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문화공장-사람들] 숲 프로젝트 기획자, 옥창환

구승은 인턴 / 기사승인 : 2022-06-22 0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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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프로젝트 기획자 옥창환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문화예술 쪽으로 어떤 일이든 해보고 싶어 하는 옥창환이라고 한다. 올해 36살로 청년의 막바지가 되어가고 있고, 울산에 온 지는 4년째다. 2018년 2월에 처음으로 문화 관련 일을 시작했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쇠부리축제의 운영팀장을 맡게 되면서다.


작은 기획단인 ‘사니부니’에 속해서 사람들과 함께 이런저런 일을 많이 했다. 작년까지 여러 기획 일들을 했고 덕분에 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었다. 거기 속해있는 사람들은 대금 연주자, 비보이, 밴드가 있었는데 재미있는 게 그 세 명 모두 각각 거점 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의 대표들 3명이 모여 만든 단체이기도 해서 보고 배운 게 무척 많았다.


지금은 주로 ‘플러그인’이라는 공연장을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다. 보수도 하면서 음향, 조명, 대관 문의 이런 것까지 다 맡아서 하는 매니저라고 생각하면 된다. ‘플러그인’ 공연장은 울산에 몇 개 없는 민간 공연장이고 규모도 100석까지 수용할 수 있다. 자부심도 있다.


울산에 와서 4년 동안 했던 일들을 훑어보니까 70여 개가 되더라. 직접 공연한 것, 기획한 것 다 포함해서 70여 가지더라. 지금은 주로 공간의 매니저, 그리고 ‘아카펠라 노래 숲’이라는 곳에서 테너를 맡고 있다. 이 두 가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Q. 울산에 오게 된 계기는?

36살치고는 주변 사람에 비해서 직장 생활을 여러 가지 해봤다. 그러다 보니까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이 뭘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어떤 일을 할 때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생각하면서 자리도 옮겨보고, 괜찮은 것 같았는데 별로다 싶으면 또 옮겨보고. 이런 식으로 해서 길게 일한 곳이 없는데, 마지막에 여기 정착해야겠다 싶었던 것이 막노동이었다. 목수로 집을 지었다. 급여도 꽤 많이 나와서 젊은 목수로 계속 살아도 괜찮겠다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아는 지인을 통해서 울산에서 공연장을 운영하는 사람을 알게 됐다. 어릴 때 기타를 쳐서 밴드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오랜만에 공연을 보고 문화 기획이라는 것에 참여해 보니까 너무 재밌었다. 나는 재미있지 않으면 일하는 것이 꺼려지고 어려워지더라.


직장 생활을 할 때는 로봇같이 일하는 게 강했는데, 지금은 일하면서 살아있다는 생각을 꽤 많이 한다. 스트레스는 더 많이 받을 때도 있고 하나도 안 받을 때도 있다. 완전 극과 극인데 그런 것 때문에 더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울산에 오게 됐다.

Q.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해왔던 경험들이 강점인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예술 활동을 하는 분들도 많지만, 나는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문화예술 쪽으로 발을 들여놓았으니 생각의 전환이 많이 됐다. 처음에는 인맥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온전히 나로서 갖춰지게 된 건 2년 정도 된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조금은 주춤했지만 작년부터 사람들이 나를 불러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막노동을 통한 경험인 것 같다. 막노동을 3년 정도 하면서 일의 어려움과 쉬움, 이런 걸 생각하지 않고 일단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예술만 하거나 기획만 하는 사람들이 종일 일을 붙잡고 있으면 당연히 지치지 않나. 그런데 나는 끝날 때까지 지치지 않고 계속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무대 감독이나 스텝으로 섭외를 받아서 가면 사람들이 아주 편해하더라. 그 이유는 신경 쓰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일하니까 그런 것 같다. 나는 그걸 배운 적이 없다. 이걸 꼭 해야 하나, 이것도 내 일인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무조건 내 일이겠거니 하고 일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Q. 활동하고 있는 공간 ‘플러그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지금은 이사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이사하기 전에 ‘플러그인’이라는 공간은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맥주나 와인을 마시면서 재즈 공연을 보는 그런 분위기가 강했다. 이사하고는 확실히 조명이나 음향 시스템이 훨씬 좋아져서 음악 공연도 무리 없이 가능한 곳이 됐다. 공공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민간에서 운영하는 공간 중에서는 여기만큼 크고 음향, 조명이 확실한 곳이 없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자부심이 있다. 민간 공연장 중에서는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간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플러그인’이라는 공간이 만들어진 지 6년째인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알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코로나 영향으로 더 그런 것 같다.

Q. ‘플러그인’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활용되면 좋겠는지?

이곳에서 어떤 장르든 무엇이든 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대관비가 다른 지역보다는 조금 저렴한 편이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대관비가 왜 이렇게 저렴하냐는 말을 항상 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이렇게 크고 저렴한 곳은 없으니까 당신들이 하고 싶은 걸 다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Q. 기획한 ‘숲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한다면?

