 있는 외화마저 오히려 팔아야 할 지경이다. 외화 공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환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처분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름 대외교역이나 밀무역이 이뤄지면 달러나 위안화는 그것이 가진 교환가치 때문에 강세를 띨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언제 올는지 기약할 수 없다. 


북한이 지금 취하고 있는 봉쇄조치는 유례가 없을 정도다. 코로나 감염이 두려운 나머지 모든 조치를 대외와 철저하게 차단하는 쪽에 집중시키고 있다. 그 중에는 이해가 선뜻 가지 않는 조치도 있다. 해안 지역과 함께 임진강·예성강 등 강안 지역 경계 강화 지시가 그런 것이다. 바닷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오염된 것을 우려해 고기잡이와 소금 생산마저 중단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환자 발생 여부는 전혀 보도하지 않은 채, ‘초특급 비상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노동신문(2020.11.19)은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이겠는가 아니면 견디면서 자식들을 살리겠는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 앞에 서있다”라는 기사를 쓴 바 있다. 


북한이 현재 취하고 있는 대외적 고립은 스스로 택한 것이다. 작금의 사태는 과도한 봉쇄가 빚어낸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환율하락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의 집권 후 달러 대비 북한 원화의 암시장 환율은 8000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11월 중순에는 7000원 선으로 하락했다. 북한의 환율이 70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일본의 아시아프레스도 북한 원화가 지난 10월 1달러당 8170원에서 11월에는 6500원으로 20% 가량 떨어졌고, 중국 1위안도 1225원에서 890원으로 27% 이상 하락했다고 전한다. 북한 내 원화가치가 그만큼 상승한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경제 운영 전반의 실태를 비판했다(조선중앙통신, 2020.11.30.). “당의 경제정책 집행을 위한 작전과 지휘에서 과학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무한한 헌신성과 책임성을 발휘할 것”을 강조한 것이 그것이다. 


북한 원화가치의 하락은 당국이 앞날에 대비해 외화를 확보해 두는 데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 북한 주민은 물론, 북한 내 외국인에게 외화 사용을 금지시킨 것도 외화 확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북한의 비공식 외환시장은 그동안 당국의 뜻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었다. 대규모 환전상이나 사채업자들이 북한 당국과 함께 외환시장을 좌지우지해 왔기 때문이다. 공생관계를 유지하지만 때론 치열하게 경쟁하기도 한다. 북한 원화 환율이 갑자기 하락한 때문에 거물급 환전상을 처형했다는 것은 외화 사용을 금지했음에도 밀수를 포함, 다른 비법적인 일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북한 경제는 어떻게 될까? 무엇보다 물가상승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쌀값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최근 함경북도 청진시와 양강도 장마당에서는 불과 보름 전까지도 3200원~4300원 하던 kg당 쌀값이 8000원까지 올랐다. 쌀값만 폭등한 것이 아니다. 설탕은 6000원대에서 2만7800원으로 뛰었다고 한다. 이 모두는 코로나19로 중국에서의 물자 반입이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중국 해관총서는 중국의 대북 수출이 최근 99% 감소했다고 전하고 있다. 겨울 날씨, 식량부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비롯, 중국과의 교역 단절도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코로나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악화된 여건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남한과 중국의 식량 지원마저도 거부하고 있다. 백신 지원 등 남북 보건의료 협력을 추진하려던 남한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을 안겨주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장마당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도 있다. 물자 유통이 어려워져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고 유통체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늘 궁핍한 환경에 길들여져 있는 북한 주민들이지만 당면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하면, 북한이 처한 어려움은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코로나 정국을 타개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바꿔 말하면 자립을 추구하지만 그만큼 국제사회에 크게 의존돼 있음을 반증한다.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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