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전국 최고 수준의 체육도시…전국체전 성적으로만 평가하지 말아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9 20: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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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홍 울산체육회 체육진흥부장.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울산체육은 현재 엘리트체육단체와 생활체육단체의 통합 후 민선 회장 선출 등 새로운 체계가 자리 잡아가는 과도기다. 이는 대한민국 체육 전체의 모습이기도 하다.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하는 등 우리나라 체육 육성 지원 시스템을 선진형으로 변화시키려고 많은 시도를 하고 있지만 각 지역에서 혼선과 마찰,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울산시체육회는 70여 개의 종목단체 회장 선거를 마무리하면서 종목단체별로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을 함께 아우르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통합의 장을 열었다. 울산체육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울산체육을 선진형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박기홍 울산체육회 체육진흥부장을 만났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조화

이기암 울산저널 기자(이하 이)=현재 체육계의 고민거리와 울산체육의 문제점에 대해 말해 달라.


박기홍 울산체육회 체육진흥부장(이하 박)=최근 엘리트 체육계는 폐쇄적인 폭력문화로, 생활체육계는 잦은 분쟁으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계의 많은 자성과 자정 노력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고질병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체육계의 새로운 자정 시스템에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고 예전의 구태에 매달려 있는 일부 체육인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시로 개정되는 각종 규제와 규정들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문화에서 시작됐다고 보는데 종목단체를 비롯한 체육단체에 소속돼 있는 제도권 내의 선수, 지도자, 임원 등에게 지속적으로 교육해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다. 우리 체육회에서는 종목단체별 행정지도(회계, 정산, 운영 등)를 통해 개선해 나가고 있고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울산체육회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선수층이 얕아 저변 확대가 필요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경기력 향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다.
 

이=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조화를 위해서는 선순환적 연계 시스템이 필요해 보이는데?
 

박=전국체전, 소년체전,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국내외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해 공공의 스포츠시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활용하는 동호인들의 공공스포츠클럽 확대,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스포츠클럽 리그 운영 등을 통해 생활체육 저변을 확대한 후, 우리 지역의 울산광역시장배, 종목별 협회장배, 교육감배 대회 등을 통해 우수한 꿈나무 영재를 발굴해서 전문체육 선수로 육성 지원하고, 은퇴 후에는 재능기부 등을 통한 생활체육의 경기력 향상과 저변 확대를 위해 함께하는 선순환적 연계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각종 체육단체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으로 공공스포츠클럽을 들 수 있는데, 정부에서는 전국 228개 시군구 지자체에 한 개씩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현재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우리 시에는 2개의 종합형 공공스포츠클럽과 1개의 종목형(조정종목) 공공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고 추가로 한 종목형을 심사 중이다.

울산교육청 학교 공공스포츠클럽

이=교육청이 지원해 운영하는 학교 공공스포츠클럽도 있다고 들었다.
 

박=대한체육회와는 별도로 울산시교육청이 지원해 운영하는 학교 공공스포츠클럽이 있다. 학교에서 운영하던 ‘운동부’ 제도가 없어지고 축구(U-12, U-15, U-18) 6개 클럽, 야구(U-12, U-15, U-18) 3개 클럽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운영되고 있다. 학부모대표, 종목단체, 시체육회, 교육청, 변호사 등이 참여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고 공동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타 시도의 모범이 돼 벤치마킹의 대상이기도 하다. 사실, 체육계에는 산적해 있는 과제들이 많지만 그중 체육계의 새로운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과거 승부조작, 금품수수, 입시비리, 폭력, 성폭력 등 체육계의 어두운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변화해 가는 시스템이나 제도에 많은 체육인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적응해 가야 더 많은 시민과 국민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전국체전 성적은 하위권이지만
체육 인프라는 전국 최고 수준


이=울산은 매년 전국체전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데 나아질 방법은 뭔가?
 

박=울산은 타 시도에 비해 인구 수나 학교 수, 학생 수를 비롯해 인적 자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제주나 세종시는 당연히 인적 인프라가 부족해 우리 시보다 하위권에 머물 수밖에 없다. 참고로 울산시는 전국체전에 세부 종목 참가율이 50% 수준이다. 다시 말하면 육상이나 수영, 체조 등 기초종목에도 육성 팀이 적다 보니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 합쳐서 반 정도만 참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서울, 경기는 100%도 모자라 지역 내에서 경쟁해 선발전을 거쳐 출전하고 있는 실정인데,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중국을 메달 수로 이기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울산은 대학이 2개 밖에 없는 실정이며 이는 연계육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울산시에서 크고 자란 우수한 꿈나무 선수 인재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타 시도로 유출되는 실정이다.
 

