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직접 고른 디자인의 놀이터가 실제로 만들어져서 참 좋아요"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3 18: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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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포초등학교, 학생 자치회 워크숍·투표 등을 통해 학생 의견 반영한 '참 좋은 놀이터' 개장
"나무와 플라스틱으로 놀이기구가 만들어져 무더운 여름에도 안전하게 놀 수 있어"
▲지난 6월 21일 개장한 동구 미포초등학교 '참 좋은 놀이터'에서 즐겁게 노는 학생들. 학생들이 직접 놀이터의 디자인을 골라서 조성된 놀이 공간이다. ⓒ정승현 기자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아이들에겐 놀이가 밥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아동의 놀 권리는 중요하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에도 '아동은 충분히 놀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뛰어놀지 못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다. 집에서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놀이의 질도 꽤 낮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코로나19 확산세도 주춤해진 지금, 아이들의 놀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줄 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울산 동구 미포초등학교에는 의미 있는 놀이 공간인 '참 좋은 놀이터'가 개장했다. 교장이나 교감, 학부모 등 어른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고 놀이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놀이 공간이 조성된 것이다. 


지난 4월 교원, 학부모, 놀이터 업체로 구성된 놀이터 구축위원회에서 '참 좋은 놀이터'의 디자인 시안을 2가지 선정했다. 이후 전교 회장, 부회장 등 20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학생 자치회에서 워크숍을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점심시간 학생 전체 투표를 통해 최종 디자인이 결정됐다. 미포초 전교 회장 김하진 학생(13·여)은 "최종 결정된 놀이터의 경우 놀이기구 수도 더 많고 다른 시안보다 안전해 보여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 것 같다"며 "예전 놀이터는 여름만 되면 쇠로 된 놀이 기구가 뜨겁게 달궈져 잘 놀지 못했는데 이제는 여름에도 시원하게 놀 수 있어서 학생들이 놀이터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점심시간, 미포초 '참 좋은 놀이터'에는 신나게 노는 학생들이 가득했다. 맨발 걷기 지압 길이 있는 학교 특성을 반영해 '참 좋은 놀이터'에는 친환경 모래가 깔려 있어 맨발로 노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고 모래 묻은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도 마련돼 있었다. 이전보다 놀이기구 수도 많았으면 좋겠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놀이기구가 합쳐진 조합 놀이대도 들어섰고 여름에도 덜 뜨거운 플라스틱, 나무 소재의 놀이기구가 돋보였다. 미포초 김현승 교사는 "기존 놀이터에는 스테인리스으로 된 미끄럼틀, 정글짐, 그네, 유치원용 조합 놀이대가 있었다"며 "여름에는 스테인리스 놀이기구가 매우 뜨거워져 다소 위험했고 많이 노후한 상태일뿐 아니라 유치원 조합 놀이대도 초등학생 수준에 적합하지 않아 교육청 놀이터 조성 공모사업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포초등학교 '참 좋은 놀이터'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돼 조성된 공간이라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정승현 기자

 

▲미포초등학교 '참 좋은 놀이터'에는 친환경 모래가 깔려 있어 학생들이 맨발로 안전하게 놀 수 있다. ⓒ정승현 기자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 놀이터 공간 재구성사업인 '참 좋은 놀이터' 대상 학교 20곳을 선정해 놀이터 조성비 5000만 원을 각각 지원했다. '참 좋은 놀이터' 사업은 울산시 교육감 공약이기도 하며 초등학교 어린이의 놀 권리를 보장하고 놀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확보해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학생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놀이터라 만족도도 높다. 김현승 교사는 "놀이터가 언제 개장하는지 물으며 기대하는 학생들이 많았고 예전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놀이터를 사용하고 있다"며 "놀이터의 새 모래가 너무 부드러워서 좋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미포초 박소율 학생(9·여)은 예전에는 정글짐이 작아서 사람들이 많이 오면 이용하기 불편했는데 지금은 정글짐이 크게 생겨서 편하게 놀 수 있다"고 답했다. 표민준 학생(9·남)도 "참 좋은 놀이터에서 자주 친구들과 달리기도 하고 철봉 대결도 한다"며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미포초 박태웅 교감은 "학교에 이런 '참 좋은 놀이터'가 많이 생겨야 한다"며 "안전하고 재미있는 놀이기구도 좋은 요소지만,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또래인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놀이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포초 학생 자치회 학생들은 놀이터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순번을 정해 청소한다. 주로 놀이터를 이용하는 저학년 학생들이 안전하게 놀이터에서 놀 수 있도록 고학년 학생들이 봉사하는 것이다. 전교 회장 김하진 학생(13·여)은 "집라인이나 트램펄린 등 학생들이 매우 원했던 놀이기구는 아쉽게도 안전상의 이유와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경우 함께 사용하기 어려운 점 때문에 설치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놀이터도 우리가 직접 선택한 디자인이기 때문에 뿌듯하고 많은 친구들이 즐겁고 안전하게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포초는 '참 좋은 놀이터'의 개장을 알리기 위해 학급·가족 단위 사진 공모전을 열었고 앞으로 교육과정과 연계해 수업에서도 '참 좋은 놀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미포초 임혜란 교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된 아이들의 놀 권리를 회복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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