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로 젊은 사람 많이 사는 맑은 삼동을”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9 20: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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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문제해결플랫폼 공동기획
삼동면 주민들, 에너지협동조합 발기인 모집 나서
▲10월 27일 울주군 삼동면발전협의회 회의실에서 울산지역문제해결플랫폼 리빙랩 사업을 수행하는 ‘맑은 삼동 마이크로그리드 추진위원회’ 주민들이 가칭 삼동에너지협동조합 준비위원회를 설립하고 발기인 모집을 시작했다. ©이종호 기자

 

울주군 삼동면은 발전사업자가 대용량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세우면서 도시가스 배관을 깔아주는 후보 지역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가스 사업자가 도시가스 배관 설치에 들어가는 수백억 원의 비용을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 가스를 공급해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주민들 전체 의견이 모이진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삼동면에 도시가스가 연결된다면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들어서는 걸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수소연료전지발전에 쓰이는 수소가 천연가스를 개질해 만드는 그레이수소이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라고 보기 어렵고 개질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며 반대 의견도 나온다. 삼동면에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들어설지는 미지수다. 

 

울산지역문제해결플랫폼의 리빙랩(시민생활실험) 마중물 지원사업에 선정된 주민들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유치 여부와 별개로 ‘재생에너지 자립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하늘공원 조성 과정에서 주민 보상으로 전체 가구의 85% 이상이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한 삼동면은 소수력이나 바이오매스 같은 다른 재생에너지발전을 결합할 경우 영국 스코틀랜드 핀드혼 에코빌리지나 독일 흑림의 상트페터 마을처럼 마을 단위 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전력망)를 갖출 수 있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정부는 지역에너지 신산업, 마을 마이크로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융복합과 산림에너지 자립마을, 지역균형 뉴딜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리빙랩 과정에서 만난 지역경제 녹색 얼라이언스 같은 재생에너지 전문기업 협의체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울산지역문제해결플랫폼의 민관공 협업 지원으로 동서발전, 에너지공단 등과도 만났고, 앞으로 긴밀히 협력할 수 있다. 

 

주민들은 지난 10월 27일 오후 7시 울주군 삼동면발전협의회 회의실에서 가칭 삼동에너지협동조합 준비위원회를 만들고 발기인 모집을 시작했다. 에스케이, 한주 같은 에너지기업에서 근무했거나 근무하는 주민, 전직 교사, 공무원, 스마트팜과 산림복지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산주, 울주군 관광두레PD, 산림청 임업진흥원 산림일자리발전소 그루경영체에서 활동하는 주민, 농사와 태양광발전사업을 하는 주민 등이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협동조합 설립 실무는 울산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날 주민들은 집집마다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을 기반으로 하잠리 대암댐으로 연결된 도수터널에 소수력발전기를 설치하고, 대암댐 인근 수자원공사 부지에 메가와트급 태양광발전을 타진하며,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높이고, 금곡마을을 중심으로 산림청의 산림에너지 자립마을 공모 준비를 모색해보자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하잠리 대암댐 둘레길과 연꽃단지를 소수력발전시설과 연계해 재생에너지 마을 투어로 개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하늘공원 조성 과정에서 삼동면 주민들이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고 남아 있는 132억 원의 자금을 활용해 재생에너지와 생태공정관광, 스마트팜, 혁신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 등을 결합하는 마을 사업을 발굴하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주민 전체가 나누는 방안도 논의됐다. 삼동에너지협동조합 준비위는 ‘탄소중립 맑은 삼동’을 기치로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 수 있는 마을, 일자리가 있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삼동면발전협의회, 이장단과 함께 최대한 많은 주민이 발기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인터뷰> 

“소수력발전 하고 싶어 삼동으로 이사 왔어요”

허헌 맑은 삼동 마이크로그리드 추진위원장

 

▲허헌 맑은 삼동 마이크로그리드 추진위원장. ©이종호 기자

 

버려지는 에너지를 소수력발전으로

 

삼동면 재생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허헌 맑은 삼동 마이크로그리드 추진위원장을 10월 28일 만났다. 1970년대 초반 대한석유공사(유공)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허헌 위원장은 에스오일(한국이란석유) 창립 멤버로 전기계기설비 업무를 했다. 퇴직 후 전기통신 사업을 해오다 2003년부터 5년 동안 경북테크노파크에서 태양광 시스템 구축 업무를 맡아 했다. 

 

소수력발전은 직장 생활할 때부터 관심이 많아 배낭을 메고 소수력발전에 적합한 곳을 찾아 강을 답사하고 다녔다. 그러다 찾은 곳이 대암댐이었다. 2013년 삼동면으로 이사 왔다. 2015년 개인 돈 500만 원을 들여 전문업체에 용역을 주고 기초조사를 했다. 초당 5~6미터의 속도로 3~5톤의 물이 유입되고,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도수터널의 낙차는 1~1.25미터로 조사됐다. 발전량은 60~110kWh로 계산했다. 허헌 위원장은 “1969년 댐이 건설되고 나서 물금 취수장에서 계속 물이 내려왔는데 소수력발전을 하게 되면 아깝게 버려지는 에너지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며 “수자원공사 입장에서는 발전용량이 너무 적어 관심을 갖기 어렵겠지만 마을에서 주민들이 힘을 합쳐 발전을 하면 의미도 있고 사업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소수력발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다. 흐르는 물이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따로 연료가 필요 없다. 더구나 대암댐으로 오는 물은 물금 취수장에서 한 번 걸러 수로로 흐르기 때문에 운전할 때 기계 고장을 일으킬 위험이 적다. 얼마간의 토목공사를 포함하더라도 발전기 설치 공사비가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 발전기 운전도 자동화해 쉽고, 운전비용과 유지보수비용이 싸다는 것도 장점이다. 허헌 위원장은 “대암댐으로 유입되는 하루 35만~50만 톤의 물을 이용해 마을 주민들이 소수력 에너지화하면 연간 1억 원가량의 발전 수익이 생긴다”며 “여기에 ESS를 설치하면 REC 가중치가 높아져 6~7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손익분기점이 더 짧아질 수 있다”고 했다.

 

태양광과 산림에너지 자립마을

 

대암댐 초입인 삼동면 하잠리에는 수만 평의 수자원공사 부지가 있다. 지금은 울주군에서 이 부지를 임차한 뒤 보조금을 줘 축협에서 축산농가를 위한 사료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이 부지를 지역주민들이 임차해 메가와트급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면 발전 수익을 주민 전체가 공유할 수 있고, 연꽃단지, 하잠 둘레길, 소수력발전소 견학 코스로 연결하면 맑은 삼동의 재생에너지 마을 투어를 특화시킬 수 있다는 게 허헌 위원장의 설명이다. 

 

산림바이오매스를 에너지화해 독일의 바이오에너지 마을들처럼 마을 중앙난방을 하는 것도 허헌 위원장이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다. 2020년부터 시작한 산림청의 산림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 공모에 전북 완주군 화산면 4개 마을과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유동리,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수미마을이 선정됐다. 산림에너지 자립마을에 선정되면 2년 동안 44억여 원을 투입해 가스피케이션 열병합발전설비와 나무칩보일러, 열배관과 열교환기, 바이오매스 연료공급센터 등을 설치한다. 금곡마을에 있는 철도청 부지를 활용해 산림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허헌 위원장은 “주민들을 최대한 협동조합에 가입시켜서 필요성을 공유하면 충분히 추진해볼 만하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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