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밖 풍경

이영두 공학박사 / 기사승인 : 2021-12-27 00: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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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자연과학
▲ 스타베이스(Starbase) 위에 세워진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Starship). 출처: 일론 머스크 트위터(2021년 10월 23일)

 

마을 안과 마을 밖의 풍경은 다르다. 마을 안에서 눈에 들어오는 한 컷 한 컷의 현장 사진들은 그곳의 세밀함과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보게 한다. 마을을 거닐며 만나는 장소와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연속적인 느낌보다 각 장소와 사람의 특색 및 일어나는 사건에 따라 분리된 것으로 감각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그곳 바로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에 있으면서 다음 장소에 동시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마을 안 풍경은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파편화된 형태의 접속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마을 산에 올라 마을을 바라보면 모자이크 같던 마을의 풍경들이 하나의 유기체로 하나의 연결로 새롭게 그리고 가끔은 충격적으로 인식된다. 별스럽지 않다고 느꼈던 마을 안 풍경이 거대한 아름다움으로 변신하고 이유를 알지 못했던 마을 사건들의 원인들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지구를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은 세상에 얼마나 될까? 우리는 지구에 살지만 지구 밖에서 지구를 바라본 경험은 대부분 없다. 사진과 영상으로 지구를 본 사람들은 많아도 직접 눈으로 지구를 본 사람은 전 세계 인구 대비 극소수인 우주비행사 등의 사람들뿐이다. 그래서일까? 지구와 우주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바람은 최근 ‘우주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나타난다. 기술문명의 발전으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들의 등장은 우주여행의 실제적 가능성을 열고 있다. 대표적인 민간 우주여행 프로젝트로는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스페이스엑스(SpaceX)와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Blue Origin) 그리고 영국의 버진그룹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이 있다. 버진 갤럭틱은 올해 7월 우주비행사 포함 6명의 85km 궤도 여행을 무사히 마쳤으며, 스페이스엑스는 올해 9월 세 번째 민간 우주비행사에 의한 우주 궤도 여행에 성공했다. 블루 오리진은 이번 달 11일에 탑승객 4명을 태우고 지구 준궤도 여행을 진행했다. 지구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미래로 여겨진다.


우주여행의 실현은 우주선(spacecraft) 연구개발을 통해 이뤄진다. 17세기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주장한 개념인 우주선은 우주를 떠다닐 수 있는 기구로, 그는 배를 타고 바다를 여행하듯이 태양광과 태양풍을 이용해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그 실현의 상상조차 불가능했던 것이 현대에 이르러 가능하게 된 것은 로켓(rocket)의 발명과 발전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지구 중력을 벗어나 우주를 향해 날아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추진체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로켓이다. 


로켓 추진력의 원리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다. 뉴턴 운동법칙 가운데 제3법칙인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은 어떤 물체1이 다른 물체2에 힘을 가하면 물체2는 물체1에 방향은 반대이나 크기는 동일한 힘을 동시에 가한다는 운동법칙이다. 작은 보트에서 육지로 내릴 때 보트를 발판으로 삼아 뛰어 내리면 보트가 뒤로 밀리는 것이 좋은 예다. 운동량(p)은 물체의 질량(m)과 물체의 속도(v)의 곱으로 표현되므로(p=mv), 물체1과 2 사이의 작용과 반작용에 따른 운동량 p1과 p2는 동일하다(p1=p2). 


로켓은 내부에 저장된 연료를 태워 고온 고압의 배기가스를 생성하고 이를 좁은 구멍으로 분사함으로써 추진력을 얻는다. 배기가스의 운동량은 배기가스의 질량과 속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비록 배기가스의 질량이 극히 작으나 고압에 의한 분사로 높은 속도를 가짐으로써 큰 운동량이 발생하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로켓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것이다. 로켓의 좋은 예는 공기를 채운 고무풍선으로, 빵빵해진 고무풍선의 입구를 열어 주면 공기가 밖으로 나오며 그 반작용으로 풍선이 앞으로 날아간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의 핵심은 질량을 가진 물체의 이동(속도)이다. 과학적 대상으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빛이지만 빛을 로켓 추진으로 이용하지는 못한다. 이유는 빛의 질량이 0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행성 지구. 그 위에서 우리는 마치 모두가 파편화돼 있는 모자이크처럼 산다고 착각할 때가 많다. 마치 마을 안에서의 삶처럼 말이다. 비록 우리의 눈이 그 시력의 한계로 보는 것만 보고 동시에 모두를 볼 수 없다고 해도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고 상호 영향을 미치며 살고 있다. 마치 마을 밖 마을 풍경처럼 말이다. 우주여행에 대한 지극한 관심은 단순히 우주에 대한 막연한 기대라기보다, 기후위기 등으로 두렵고 불안해진 지구에서의 삶을 탈피하기 위해서가 아닌, 마을 밖 마을 풍경처럼 지구 밖 지구를 직접 봄으로써 우리가 연결되고 하나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의 깊은 바람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영두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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