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가축 이야기

정진익 농부 / 기사승인 : 2022-06-21 00: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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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역사는 동물과 함께 진화해 왔다. 우선 가축이 농업에 활용되면서 농업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가축은 사람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는 주요한 식량원이 됐다. 20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과 같은 동물을 이용해 전투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동시에 운송수단으로서 핵심 역할을 했다.


지금도 우유, 고기, 계란처럼 가축이 제공하는 먹거리가 매일 밥상에 올라온다. 외식에서는 더 많은 재료로 쓰인다. 그런데 이런 가축은 생각보다 종류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동물은 약 2만 종, 전 세계적으로 180만 종에 이르지만 가축의 종류는 10종류 정도다. 물론 찾아내면 더 많이 있지만 주로 먹거나 1년에 한 번 정도 먹는 식재료로 한정하면 그렇다. 우선 열 가지를 나열해 보자. 소, 돼지, 닭, 오리, 말, 염소, 양, 메추리 그리고 애완용으로 개와 고양이가 있다. 합치면 열 종류다. 더 짜내보면 코끼리, 칠면조, 타조, 낙타, 당나귀, 거위, 메추리 등이 있지만 크게 보면 열 종류 정도에서 정리가 될 것 같다.


왜 생각보다 적을까? 우선 동물을 가축으로 길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질병에 강하고 스트레스에도 강하며 지역을 가리지 않고 손쉬운 먹이를 잘 먹는 동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도 이유다. 한마디로 기르기 쉬운 동물이 흔하지 않다는 말이다.


소는 온순하며 아무 풀이나 잘 먹고 여러 개의 위로 되새김질하는 반추동물이라 소화도 잘 시킨다. 돼지는 잡식성이며 뭐든 맛있게 먹기에 농가에서 나오는 부산물로도 쉽게 키울 수 있다. 닭은 조류 중에서 알을 가장 많이 낳는 특이한 종이다. 먹이도 잡식성이면서 잘 먹는다. 모성애와 수탉의 무리 보존 성질이 뛰어나고 알아서 잘 자라고 알아서 알도 잘 낳는다. 이밖의 동물들도 장점이 많지만 이 세 동물에는 미치지 못한다.


가축은 가축으로서 성질이 있다. 온순하다는 것과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는 것이다. 성질로 보면 스트레스에 강하고 온순하다. 멧돼지는 사육해 보면 공격성이 대단해 먹이를 주는 주인을 공격한다. 가둬서 키우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다. 개와 늑대는 스트레스와 주인을 따르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먹이도 개는 탄수화물을 소화할 수 있어 밥도 먹는 데 반해 늑대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축은 거의 한 조상에서 유래했다. 각 지역에서 길들여서 가축화한 것이 아니고 가축화된 가축이 전 세계로 퍼진 것이다.


가축은 우리에게 좋은 것만 주는 것이 아니다. 안 좋은 것은 질병이다. 전염병의 대부분이 다른 종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다. 지금의 코로나도 그렇지만 천연두, 홍역, 결핵, 백일해 등 치명적인 전염병들은 모두 소나 돼지 등 가축에서 서식하던 병균들의 돌연변이종에 의해 생겨났다. 홍역, 결핵, 천연두 등은 소에서 유래했고, 백일해나 인플루엔자는 돼지가 그 기원이다.


현재까지 약 250종의 인수공통전염병이 알려져 있으며 사람의 건강과 공중보건학에서 중요한 전염병은 100여 종이 된다.


이런 가축이 이제는 인간에 의해 또 한 번의 변화를 겪고 있다. 공장식 축산이라는 큰 변화다. 이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문제가 만만치가 않다. 우리 인간은 채식보다 육식을 좋아한다. 소득이 올라가면 갈수록 육식의 비중이 높아지는 이유다. 그럼 육식을 더 많이 하면 되지 않는가 의문이 들지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공장식 축산 시스템은 테스코, 세인즈버리, 아스다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 체인과 KFC, 버거킹,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체인이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아는 이 유명한 기업들은 세계 최대 육류 제조회사인 JBS의 자회사에서 고기를 구입한다. JBS는 육류 생산을 위해 쉘이나 BP와 같은 거대 석유회사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의 절반 정도를 배출하며, 아마존 산림 벌채를 부추기고 있다.


공장식 축산의 좋은 점은 저렴한 육류를 먹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안 좋은 점은 간단히 정리하면 산림 벌채와 산불을 유발하고 기후위기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내몰고 있고, 인권 침해와 토지 강탈의 원인이기도 한다. 야생동물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공장식 축산은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인 생산 방식이다.


식물로부터 얻는 열량을 100이라 한다면 식물을 가축에게 먹이고 이를 사람이 먹는 경우에는 10밖에 얻을 수 없다. 식물은 식물로 먹고 생산과정의 부산물로 동물을 키우는 것이 여러모로 가장 이상적인 축산의 모습이지만 우리의 욕망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지구 저편의 전쟁과 식량문제를 보면서 다시 한번 육식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정진익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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