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 우리의 스트레스

이채민 어린이(남산초등학교 6학년) / 기사승인 : 2022-05-18 00: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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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를 배웠다. 지나칠 과, 오히려 유, 아닐 불, 미칠 급. 마지막 미칠 급에서 ‘미치다’는 말은 영어로 ‘crazy’가 아니라 영향을 ‘끼친다’, 어딘가에 ‘도착한다’는 뜻과 같다. 한자의 어순은 영어와 같으니까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지나친 것은 오히려 미치지 못한다’ 즉, ‘지나친 것은 오히려 안 하느니 못하다’는 말이다. 이 말을 배우면서 난 내가 받는 스트레스가 과유불급이라고 생각했다.


영국의 버밍엄대학교 셀톤 박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뇌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뉴로 트로핀이라는 뇌 화학물질이 분비되면서 뇌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셀톤 박사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봤지만 나는 스트레스가 과유불급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과 몸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오타쿠’처럼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건강도 나빠진다. 몸에 힘이 빠지고, 화가 나서 마구 먹으면 비만이 되고, 아무것도 먹지 않아 영양실조가 되기도 한다. 손가락만 다쳐도 온몸이 아픈 것 같은데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이 아프면 몸까지도 아픈 것 같다.


물론 셀톤 박사가 말한 스트레스는 적당한 스트레스를 말한 것이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는 적당하지 않다. 어른들은 우리에게 이겨내야 한다고 말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어른이 되면 모두 다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참으라고 말하지만 만만의 말씀이다. 우리는 스트레스 때문에 정말 힘들지만 어른들은 이해해주지 않는다.


나와 내 쌍둥이 동생, 친구들이 가장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네 가지다. 아마 대부분 어린이가 공감하는 내용이 아닐까? 첫째, 학교 숙제와 학원 숙제를 할 시간이 언제나 부족하다. 그래서 매일매일 당일치기로 숙제를 한다. 특히 학원 숙제는 최악이다. 학원 가기 전까지 숙제를 다 못하면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너무 심하다.


둘째, 학교에서 학교 친구들과 갈등이 있을 때 스트레스가 생긴다. 나도 모르게 갈등을 주는 쪽이 될 때도 있고 다른 친구가 갈등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갈등을 점점 키우는 때가 더 많다. 그러다 보면 갈등을 해소하기가 힘들다. 대부분 갈등은 해소되지만 그때까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셋째, 학교 선생님이 우리 수준에 맞지 않은 PPT 같은 과제를 내줄 때마다 스트레스가 된다. 어떤 친구들은 PPT 숙제 때문에 PPT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다니기도 한다. 컴퓨터가 집에 없는 친구들은 PPT를 만들 방법도 없을 것이다. 예쁘고 멋진 PPT를 만들기 위해 어른들의 도움을 받는 친구도 있을 것이다. 스스로 하기 어려운 숙제를 왜 내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배우고 발표하는 내용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
넷째, 혼자서 잘 알아서 할 수 있는데 항상 엄마는 잔소리를 한다. 그럴 때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리고 하려던 것을 하기 싫어진다.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 되는 것일까? 조금만 더 나를 믿어주면 안 되는 것일까?


아동 강박증이라는 말이 있다. 어린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을 너무 많이 간섭하거나 공부에 부담을 많이 줄 때 발생한다고 한다.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1등을 해야 한다며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터넷에 찾아보니 세 가지 방법이 있었다. 첫째, 공원이나 초록색을 볼 수 있는 곳에서 산책하기. 둘째, 짧은 시간이라도 낮잠을 자며 휴식 취하기. 셋째, 마음을 가다듬는 명상을 잠깐씩이라도 해보기.


그런데, 그것을 아시나요? 지금 우리는 산책할 시간도, 낮잠 잘 시간도, 명상할 시간도 없다는 것을요?


이채민 어린이기자(남산초등학교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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