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면서 하고 싶은 게 많아졌어요”

조강래, 구승은 인턴 / 기사승인 : 2021-09-01 00: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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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포럼

더 나은 도시를 위한 상상-지구편

이번 “더 나은 도시를 위한 상상-지구편”은 사람과 지구편에서 만난 G9지 유지연, 김동희, 땡땡마을 새활용교사로 만난 노진경, 자원순환가게 착해가지구를 담당하고 있는 UBC 조민조 PD와 함께 진행했으며, 지구를 위한 활동 소개와 여러 가지 환경 의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 지난 19일 울주군 상북면 궁근정리에서 G9지 유지연, 김동희, 땡땡마을 새활용교사 노진경, UBC 자원순환가게 착해가지구 PD 조민조가 만났다. ©조강래 인턴기자


Q. 어떤 마음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유지연=정말 특별할 건 없고, 환경의 심각성이 보였던 것 같다. 공부하면서 심각성을 더 많이 느끼게 됐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고 해서 쓰레기 줍는 일을 하게 됐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또 꾸준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매주 토요일 아침 10시에 모여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5명이 시작했는데, 알음알음 늘어나서 지금은 다 모이면 20명이 되기도 한다. 우리 지구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 시작한 것 같다. 우리가 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다 보니까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돼서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김동희=처음에 아이들이 ‘지지지’에서 환경 활동을 먼저 했다. 아이들이 활동하면서 너무 좋은 걸 배우고 있더라. 그런 게 너무 좋아서 G9지 활동에 합류하게 됐다. 함께 활동하다 보니 아는 만큼 보이더라. 예전에는 길에 있는 쓰레기를 보면 그냥 더럽다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버려진 쓰레기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나랑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좋고 뿌듯하다.


노진경=울산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에서 새활용 교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과 ‘조삼모사’를 하고 있다. 무슨 말이냐면, 아이들은 딱딱하거나 괴로운 이야기는 듣고 싶어 하지 않더라. 아이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가슴으로 느꼈으면 좋겠는데, 그런 이야기를 전하려다 보니 딱딱하고 괴로운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조삼모사를 하게 됐다. 두 시간 동안 수업하는데, 첫 번째 한 시간은 거북이 뱃속에 비닐봉지가 있다든지 이런 괴로운 이야기를 하고, 그 뒤에 한 시간은 자유롭게 쓰레기를 갖고 만들기를 하고 있다. 새활용교사를 하게 된 계기는 원래 토목을 전공했었데, 그때 원전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는 경험을 했다. 계속 가다가는 안 되겠다는 걸 느꼈다. 토목과 관련된 일은 못 하겠고, 자연드림에서 근무하다가 여기도 대안은 아니구나 싶어 정리하고,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산을 좋아해서 그냥 미친 듯이 산을 다녔다. 그러다가 만난 인연 덕에 농사도 잘 모르고 숲도 잘 모르면서 소호에서 숲 체험을 진행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지금은 울산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에서 새활용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Q. 최근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노진경=저는 땡땡마을에서 새활용교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계속 잘 모르겠다. 비닐을 사용하는 게 일상화된 것이 별로 안 됐더라. 100년도 안 됐더라. 가볍고 안 찢어지고 사용하고 버려도 되는 것이니 쓰고 버려라. 쓰레기에서 해방되라며 광고했다고 한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들 쓰레기 문제를 느끼고 있는데 그걸 인정하고 자원순환을 하려고 하잖나. 폴리 소재로 된 옷들을 세탁기에 돌리면 미세 플라스틱이 나온다. 대체재로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옷이 나왔지만 그 옷은 빨리 상한다. 그만큼 더 많이 마모된다는 거고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문제의식을 계속 느끼면서 활동하고 있다.

 

조민조=ubc 울산 방송으로 착해가지구 자원순환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샵 운영을 작년에 했었다. 작년 시즌1을 하면서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줬다. 기후위기와 관련된 포럼이 있다고 해 서울에 간 적이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활동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자원순환가게 실제 진행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울산에서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시즌2로 자원순환가게를 하게 됐다. 성남시에서는 행정과 시민들이 협력해 자원순환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서 벤치마킹하러 갔다. 담당하는 분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하더라. 수월하게 굴러 가는 것 같지만 조밀조밀하게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많다고 해 겁을 먹었다. 하지만 운영진으로 참여하는 시민들 덕분에 자원순환가게가 재밌게 운영되고 있다.

 

김동희=착해가지구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솔직히 몸은 고달프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깨끗하게 씻어서 자원순환가게로 찾아오는 걸 보면 뿌듯할 때가 많다. 우리보다 더 깨끗하게 해 오는 걸 보고 칭찬도 많이 해드린다. PS, PP가 뭔지도 몰랐는데 함께 알게 되고, 재활용을 얼마나 더 할 수 있는지 꼼꼼히 살피게 되니까 우리에게도 영향력이 큰 것 같다. 북구에서 ‘우리 세금 우리가 결정하기’를 통해서 주민 요구안을 받고 있는데, 기후위기와 관련된 걸 우리가 맡게 됐다. 우리가 사는 북구에서는 자원순환가게가 멀리 있지 않나. 우리 동네에도 생겼으면 좋겠다, 아이스박스 수거하는 곳도 많이 생기면 좋겠다, 이런 요구사항이 있는데, 그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서 참여하고 있다.


