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국가정원, 생태교란종 무분별한 방생으로 생태교란 우려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2-06-09 22: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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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교란종 방생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 태화강 국가정원에 생태교란생물로 지정된 중국줄무늬목거북이 떼지어 몰려다니고 있는 모습. 울산환경운동연합제공.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아저씨, 거북이를 마음대로 방생하면 안 돼요. 방금 방생하신 거북이는 환경부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됐어요.”


지난 3일 태화강 국가정원에 60대 A씨가 거북이 한 마리를 방생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자주 산책한다는 B씨는 거북이를 방생하려는 A씨에게 “이 거북이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법적으로도 방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살아있는 생명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B씨의 말을 무시하고 거북이를 그대로 방생했다. 

이날 A씨가 방생한 거북이종은 중국줄무늬목거북으로 지난 2020년 3월 환경부가 생태교란생물로 지정한 동물이다. 당시 환경부는 중국줄무늬목거북 외에도 리버쿠터,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마늘냉이 등을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해 수입 또는 사육을 금지했다. B씨는 A씨가 이날 말고도 여러 날에 걸쳐 수 십 마리의 중국줄무늬거북을 방생했다고 말했다.


중국줄무늬목거북은 수컷이 20cm, 암컷이 25cm까지 자라는데 등갑에 독특한 용골무늬와 긴 꼬리로 사육가들에 인기가 높다. 어릴 때는 등갑이 둥근 슬라이더 형태지만, 자라면서 남생이의 등갑 처럼 네모지게 변한다. 중국보다는 대만에서 수입이 많이 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식용과 약용으로 남획돼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거북류인 리버쿠터, 중국줄무늬목거북은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 생물이었던 붉은귀거북을 대체하며 그동안 국내에서 수입·애완용으로 사육돼왔다. 문제는 중국줄무늬목거북은 한국에 천적이 거의 없고 잡식성이기 때문에 강에 사는 남생이나 붕어, 미꾸라지, 심지어 황소개구리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환경부 역시 중국줄무늬목거북을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 후 주기적으로 포획작업을 하고 있지만, 법을 몰라 방생하고 있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A씨와 같이 처음에 분양 받을 때는 작고 귀여워 집에서 키우지만, 몸집이 점점 커져가면서 감당하기 어렵게 되면 근처의 강가에 무분별하게 방생하는 사례가 많다. 

 

박다현 울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요즘 태화강 국가정원교와 구 삼호교 사이에서 햇살이 좋은 날이면 물 밖으로 드러난 돌이나 강가에 걸려있는 통나무 등에 올라와 있는 거북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며 “개체 수가 많을 때는 한 곳에서 20마리정도씩 몰려 해바라기 모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방생하려던 거북이는 중국줄무늬목거북으로 현재 태화강 국가정원 내에서 그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종”이라며 “생태계교란종 거북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 토종인 남생이, 자라와 생태적 지위가 겹쳐서 먹이와 서식지경쟁을 하게 되고 특히 일부는 교잡종이 발견되기도 하면서, 토종인 남생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생태계교란종의 무분별한 방생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생태계교란종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게 적극적인 홍보와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방생하는 사람들은 애완용으로 키우다 이런저런 이유로 내다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 사람들은 자연으로 돌려보내줘야 한다고 합리적으로 얘기하지만, 그런 행동이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위법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태계교란종은 동물뿐 아니라 최근 들어 환삼덩굴, 가시박 같은 생태계교란 식물들도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며 “시민들이 태화강 환경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태화강 생태교란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자체와 울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지속적으로 생태계교란종 제거작업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편, 2020년 환경부에서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 고시한 종류는 포유류 1종(뉴트리아), 양서파충류 4종(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전종, 리버쿠터, 중국줄무늬목거북), 어류 2종 (파랑볼우럭, 큰입배스), 갑각류1종 (미국가재), 곤충류 5종 (꽃매미, 붉은불개미, 등검은말벌, 미국선녀벌레), 식물 16종(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털물참새피, 물참새피, 도깨비가지, 애기수영, 가시박, 서양금혼초, 미국쑥부쟁이, 양미역취, 가시상추, 갯줄풀, 영국갯끈풀, 환삼덩굴, 마늘냉이) 등이다. 

 

생태계 교란생물 또는 위해우려생물로 지정된 종을 불법수입하거나 방출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거나 2000만원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 태화강 국가정원에 생태교란생물로 지정된 중국줄무늬목거북이 떼지어 몰려다니고 있는 모습. 울산환경운동연합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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