이=울산시에 실업팀은 얼마나 되나?
 

박=울산시에는 시청을 비롯한 체육회, 구군 지차체, 그리고 기업체 실업팀을 포함해 총 19개 종목 20개 팀의 실업팀이 운영되고 있다. 앞서 말한 우수 선수들 중에는 시에서 창단해 운영하는 실업팀에 스카웃돼 기량을 키우고 있는 선수도 많다. 하지만 이 또한 타 시도에 비해 적은 편이어서 한계가 있다.
 

전국체전은 그 대회만의 채점방식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는 것이라, 그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한정된 예산 등 많은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우리 울산체육의 수준이 전국 하위권이라 말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는 없다. 단위 도시로 보면 체육시설의 환경, 이용률, 접근 용이성, 동호인 활동 등 79개 종목이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을 아울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체육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교통체증과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수도권보다 인근 거리에 손쉽게 체육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우리 울산은 당연히 전국 최고 수준의 체육도시라 할 것이다. 

 

특히 따뜻한 겨울 날씨는 전지훈련 장소로 각광받고 겨울철 타 시도 팀의 베이스켐프 역할도 톡톡히 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굳이 전국체전 성적으로 우리 울산체육의 수준을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참고로 우리 시에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비롯해 적은 팀 수에 비해 많은 국가대표선수가 있다.

생활체육, 엘리트체육 나누는
이분법 사고 방식 무너트려야


이=최근 생활체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울산이 체육 건강도시로 자리매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박=체육은 우리 사회 결합체 속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건강은 그중 한 부분이다. 스포츠는 이제 우리 일상생활에 자리 잡고 있는 문화다. 특히 그중 체육시설, 스포츠의류, 종목별 다양한 스포츠 장비와 용품, 국내외 대규모 스포츠대회 등에서 이뤄지는 소비는 우리 사회 경제의 한 축이라 말할 수 있다. 청소년기, 성장 시기의 학생들에게는 팀원과 함께하고 규칙을 지켜야 하는 사회성을 길러주는 사회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스포츠는 보고 즐기는 문화적 역할, 유아기 발육발달 시기부터 노년기까지의 건강을 유지하는 의학적 역할, 올림픽 공동입장이나 평창올림픽 같은 우리나라 평화 정착의 물꼬를 트는 정치적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는 건강하다는 것이 단순히 질병이 없는 신체적 건강 상태가 아닌 스트레스가 없는 정신적·심리적 안정 상태, 그리고 사회적·경제적 안정 상태 등 복합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건전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스포츠 활동은 우리 사회를 건전하고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우리 체육회에서는 30여 개의 각종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전국체전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스포츠 인프라를 개선해 가고 있다. 더욱 많은 프로그램과 생활체육 사업으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체육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그간 체육은 이분화돼 갈라져 있었다. 어찌 보면 물리적 통합은 이뤘으나 화학적 통합은 장기적으로 보면 이제 막 출발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생활체육, 엘리트체육으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을 무너트리는 것이 체육인의 한사람으로서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반적 체육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 용어부터 새롭게 바꿔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 건강을 위한 체육활동은 그냥 ‘건강체육’으로, 경쟁과 경기를 통한 스포츠는 그 수준에 따라 ‘1부, 2부, 3부’ 등 이렇게 나누면 어떨까 생각한다. 전국의 각종 대회도 수준별로 통합해 운영하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영국은 축구가 25부까지 있다. 우리나라 축구는 현재 7부로 나눠 승강제를 도입해 운영되고 있다. 어디까지가 생활체육이고 어디까지가 엘리트체육인가를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체육은 그냥 하나의 체육이다. 기본적으로는 전문 직업으로 하는 프로와 직업 생계와는 별개로 순수하게 스포츠를 즐기는 아마추어로 나누면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많은 변화 속에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계에서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우리 울산도 중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새롭게 변화해 가고 있다. 물론 시행착오도 겪겠지만 새롭게 한발 한발 나아갈 것이다. 우리 체육회는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체육’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와 교육청 그리고 각 종목단체와의 유기적인 협조로 시민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쪼록 많은 시민이 체육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면 더 없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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