일단은 아카펠라 팀 ‘노래 숲’이라는 팀에 속해있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녹색과 자연적인 걸 좋아한다. 그런데 문득 울산 자체가 공업도시이고 산업도시이고 공장이 많은 도시인데 광역이지 않나. 이런 곳에서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있을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위성지도를 켜서 봤는데, 생각보다 울산에 녹색이 많더라. ‘여기에 숲이 있고 산이 있네’라는 생각이 들어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그런데 되게 웃긴 게 위성지도를 보는데 공업도시이고 산업도시이다 보니 숲이 섬처럼 보이더라. 그래서 ‘울산 숲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런 작은 숲들에서 사람들이 가끔 신선한 공기도 마시면서 등산을 하거나 숲길을 걷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노동의 도시다 보니까 쉼에 대한 갈망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기획하게 됐다.

Q. ‘숲 프로젝트’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는지?

일단은 나를 포함해 다섯 명이서 세 군데를 생각했다. 함월산, 학성공원, 십리대숲. 여기가 중구를 기점으로 가장 찾아가기가 쉽다. 주차장도 있고 녹색이 생각보다 꽤 많이 있는 곳이더라. 가까운 곳에 이렇게 녹색 지대가 많으면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을까 했는데 실제로 정말 많이 가더라. 그리고 최소 한두 시간 안으로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인데 그 공간에서 피크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코로나가 2단계고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사진도 찍고 피크닉도 하고 우리가 이동하는 경로에 따라 포인트를 정해서 그곳에 대한 감상문을 쓰게끔 기획했다. 감상문은 수필, 에세이 형태로 쓰고, 사진 수필집을 만들어서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그 안에 이런 게 더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년 8월까지 추진하려고 했는데 태풍에 코로나까지 심해지면서 계획이 미뤄졌다.

Q. 수많은 공간 중 세 곳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일단 학성공원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위성지도로 보니까 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몇 번 왔다 갔다 해보니 역사적인 이야기가 되게 많더라. 동네 뒷동산인 줄 알았는데 안에 들어가 보니까 누구누구 기념비, 동상 같은 게 올라가는 길에 굉장히 많았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걸 보러 찾아가지는 않더라. 그래서 가보니 이렇더라, 좋더라, 이런 걸 말해주고 싶었다.


십리대숲은 시에서 백리대숲으로 만드는 걸 추진 중이라고 하더라. 십 리가 4km, 백 리는 40km를 말한다. 울주군까지 쭉 대나무 숲이 이어진다고 하는데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추진 중이라고 하더라. 지금은 국가정원 안에만 있는데 그걸 잇는다고 하니까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 사람들은 가보긴 했어도 매일매일 운동하는 사람들 아니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우리가 그 길을 직접 걸어가 보려고 하고 있다.

Q.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점은 무엇인지?

사람들한테 울산에서의 ‘쉼’을 강조하고 싶다. 울산 도시 안에서 어떻게 쉬고 있는지 알려주면, 다른 시민들이 ‘어? 나도 이렇게 쉬어 봤으면’, ‘울산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이런 걸 알게 되지 않겠나. 그런 걸 원하고 있다. 지금은 중구만 세 군데 계획하고 있지만, 남구, 동구, 북구, 울주군도 있지 않나. 더 많은 곳을 가보고 싶다. 울산 12경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고, 외부에서 여행오면 많이들 가더라. 그런데 그런 관광지 말고 도심 속에서 맑은 공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알려주고 싶다. 이걸 자료화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SNS를 활용해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하려고 한다.

Q. 앞으로 울산에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일단 울산에 계속 있을 예정이다. 무대 공연기획이나 연출 이런 쪽으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울산에서 내가 하는 공부와 관련해 일하는 사람이 없더라. 그럼 내가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Q. 울산이 문화도시가 된다면 어떤 도시가 되길 바라는지?

울산은 종합대학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광역시인데 울산대학교 학생들만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울산대학교 학생들이 모두 울산에 남는 것도 아니지 않나. 학교도 문화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학교라는 게 많다고 해서 나쁠 게 있을까 싶다. 학교를 더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뭐만 하면 불모지라고들 하지 않나. 특히 문화 불모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꼭 문화 쪽이 아니더라도 광역시라면 전체적으로 더 승격해야 하는데 자꾸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인구도 유입되기는커녕 빠져나가는 추세다. 그런 걸 막기 위해서 광역시로서 훨씬 많은 사람을 수용했으면 좋겠다. 길거리를 지나가도 바글바글한 게 광역시라고 생각하는데, 울산은 어딜 가도 한적하다. 그래서 다니기 좋다는 생각도 하지만, 나는 좀 바글바글한 지역이 됐으면 좋겠다.

Q. 문화도시 울산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지?

당장 앞을 내다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4~5년 뒤에는 내가 울산에서 무언가를 확실히 하고 있겠구나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하는 잡부 느낌이다. 남들이 옥창환은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한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래서 뭐 하는 사람인데?’라고 되묻는다. 그런데 4~5년 안에는 옥창환이라는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지 분명하게 명시됐으면 한다. 연출, 연출가, 무대 기획 이런 걸 하는 사람이라는 걸 표출하고 싶은데, 그걸 울산에서 하고 싶다. 울산에서 이 사람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문화예술 쪽으로 이바지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구승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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