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 발굴 50년, 앞으로를 위한 자기반성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1-12-13 00: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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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

충청남도 공주에 있는 무령왕릉이 발굴된 지 50년이 되었다. 백제사 연구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연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무령왕릉은 그 의미나 상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더라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아마도 천마총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무덤이 아닐까.


이렇게 유명한 무덤인 무령왕릉 전시는 그 의미가 큰 만큼 당시에 출토된 유물 5232점 전체가 공개됐다. 압도적인 숫자로 알 수 있듯이 규모가 워낙 커서 특별전시실뿐만 아니라 상설전시실에도 왕, 왕비가 착용했던 국보들이 새롭게 전시됐다. 


전시는 발굴됐던 당시의 배치를 재현해 왕릉 내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수많은 유물을 보면서 재료의 화려함과 공예 기술에 감탄했고, 각각이 갖고 있는 의미를 보면서 그동안 잘 몰랐던 백제, 고대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또 역사를 공부하면서 스스로는 고대사 부분을 전체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관점이나 생각이 신라사에 치우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무튼 그렇게 넓은 전시관, 많은 유물을 보았는데 그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1971년 당시 무령왕릉 발굴과 관련된 반성이었다. 무령왕릉 발굴은 한국에서 이뤄진 발굴 중에서 흑역사라 할 만큼 졸속 발굴이었다. 7월 7일부터 9일까지 단 3일 동안 이뤄진 발굴현장 주변에는 기자, 학자, 주민들이 모여들었고 현장 통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기자들은 유물 사진을 찍기 위해 왕릉 내부로 밀고 들어오며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발굴이 이뤄졌을 리가 없다. 오히려 그 정도로 끝난 것이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아수라장이었다. 요즘도 인터넷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당시 무령왕릉에서 일어난 최악의 발굴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보통 50주년이나 무언가를 기념하는 자리에서는 비록 흑역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밝히고 넘어가는 경우는 잘 없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 대개는 과오를 드러내지 않거나 축소, 은폐하고, 작은 업적이나 업적이라 하기에 모호한 것들을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자화자찬하는 경우만 봤기 때문에 이번 특별전에서의 자기반성은 여러모로 감동이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무령왕릉 발굴 50년>이다. 부제는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며’다. 나도 전시를 보기 전까지는 “무령왕릉으로 이제 더 할 게 있나?” 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여러 연구와 협업과제 등을 보며 무령왕릉이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령왕릉은 과거를 돌아보고 지금까지의 시간을 기념하며 앞으로를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는 것도 좋지만 부족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거기에 대해 반성할 수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런 과정 없이 누가 봐도 부족한 것을 ‘나는 잘했어’, ‘나는 역시 대단해’하는 태도로 일관하며 외면해버린다면 발전은 고사하고 퇴보해버릴 것이다. 진부하게 느껴지겠지만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기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를 거울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 말이다. 


2021년도 어느새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기에 이보다 좋은 때가 있을까. 아쉬웠던 점은 직시하고 반성하며, 이뤄낸 성과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더 발전시켜 간다면 다가오는 2022년에는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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