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1주일에 1번 채식하면 1년에 나무 15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답니다"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6-09 20: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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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스튜디오 '기후미식회'를 운영하는 오상희 대표 인터뷰
"기후미식회는 너와 나 그리고 지구를 생각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식탁입니다"
▲ 북구 신천동에 있는 비건 스튜디오 '기후미식회' 대표 오상희 씨. ⓒ정승현 기자

 

▲ 비건 스튜디오 '기후미식회' 전경. ⓒ정승현 기자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 한다고 했는데 그 일을 몰라서 못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요. 사회적으로 채식이나 텀블러 쓰기, 자동차 안 타기, 재생 에너지 등 (환경에 도움이 되는) 문화가 자리 잡아서 그게 또 새로운 미래산업이 되지 않을까." tvN '미래수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초등학생 5학년인 박지호 학생이 한 말이다. '기후미식회' 대표인 오상희 씨는 이 방송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고 그때부터 채식을 더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아요반(아기 엄마가 요리하는 반찬 가게)에서 간간이 소고기를 사용했지만, 박지호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붉은 육류를 식재료로 사용하지 않았다. 식물 기반 음식을 제공하는 '기후미식회'라는 공간을 열게 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기후 재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후 위기 문제가 심각한데 그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축산업이었다. 채식도 맛있게 실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도심 속 작은 공간에 지속 가능한 건강한 채식 한 끼를 제공하는 비건 스튜디오 '기후 미식회'를 열었다. 북구 신천동에 있는 기후미식회에서 대표 오상희 씨를 9일 만났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2017년도부터 채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2018년부터는 아기 엄마가 요리하는 반찬 가게인 아요반을 열었다. 채식 지향 아기 반찬 수업은 전국에서 최초이다. 현재 월, 수, 금요일은 이유식과 유아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고 화, 목, 토, 일요일은 비건 교육 사업을 한다. 아요반교육원협회도 운영하고 있다. '기후미식회'라는 비건 카페 겸 스튜디오도 열어 맛있는 채식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원래는 울산에서 신세대를 위한 반찬 카페를 했었고 그게 굉장히 잘 됐었다. 하지만 그 시기에 갑상선에 문제가 생겨서 내 몸부터 치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채식에 대해 알게 됐고 그때부터 정말 깊이 있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공부하다 보니 채식 식습관이 우리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특히 동물성 재료의 이면, 진실을 알게 된 후부터는 고기에 손이 안 가더라. 이런 내용을 나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서 비건 베이킹, 요리 수업을 듣기 시작했고 아기엄마가 요리하는 반찬이라는 아요반 수업도 열게 됐다. 

 

Q. 작년에는 '기후미식회'라는 비건 카페 겸 스튜디오도 열었는데, 이 공간은 어떤 계기로 마련했나?

 

비건 요리 수업을 하다 보니 엄마, 아빠가 궁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곳(기후미식회 공간)에서 신나게 놀고 엄마, 아빠는 비건 요리를 맛보고 배우는 식으로 공간이 운영된다면 비건 문화가 확산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작은 수영장과 장난감 자동차 등 즐길 거리를 마련해둔 이유다. 하지만 이런 취지에서 벗어나 키즈 카페로만 이용되는 것 같아 다소 아쉽긴 하다. 그래도 이곳에서 채식 음식이 건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정말 맛있고, 지구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다. 비건을 주제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기후미식회라는 이름도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식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Q. 기후미식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비건 카페라고 하면 비건 지향인인 소수가 가는 곳, 비건 베이커리는 다이어터나 알레르기 환자들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우리 공간은 영유아부터 비건이든 비건이 아니든 모든 사람이 스스럼없이 다 올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자유롭고 편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동시에 이런 공간이 울산에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Q. 울산에서는 채식 교육이나 생태 급식 등 교육 분야에서 비건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울산의 교육감님이 선도적으로 채식 교육을 활발하게 이끌고 간다.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 단계라서 그런지 교사와 영양사를 대상으로 한 채식 교육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창원이나 진주의 경우 교사나 영양사를 대상으로 한 채식 관련 교육이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어릴 때 식습관이 형성되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영양학, 식문화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여전히 고기 단백질을 먹어야 힘이 나거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사실은 지나친 단백질 섭취는 성조숙증, 노화를 유발한다. 그뿐만 아니라 청소년 ADHD 증후군이나 학교 폭력, 정신 질환 등 많은 문제가 인스턴트 음식, 과도한 동물성 식품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음식만 바꿔도 많은 문제가 개선된다. 이런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중요하다. 그래야 빨리 변화할 수 있다. 

 

Q. 울산에도 조금씩 비건 카페나 식당이 생기고 있지만, 지속해서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기후미식회는 어떤가?

 

사실 수익구조를 내기 어려운 건 맞다. 여기도 그렇고. 그래서 함께하는 아요반 식구들과 수익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열심히 비건 문화를 확산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비수기인 겨울철에는 문을 닫거나 이 공간을 수업 장소로 활용한다. 지자체나 국가에서 탄소 저감하는 데 기여하는 비건 카페나 식당 등에 전기세나 월세를 감면해주거나 여러 혜택을 제공하면 비건 식당이 유지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될 것 같다. 

 

Q. 기후미식회를 운영하면서 보람차거나 뿌듯했던 순간이 있나?

 

아이를 위해서라도 채식해야겠다는 댓글이나 반응을 보면 참 뿌듯하다. 저번에는 부산에서 젊은 부부가 왔는데 그분들이 가기 전에 이런 공간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그러시더라. 그때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했다. 또 현미를 잘 먹는 아가들을 보면서 놀라는 부모들을 볼 때, 생각보다 맛있다며 싹싹 다 드시고 빈 그릇만 남길 때 기쁘다. 유니스트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외국인들도 이 멀리 북구까지 많이 찾아온다. 그때마다 이 일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오래 지켜나가야지 다짐하게 된다. 

 

Q.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주부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 채식 아동요리지도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강사를 양성하는 수업을 많이 열고 싶다. 일본의 채식 전문가와의 강연도 올해 진행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미래 세대를 생각해서라도 '난 육식파야'라는 무책임한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김이 빠진다. 작은 실천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막 돌을 던진다거나 그런 행위는 안 했으면 좋겠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비건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후 위기가 심각해 손 쓸 수 있는 시간이 겨우 7년 5개월 남았다고 한다. 우리 모두 현실을 직시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 하이브리드 차를 타고 소고기를 먹는 것보다 경차 타고 칼국수 먹는 게 훨씬 탄소배출을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아이들은 훨씬 더 적극적으로 배우고 있기 때문에 이런 걸 잘 모르는 기성세대에게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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