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함께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즐겁다

김화정 울산청소년단 부단장 / 기사승인 : 2020-10-29 00: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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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교육

나는 미술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미술 강사로 활동했다. 사람을 좋아하는 나는 그리기 기술보다는 아이들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그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게 정서치료를 목적으로 교육을 이끌어왔다. 그림이 주는 정서 전환 효과는 성인 반에서도 볼 수 있다. 


어른 여성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일에 지쳐 스트레스를 풀러 오거나 작은 만족감을 갖기 위해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한번은 둘째를 갖고 싶은 주부가 민화를 그리며 붓 터치 한 번에 기도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그리는 것을 보고 뿌듯했다. 나이가 들어 그림을 배우면서 뒤늦게 화가로 전향하는 분들도 많고 가족들이 엄마의 작품을 보고 뿌듯해하는 모습에 힘을 내 더 열심히 하는 분들도 많다. 


평일 날 어린이 반 수업을 하다보면 매일이 올망졸망 미소로 가득하다. 작은 것에 감탄사를 외치고, 콧노래 부르면서 옆자리 아이까지 따라하고 발가락을 까닥이며 즐기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나와 같이 하는 수업을 즐기는 아이들을 보면 어느새 나는 큰 힘을 얻어 머슴보다 더 열심히 아이들의 수발을 든다. 한없이 밝은 아이들이지만 나는 학생들의 잠재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미술재료에 신경을 쓴다. 크레파스처럼 단단한 재료는 여린 마음에 강인함을 심어주고 클레이나 물감 등 부드러운 재료들은 상처입고 아픈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사인펜 등은 둔한 마음을 섬세하게 이끌어준다. 이렇게 재료만으로도 학생의 마음을 치료하고 다독이는 치료제 같아 새로운 재료를 볼 때마다 사주고 싶다, 


그림이란 단순히 점, 선, 면으로만 그리는 게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물에 대한 이해와 학생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덧입혀 표현해 낸다. 표현이란 몸짓, 표정도 있지만 그림 속에서는 색감과 음영 그리고 선의 거칠기 등 많은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종합적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그림을 들여다보면 자연스레 학생들이 표현 못하는 심리 상태를 엿보게 된다. 그럴 때면 주제를 정해 토론하면서 간접적인 생각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한다. 잘못 알고 있는 감정의 그림자를 찾아내 밝고 주체적으로 바꿀 수 있게 동기를 주기 위해서다. 


아름다운 것을 알기 위해선 많은 것을 봐야 아름다움의 존재를 알 듯 자신의 생각을 고민해 보게 하고 나이와 환경에 맞는 새로운 생각으로 변해가도록 늘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 모든 이치는 하나의 방법으로 통한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교사와 함께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까지 고민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찾아 나타내기 위해 고민한 학생들은 여러 번 반복을 통해 익숙해지다 보면 성인이 돼 또 다른 도전을 하더라도 완성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어떤 것도 도전해보려 한다. 


이렇게 미술활동은 내면을 다독여가며 짧은 시간에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낸다고 확신한다. 코로나 19로 아이들의 안전이 너무나 걱정돼 수업을 쉬고 있으면서 텅 빈 미술실을 쳐다보면 아이들의 도란도란 소리와 그들이 그려내던 예쁜 색과 선들이 눈앞에 선하다. 이 건조한 시간들이 하루 빨리 종식돼 아이들에게도 내게도 여름바다처럼 반짝거리는 행복한 시간이 돌아왔으면 하고 기대한다. 


김화정 울산청소년기자단 부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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