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박물관에서 만나는 문수산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1-08-31 00: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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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고 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오랜 시간 위축되고 중단됐던 전시, 교육 행사 등이 여러 제약이 있지만 다시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코로나를 핑계로 거의 개점 휴업 상태에 있”다는 오해도 받았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돼 왔다. 


지난 5월 25일 울산대곡박물관에서 2021년 제1차 특별전으로 <문수기행–울산 문수산에 깃든 염원>을 시작했다. 울산사람들에게 문수산은 친근한 산이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올라갔거나 최소한 가보자는 약속은 해 봤을 것이고,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문수산을 다녀온 사람에게 ‘깔딱고개’와 ‘파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 친근한 산이 울산의 지역사 뿐만 아니라 신라의 불교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 또한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산을 오르며’로 시작하는 이번 특별전에서 눈에 띄는 점은 간략한 네임카드다. 이전의 전시에서 보였던 빽빽한 설명이 아닌 딱 필요한 설명만 돼 있는 네임카드는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처음 박물관에 가서 전시를 보면 의욕적으로 그 네임카드를 다 읽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얼마 가지 않아 지쳐 버린다. 특히 규모가 있는 박물관, 전시의 경우 중간도 못 가서 지쳐 버리거나 나가자고 떼쓰는 모습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그 때문인지 최근에는 많은 특별전시에서 유물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하고 있다. 네임카드로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던 시기는 지나고 있는 모양이다. 요즘 전시에서는 딱 필요한 것만 보여주고 전시관에 배치돼 있는 해설사를 통해 추가적인 설명을 듣거나 거기에서도 부족한 부분은 박물관 교육과 특강을 통해서 보완한다. 


전시실 내부에는 문수산의 사찰, 풍경 등을 촬영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는데 ‘문수기행’이라는 제목에 걸맞았다. 영상과 음악이 잘 어울려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앉아서 계속 보고 싶을 만큼 여운도 남았다. 전시 자체도 좋았지만 영상이 문수산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박물관이나 그와 관련된 곳에서 일하다 보면 “결국은 돈”, “결국은 규모” 같은 말을 듣게 되는데 아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맞다고 할 수도 없다. 울산대곡박물관은 규모가 작은 박물관이다. 하지만 이번 특별전시를 보면서 전시가 담고 있는 내용과 의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보여주는지가 중요하지 규모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산을 내려’왔다.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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