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주기, 이번에는 반드시 진상규명 이뤄져야”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9 19: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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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정 울산4.16기억행동 상임대표, 배성희 라화실 작가대표. (왼쪽부터) ⓒ이기암 기자

 

▲ 울산에서 세월호 대책위가 3년간 활동 후 해산했는데 이후 ‘노란 리본 울산모임’이 결성돼 매주 노란 리본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은정 울산4.16 기억행동 상임공동대표 제공.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해 10월 세월호 참사의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을 순회 중인 유가족들이 울산을 찾았다. 이날 단원고 한은지 학생 아버지 한흥덕 씨와 정예진 학생 어머니 박유신 씨 등은 울산시청 앞에서 울산의 시민사회단체 회원, 노동계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의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7주기까지 진상을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아직까지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세월호 참사 구조 방기와 세월호 침몰 원인을 온전히 규명하기 위해 청와대, 국정원, 군을 비롯한 세월호 참사 관련 국가권력기구에 대해 성역 없는 조사와 수사를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에 특별수사단이 꾸려져 활동해왔지만, 피해자들과 시민이 고발했거나 특조위가 수사 의뢰한 혐의점들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단,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특별법에 따른 특별검사 임명을 공식 요청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조위의 조사 기간과 권한의 제약을 해소하고 특별검사와 검찰의 수사와 긴밀히 공조해 진실을 온전히 밝히기 위해서는 사회적참사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조사활동 및 보고서 작성 기간도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비판하며 공소시효 연장의 필요성, 부족한 조사인력 확충, 검찰과 특검의 지휘를 받아 강제수사가 가능하도록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권한 강화 등도 언급했다.
 

유족들의 이 같은 요구에 국회가 응답했다. 사회적참사특별법 개정안이 2020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이 개정안은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활동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인데 특히 개정안은 2020년 12월 10일 종료예정이던 사참위 활동 기한을 2022년 6월까지 1년 6개월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사참위는 6개월마다 국회에 활동 내역을 보고해야 하며 위원은 현재 120명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또 사참위가 활동하는 동안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 2014년 6월부터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 명 서명운동이 전개됐다. 650여만 명의 서명으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기암 기자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세월호 침몰은 한국 사회가 이미 가라앉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으며 수많은 세월호들의 침몰 속에서 다시 닥쳐온 재난이다. 이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참혹하게 드러낸 참사에도 정부는 정의를 짓밟고 언론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에 침을 뱉고 참사의 진실을 덮으며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 한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이 땅에 아무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의 첫 내용이다. 이 선언은 모든 사람은 그 자체로 자유롭고 평등하며 안전한 삶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할 권리라는 것을 강조한다. 안전은 통제와 억압으로 보장될 수 없으며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유, 평등, 연대 속에서 구현되는 인간의 존엄성이야말로 안전의 기초이며 우리의 존재가 오직 이윤 취득과 특권 유지의 수단으로만 취급되고 부당한 힘이 우리의 권리와 삶의 안전을 위협할 때 우리는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는 의지가 표현돼 있다.
 

권리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으며 우리가 협력해 싸울 때 쟁취하고 지킬 수 있다. 권리를 위한 실천이 우리가 주권자임을 확인하는 길이며 곧 민주주의 투쟁이라는 것. 존엄과 안전을 위협하고 박탈하는 세력들에 맞서 노란 리본을 달고 촛불을 들 것이고 세월호의 아픔으로 시작한 이 싸움은 모든 이들의 존엄을 해하는 그 어떤 장애물도 넘어설 것이라는 선언이다.

 

▲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손근호 울산시의원이 울산시청 본관 1층의 세월호 7주기 추모그림&사진전을 찾았다. 이은정 울산4.16기억행동 상임대표 제공.

 

▲ 울산4.16기억행동은 4월 5일부터 울산시청 본관 1층에서 세월호 7주기 추모그림&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기암 기자

 

울산에서도 세월호 대책위가 있었는데 3년여 기간을 활동하고 나서 해산했다. 이후 ‘노란 리본 울산모임’이 결성돼 매주 노란 리본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렇게 명맥을 유지하다가 5주기부터 기억식과 추모분향소를 직접 주관했고 지난해에는 ‘울산4.16기억행동’이라는 비영리 민간단체가 창립했다. 이 단체는 울산에서 상설 활동을 하면서 세월호 7주기 전에 어떻게든 진상규명을 완수하자는 목표를 뒀다.

 

울산4.16기억행동은 4월 5일부터 울산시청 본관 1층에서 세월호 7주기 추모그림&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은정 울산4.16기억행동 상임대표, 배성희 라화실 작가대표 인터뷰>

울산저널 이기암 기자(이하 이)=울산시청에서 세월호 7주기 추모그림&사진전을 열고 있다. 이 사진전은 어떻게 기획됐나?