유지연=민과 관이 협동해야 지속성이 생긴다고 하더라. 예산을 보면 쓸데없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예산을 주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주민들이 정책을 제안하는 거다. 울산 북구 3000명의 주민이 보낸 10가지 요구안 중에는 환경뿐만 아니라 돌봄서비스, 교통, 일자리 등이 있는데, 거기서 또 5가지를 뽑았다. 우리가 환경 관련 브리핑을 하게 됐다. 기후위기는 우리뿐만 아니라 다들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니 5가지 안에 포함됐다.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북구 주민에게 알리려고 한다. 북구 주민 3만 명 투표 참여를 목표로 내년 선거에 제안하려고 한다. 이만큼 많은 주민이 이런 요구를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힘이 실려서 정책적으로 받아질 수 있지 않겠나. 자원순환가게 추가 설립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구청 내 기후위기전담특별관을 요구하려고 한다. 담당자가 매년 바뀌다 보니까 체계를 잡기가 힘들더라. 그래서 기후위기전담특별관을 둬서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인식 변화를 위한 주민 교육 등을 해달라고 요구하려고 한다. 그게 통과되면 더 적극적으로 관철되지 않을까 싶다.

 

조민조=자원순환가게가 지역에 안착되려면 민과 관이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성남시 경우에도 환경운동연합에서 자원순환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자체와 함께 협력해서 운영하고 있다. 책임감 있고 의지가 있는 사람을 넣어달라고 요청해 전담 공무원이 생겼고 수월하게 자원순환가게를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고 한다. 자원순환과에서 행정적인 것을 뒷받침해주고 성남환경운동연합이 주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안착되고 확대될 수 있는 이유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환경활동가에 관련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도 시작할 때 4회에 걸쳐 교육하고 자원순환가게를 운영했다. 교육과 관련해 울산 동구에 그린라이트 활동가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 동네에서 환경을 위한 활동을 공유하고 실천해보는 활동으로 은퇴자와 지역주민 20명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양성과정을 밟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교육만 받고 끝나는 거 아닌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교육받고 활동할 것들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Q. 내가 기대했던 것들이 잘 드러나고 확인되는 순간, 또는 너무 드러나지 않아서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는지?


유지연=처음에는 그저 우리끼리만 하던 활동이었는데, 한두 명씩 모여 규모가 커져서 의도치 않게 뭔가가 만들어졌다. 그때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 여러 사람이 지구를 걱정하고 있구나, 이런 걸 느꼈다. 그럴 때마다 더 해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착해가지구 활동을 하면서 처음에는 이게 될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인식의 변화가 생기더라. 젊은 세대에게 유행처럼 번지는 걸 봤다. 처음에는 환경까지도 유행된다는 게 걱정됐는데, 지금은 그렇게라도 인식 전환이 된다면 좋다고 생각한다.


김동희=요즘 환경활동을 하면서 참 좋은 게, 함께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 함께 할까요?”라고 했을 때 함께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덕분에 더 용기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조민조=한 달에 한 번씩 바다에 모여 플로깅을 한다. 주최한 단체뿐만 아니라 마음을 같이하고 싶은 다양한 사람, 단체들이 합류해 같이 모여 활동했던 게 의미가 있던 것 같다. 합류에 합류… 다른 팀들이 함께 와서 같은 마음을 확인한 순간이 마음에 남아있다. 꼭 어떤 특정 단체가 아니어도 개인, 가정, 학교, 점점으로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할 수 있겠구나하고 느낄 수 있었다. 동원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노진경=땡땡마을에서 자원순환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자원순환가게를 하는 것이 참으로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땡땡마을 자원순환가게를 쉬고 있다. 아이들이 못하겠다고 하더라. 마음에 동하지 않는 행위는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 이거 되게 위험하구나 생각했다. 그냥 행위만 이끌면 부작용이 생기구나. 어른들이 하고 싶어서 이거 좋으니 하라고 하는 거 지속가능하지 않구나. 하고 싶은 놈이 움직여야 하는구나. 오히려 따라온 사람이 마음을 닫아 버리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Q. 환경 활동을 통해서 어떤 울산을 만들고 싶은지?


유지연=우리가 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까 말한 그 정책을 꼭 실행시키고 싶다. 그 정책이 실현되면 다른 구에서도 자극받지 않을까. 착해가지구는 10월까지만 운영된다. 많이들 아쉬워하고 있는데, 구·군마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제대로 된 분리배출 교육을 꼭 해주면 좋겠다. 우리는 계속해서 지금처럼 활동해나갈 테니,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해 주길 바란다.


김동희=나 혼자서는 힘이 없지만, G9지라는 단체를 만나면서 용기가 생겼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모이는 게, 한마음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함께할 사람들이 있다는 게 앞으로 내가 용기 내게 해주는 것 같다. 함께하면서 하고 싶은 게 많아졌다. 전에는 쓰레기통이 있든 없든 상관이 없었는데, 이제는 용기를 내서 쓰레기통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혼자였으면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는 함께 요구하면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노진경=인간이 살려면 어디까지 필요한가. 어디까지가 생존이고. 어디까지가 오만이고 방종일까. 그 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근본이지 않을까. 그걸 하면 어느 선을 우리가 지켜야 하고 이건 욕망이고 이건 생존이다를 구분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지금 너무 욕망으로 가버렸으니까. 그 과정에서 각자가 어떻게 살아야지 하고 가슴이 동하면 행위는 가슴이 동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이 위기를 함께 잘 통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일단 개개인이 정신 차리는 울산이 돼야 하는데. 일단 내가 정신 차리고 내 주변 조금 더 퍼져나가고 또 조금 더 퍼져나가다 보면 공멸하지 않고 공생하는 울산이 되지 않을까. 조민조=환경활동도 강제한다고 해서 될 것은 아니더라. 교육한다고 해도 듣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런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이야기더라. 환경 지키면 찌질하다고 하는데 찌질하지 않게 하는 문화가 중요한 것 같다. 환경에 대한 요구나 실천들이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조강래, 구승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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