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울산-울산365경] 인공적 뷔페, 큰 규모 촬영은 어려워도 활용도가 높다-울산테마식물수목원

이민정 시민 / 기사승인 : 2022-05-24 0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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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동부동(쇠평길)에 자리한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은 1987년에 첫 삽을 뜬 뒤 2004년에 개원했다. 5만 제곱미터 이상(약 1만5500평) 면적에 1500여 종의 식물들이 관리되고 있다. 수목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세 개의 갈림길이 나온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수목원으로 향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주전봉수대다. 두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남목3동의 주천천(川)을 따라 쇠평어린이공원에 이어 주전어린이공원이 있고, 마지막 수목원 입구 쪽에서 왼쪽으로 난 길로 들어가면 쇠평파크골프장이 있다.


수목원 진입로 앞에는 작은 로터리가 있다. 울산에 온 뒤로 크고 작은 로터리들이 참 많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유난히 많은 것 같다. 누군가 로터리는 후진형이라고 했다. 공업탑로터리는 한때 교통사고율이 전국 최고였던 때가 있었다는데 신호등을 설치한 후로 많이 줄었다고 들었다. 어쨌든 로터리에 익숙해져서인지 종종 로터리가 합리적이란 생각이 든다. 신호등을 잘 지키고 깜박이로 좌우 표시만 잘해주면 교통체증 없이 진출입로로 쉽게 나들 수 있다.

 

▲ 동물의 정원 파충류전시관의 거북이 대가리. ©이민정 시민기자

 

▲ 수목원 입구. ©이민정 시민기자

 

▲ 수목원 내 오솔길. ©이민정 시민기자

 

▲ 수목원 내 등나무쉼터 앞 암각화폭포원.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모형이 있다. ©이민정 시민기자

 

▲ 수목원 내 잔디광장. 겨울에는 눈썰매장으로 활용한다. ©이민정 시민기자

 

▲ 수목원 내 갤러리. ©이민정 시민기자

들어가서 왼편에 매표소가 있고 매표소 맞은편에 전시온실, 체험학습장, 갤러리와 하늘전망대 건물이 있다. 오른편에 본격적으로 수목원이 시작되고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해야 입장할 수 있다. 수목원 가장 안쪽에 있는 파충류체험장도 들어갈 때 입장권을 확인하는 것으로 안내돼 있지만 촬영 당일 입장권을 확인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성인은 개인 방문인 경우 7000원, 단체 5000원이고 어린이와 청소년은 개인 5000원, 단체 4000원이다. 울산저널에서 나왔는데 혹시 할인 조건이 있겠냐고 물으니 없다고 해서 성인 개인으로 결제하려 할 때 김희정 작가가 살짝 떼를 썼다. 어린이 단체 비용으로 입장권을 구입했다.
아치형 입구로 들어서면 유실수원 오른쪽으로 로즈마리길이 시작된다.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기 전이었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꽤 많았다. 다양한 식물들이 대체로 잘 관리되고 있다.


입구를 마주 보고 수목원 가장 왼쪽이 잔디광장이다. 그 오른쪽에 꽃나무들이 있고, 가운데쯤 키 작은 나무들이 있다. 가장 오른쪽에 단풍원이 있는데, 수목원 왼쪽이 봄이라면 오른쪽은 가을쯤 되지 싶다. 실제로 단풍원은 봄에도 붉은 단풍이 물든다.


입구에서 가장 먼 곳에 등나무쉼터와 함께 암각화 폭포원이 있다.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모형 바위가 있다. 당일 함께 촬영을 나가지 못한 손방수 작가는 며칠 뒤 수목원으로 촬영을 갔는데, 반구대에 사는 손 작가가 암각화는 반구대 빼고 울산 전역에 있다며 크게 웃었다. 폭포원 바로 옆에 등나무쉼터가 위치한다. 꽤 넓은 잔디밭이 있고 이런저런 조형물들이 설치됐다. 등나무는 마요네즈를 동그랗게 짜나가면 윗부분이 뭉개져 흘러내리듯 꼬이고 꼬인 굵은 몸이 옆으로 흘러내린 채 위로 자라는 중이다. 기괴하면서도 경이롭다.

 

▲ 수목원 진입로. ©성경식

 

▲ 수목원 진입로. 오른쪽은 봉수산으로 연결되는 도로다. ©성경식

 

▲ 수목원 입구. ©성경식

 

▲ 하늘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수목원 전경 너머로 주전 바다가 보인다. ©성경식