이은정 울산4.16기억행동 상임대표(이하 이 대표)=시민들이 세월호 7주기를 추모하고 더 관심 깊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그림&사진전을 기획하게 됐다. 라화실의 작가들에게 그림과 사진전을 할 예정인데 지원해 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더니 흔쾌히 허락했다. 이번 그림&사진전의 의미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울산에서 활동하면서 단지 시민단체 몇몇의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성희 라화실 작가대표(이하 배)=송철호 시장을 비롯해 노옥희 울산시교육감도 방문했는데 송철호 시장은 이곳을 다녀간 후 SNS에 “우리가 국가를 이루고 함께 살아가는 이유는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명과 안전을 보호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인데, 하지만 2014년 4월 16일의 대한민국은 그 책임을 다하지 못 했다”며 “앞으로 어느 누구도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아야 하고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전한 곳이 되도록 서로 연대하고 힘이 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울산 4.16기억행동이 창립하게 된 계기, 그리고 활동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 대표=울산에서도 세월호 대책위가 있었는데 3년여 기간을 활동하고 나서 해산했다. 이후 ‘노란 리본 울산모임’이 결성돼 매주 노란 리본 작업을 진행해왔다. 5주기부터 기억식과 추모분향소를 직접 주관해 운영했고 지난해 ‘울산4.16기억행동’이라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창립했다. 이 단체는 울산에서 상설 활동을 하면서 세월호 7주기 전에 어떻게든 진상규명을 완수하자는 목표를 뒀다. 울산4.16기억행동은 단체들의 연대체라기보다는 이 뜻에 함께하는 시민들의 연대체다. 

 

배=울산4.16기억행동은 100여 명의 개인들, 그리고 일부 단체로 구성됐는데 노란 리본 작업과 여러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부터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성남동 젊음의거리에서 피켓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7주기는 추모그림 사진전부터 유경근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간담회, 추모분향식, 그리고 4월 16일 당일엔 기억식을 주관할 예정이다. 그동안의 행동은 추모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이 일을 기억하고 행동하자는 것으로 기억식의 의미가 더 강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지난 2017년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됐다. 특조위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설명해 달라.
 

이 대표=지난 2017년 11월, 사회적 참사 특별법 통과로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9명으로 구성됐다. 사회적참사특별법은 박근혜 정부 때 활동한 1기 세월호참사특조위와 가습기살균제사건 국정조사특위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제대로 완료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법안으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016년 12월 23일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뒤 330일의 계류 기간을 넘겨 2017년 11월 본회의에 상정돼 11월 24일 국회를 통과했다.
 

특조위 활동 기간은 1년이며 위원회 의결로 1년 연장할 수 있다. 특조위는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사건의 원인 규명, 정부 대응의 적정성 조사, 관련 제도·관행 개선, 세월호 선체 정밀조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또 특조위는 각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자료·물건 제출명령, 청문회, 동행명령, 고발, 수사요청, 감사원 감사 요구 등을 할 수 있다. 법안에는 특히 특조위원 9명 중 6명이 구성되면 자동으로 활동을 시작하도록 한 조항, 특조위가 특별검사 수사를 요청하면 3개월 후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게 하는 특검 패스트트랙 조항 등도 포함됐다.
 

▲ 울산에서 세월호 대책위가 3년간 활동 후 해산했는데 이후 ‘노란 리본 울산모임’이 결성돼 매주 노란 리본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기암 기자

 

이=지난해 12월 사회적참사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진상규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것들이 개정됐나?

 

이 대표=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특별법 개정안이 2020년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활동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이다. 특히 개정안은 2020년 12월 10일 종료예정이던 사참위 활동 기한을 2022년 6월까지 1년 6개월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사참위는 6개월마다 국회에 활동 내역을 보고해야 하며, 위원은 현재 120명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또 사참위가 활동하는 동안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배=실제 세월호 선체 침몰 원인에 대해 조사하는 특조위 조사관이 5명뿐이었다. 검찰이 직접 나섰으니까 뭔가 뚜렷한 결론이 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많다. 검찰특수단의 관심은 당시 현장에 출동한 해경을 기소하는 것이 최종목표였던 것 같다. 또 세월호 참사 이후에 1기 특조위의 활동을 방해했던 부분에 대해서만 추가수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세월호 침몰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검찰이 기소한 내용을 보면 새로운 게 전혀 없다. 헬기가 와서 진작에 구조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리됐고 CCTV의 이상한 점을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은 제대로 보지 않았다.
 

이=진실규명을 위해 앞으로 특조위(조사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이 대표=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역 없는 수사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기록물을 비공개하고 있는데 그 기록물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록물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진도 VTS에서 기록물을 달라고 하니까 해군의 기술적 기밀이 드러난다고 염려하는데, 그러면 조사관계자만 들어가서 기밀유지를 한 채로 세월호가 침몰하게 된 이유만 알아보면 되는 것 아닌가. 그에 필요한 자료만 달라는 것인데 그게 안 된다는 것이다. 충분히 국가기밀을 유지한 상태에서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떻게든 자료를 내주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다는 것이 우리 눈에 보인다. 기록물 공개를 위해서 올 한해는 좀 더 국회를 압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특조위는 조사권밖에 없다. 진실규명을 위한 증거가 다 나오기 위해서는 박 전 대통령 7시간 기록물들을 반드시 공개하는 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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