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을 게 없어 터지는 게 꽃이다

김루 시인 / 기사승인 : 2021-02-17 00: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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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세상

소문만 통증의학과를 지나면 흑백다방이에요 개울을 앞에 두고 벚꽃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그녀가 주인이에요 피아노 연주를 위해 옥상에 앉아요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두드리며 그녀는 늙어가요 엄마가 되어 본 적 없는 요일을 지우며 초대장을 날려요 –김루 ‘흑백다방’ 인용

세상에는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아이 때문에 웃고 아이 때문에 우는 사람들. 그 귀한 생명을 인형 버리듯 버리는 사람을 뭐라 부를까, 요즘 뉴스를 보면 아동학대에 관한 뉴스가 자주 나온다. 아이를 버려두고 혼자 이사 가는 엄마. 아이들을 방에 가둬 놓고 일 나가는 엄마. 아파트를 장만하기 위해 편법으로 아이를 입양해 학대하는 엄마. 트렁크에 아이를 가둬 죽게 하는 엄마. 엄마 엄마,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쏟는 때가 있는데. 


어쩌다 세상은 이렇게 무섭게 변해가는 것일까. 엄마가 모든 걸 포기하면 집은 무너진다. 왜 그럴까. 왜 모든 문제는 엄마 탓이어야만 할까. 아빠는 아이를 버려도 괜찮은 걸까. 책임을 질 능력도 없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 그들을 탓하고자 하는 말은 아니다. 인간은 저마다 인격 있는 존재로 존중받기를 원한다. 사랑도 마찬가지고 자유도 마찬가지다. 그 무엇으로 환원될 수 없는 고귀한 개체로서 나도 타인도 존중받는 사회여야 한다. 아이여서, 힘없는 약자라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가끔 사람들은 그걸 잊는다. 


젊은이들이 일할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하는데. 일자리가 없다. 알바 자리도 요즘은 힘들다. 경제적으로 힘든 집의 아이들이 방치된다. 꿈을 안고 살아가기에 너무 불안한 미래여서 그럴까.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적 특성 때문일까.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현상들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집값은 널뛰듯 뛰어오르고 아이는 오늘도 어딘가에서 버려지고 죽는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불안한 사회가 됐을까. 며칠 전 어떤 청년이 한 이야기가 새삼 와닿는다. 결혼을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야 결혼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이 말인 즉 자신을 책임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말일 것이다. 꽃샘추위가 봄바람으로 술렁거릴 때 여기저기서 꽃 소식이 한창이다. 붙잡을 게 없어 터지는 열꽃. 홍매가 피어난다. 


김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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