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시골 작은 학교 어때요?

도상열 두동초등학교 교사 / 기사승인 : 2020-10-29 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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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톺아보기

코로나19로 학교 대부분이 원격수업을 할 때 시골 작은 학교들은 등교수업을 진행했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원격수업을 진행하다가 학생 수가 적은 작은 학교들은 등교 개학을 할 수 있게 지침이 바뀌면서 대면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약 두 달간의 원격수업 체험은 대면 수업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등교 개학 이후 아이들의 학습상태를 점검하니 원격수업으로는 체계적인 학습과 점검이 부족함을 절감했다. 원격수업을 오랫동안 진행해 오고 있는 학생들의 학습결손이 우려스럽다. 


현재 울주군에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작은 학교들이 많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작은 학교의 장점을 소개해 볼까 한다.


아파트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뛰거나 큰 소리로 떠들지 못하게 단속하기 바쁘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그런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맘껏 뛰고 소리를 지르고 동네에서 아이들과 왁자지껄하게 다녀도 누구 하나 나무라는 사람이 없다. 우리 앞집에 초1, 초4 형제가 사는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여간 예쁜 게 아니다. 마을 어른들도 동네에는 아이들 소리가 나야 한다며 아이들 노는 소리를 반긴다. 시골 마을에선 어린이들의 존재 자체가 기쁨으로 받아들여진다.


영유아기를 지난 어린이들은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사회와 문화가 사람들에게 주는 것도 많지만 청소년기 이전의 어린이들은 자연과 또래들과의 놀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운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이들과 시골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갖는 감성이 다른 것은 자연과의 접촉의 차이, 특히 어린 시절에 자연과 얼마나 접촉하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 반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온갖 곤충과 동물들 이야기가 끝이 없다. 시내에선 의식적으로 학습해야 했던 것들이 시골에선 자연스럽게 학습되고 있는 것이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자연을 학습하는 것은 자연 속에 살 때만 가능하다.


울주군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들은 방과후학교도 무상으로 진행한다. 교육청과 울주군의 지원금으로 무상 방과후학교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하기만 하면 여러 개의 과목도 수강할 수 있다. 방과후학교를 마친 학생들은 학교 차량을 이용해 하교할 수 있다. 우리 마을엔 울주군의 지원으로 마을 돌봄센터가 운영되고 있어 학교 수업 후에 마을 돌봄센터에서 쉼과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한 후 방과후수업을 듣고 부모님이 퇴근하면서 함께 집으로 갈 수도 있다.


코로나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가정에서는 시골 작은 학교로 눈을 돌려 보는 것을 권한다. 시골에 부족한 것은 문화자본이다. 가능하다면 같은 또래를 키우고 있는 몇 가정이 함께 이웃으로 들어오기를 권한다. 아이들에게도 또래가 중요하지만 어른들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이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주고받는 대화, 놀이, 취미생활이 곧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문화자본이다. 울산교육청에서는 마을에서 뜻 맞는 이웃끼리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으니 잘 활용한다면 학원에 의지하는 시내보다는 인간적인 교육과 삶이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작은 학교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도상열 두동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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