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앞둔 장애자녀 부모들의 절박함

박현주 울산장애인부모회 북구지회장 / 기사승인 : 2021-07-21 0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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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아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가 엊그제였는데 벌써 고2가 되어 있네요. 참 세월 빠르다는 말이 실감 나면서 졸업을 앞두고 하루하루 절박한 심정으로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갑니다. 졸업하면 어디로 가야 하나하는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초·중학교 다닐 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것처럼 신경 쓰지 않았는데 어김없이 성인이 되는 날은 다가오고 15년 전이나 다름없는 현 상황에서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얼마 전 경주 장애인시설의 문제점을 다룬 기사를 보게 됐습니다. 폭행과 방임 등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들을 장애인들이 당했다는 기사였습니다. 경주시청에서 부모들이 천막을 치며 집회를 이어가는 것을 보고 아직도 이 세상은 장애인들이 살아가기에는 정말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10년이 지난 지금도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힘듦이 같을까요? 누구에게 물어봐야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부모가 늙었을 때 자녀가 혼자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아서 우울증이 다시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부부는 늘 얘기합니다. 한 명은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일까요. 비장애인자녀를 둔 부모는 이 말을 들으면 몇십 년 지나면 세상은 좋아지고 혼자 남아도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돼 있을 거야, 걱정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이가 초등이었을 때는 믿었습니다.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더 나은 사회가 돼 있겠지 하고요.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힘들고 갈 곳은 없고 이용해먹으려고 보는 자들이 주위에 널리고 널렸고… 이 험난한 세상에 살 수 있을까요? 장애당사자가 나이가 들어서 부모가 힘들어지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더라도 안전하고 행복하게 보살펴 줄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왜 투쟁하고 목소리를 높이는지, 왜 평범한 삶을 살 수 없고 죽을 때까지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보아주지 않는지, 인간으로 태어나서 왜 대우받지 못하는지 수많은 질문을 하지만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살아서도 죽어서도 편히 눈감을 수 없는 이 사회가 정말 원망스럽지만 원망만 하면서 세상을 살기 싫으니 죽을 때까지 자녀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박현주 울산장애인부모회 북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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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울산장애인부모회 북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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