체험학습장 바로 뒤편이 암석원이다. 50미터쯤 직선으로 암석이 층층이 늘어서 있다. 그냥 돌담이려니 하고 일하는 아저씨에게 암석원이 어디냐 물으니 바로 이곳이란다. 이 커다란 돌을 어떻게 구했으며 어떻게 쌓았는지 뭐라고 얘기를 했는데 잘 들리지 않았다. 매표소에서 받은 지도에 동그라미를 치며 이동하다 마지막으로 갤러리와 하늘전망대가 남았기에 하늘전망대 위치를 물으니 방향을 알려주며 올라가면 수목원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고 꼭 올라가 보란다. 직원 교육을 참 잘 시킨다 싶었다. 전망대로 향할 즈음 그 아저씨가 이곳 수목원 대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통 수목원 촬영이 있으면 청량리 홍릉수목원을 주로 간다. 정식 명칭은 홍릉숲이다. 근처에 시사실이 있었는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곳 시사실을 주로 썼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뀐 지 오래에다 요즘엔 장비들이 워낙 좋아져서 굳이 시사실을 가지 않아도 되고, 꽤 오래전에 그 시사실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지방정부 시대가 열리면서 각 지자체는 도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관광상품과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위해 다양한 숲길을 조성했다. 울산도 영남알프스라든가 십리대밭, 태화강국가정원 등을 관광상품화했다. 그래서 이젠 홍릉숲보다 더 다양한 장소들을 촬영장소로 선택한다.


여기저기 이벤트 공간들이 많다. 등나무쉼터 앞마당은 스몰웨딩 장소로 활용돼왔고, 암각화폭포원은 여름에 물놀이 장소로도 쓰는 모양이다. 여기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는 잔디광장이다. 길게 경사진 곳에 연둣빛 잔디가 융단처럼 깔린 이곳은 다양한 앵글에 좋아 보였다. 겨울에 눈썰매장으로 활용된다. 등나무쉼터 앞마당과 잔디광장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많아서 결혼식뿐만 아니라 야외음악회나 각종 대회, 야외전시장, 회합 장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수목원 곳곳에도 촬영하기에 충분한 널찍한 장소들이 제법 있지만 대체로 오솔길 정도의 느낌이다.

 

▲ 동물원의 양 두 마리. ©손방수

 

▲ 수목장(樹木葬) ©손방수

 

▲ 온몸을 비틀며 자라는 나무. ©손방수

입구의 휴게실 건물에 있는 갤러리는 8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시, 회의 등으로 쓸 수 있고, 옥상 하늘전망대도 야외 파티, 이벤트가 가능하다. 하늘전망대에서 360도로 회전하며 내려다보는 수목원 전경과 주위 풍광은 제법 그럴싸하다. 전시온실 내부에 카페 꼬두라미가 있는데 이곳도 다양한 회합이나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카페 꼬두라미는 인공적이긴 해도 자연친화적이고 독특한 연출이 가능하다.


등나무쉼터 오른쪽으로 한반도 테마정원이 있다. 한반도 모양으로 만든 토지 둘레로 수생식물이 자라는 수생식물원이 있고 여러 조형물이 있지만 이는 공중촬영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눈높이로 봤을 때 우리나라 지도 모양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 뒤편으로 파충류체험장과 온실이 있다. 동물권 등의 이유인지 코로나19 시국 여파 때문인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빈 곳이 많았다. 유리로 된 작은 공간에 갇혀 있는 뱀 눈동자는 측은해 보였고, 몇몇 희귀동물들이 있긴 했는데 스트레스를 받은 듯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벅벅 긁거나 마구 움직여대기 시작했다. 악어도 유리를 사이에 두고 있으니 무섭다기보다 불쌍했다. 청거북 떼가 작은 돌 위에 여러 마리 몰려 유리 밖을 보는 모습은 재미있었다. 거북이 대가리를 망원렌즈로 당겨 찍고 보니 각질이 일어난 모양새와 어리숙한 모습이 영락없이 둔한 토끼전의 자라다.


동구 쪽으로 촬영지를 지정하는 회의에서 수목원 같은 곳이 없냐 물었을 때 김교학 작가가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이라는 곳이 있다고 소개했다.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 내심 기대했는데 한 바퀴 돌다 보니 생각보다 작다. 전체 면적이야 널찍하지만 이것저것 다양한 것을 많이 넣어놔서 주로 촬영하던 홍릉숲의 잘 가꾸어진 자연미가 아닌 크고 작은 공원들의 합체형 같은 인공미가 넘친다. 홍릉숲이 단체는 물론 개인의 쉬어가는 공간이라면 울산수목원은 단체손님에게 다양한 정보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관광지 같다. 특화된 요리집이라기보다 뷔페에 가깝다고 할까.

 

▲ 봄을 한껏 즐기는 꽃. ©김희정

 

▲ 하늘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수목원 전경. ©김희정

다양한 장소가 있어서 촬영에 활용할 여지가 크다. 오솔길로, 정원으로, 휴양지로, 야외결혼식장으로, 전시장으로. 주변에 숲들이 조성돼 있고 인근의 어린이공원과 마골산 등의 산, 저수지 등을 연결한다면 촬영지로 가치가 높은 곳이다. 시나 구에서 직접지원이든 간접지원이든, 인근의 관광지를 엮어 이곳을 관광상품이나 촬영장소 등으로 개발할 여지가 있다.


이민정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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