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이를 제주 앞바다로...호반 퍼시픽 리솜의 세 돌고래 다른 감금시설로 보내서는 안 된다"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8 18: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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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그룹의 퍼시픽 리솜, 사육 중인 세 돌고래 거제씨월드로 방출 결정
지난 21일, 제주지역 8개 시민단체 퍼시픽 리솜의 세 돌고래 타감금시설 반출 불허 촉구 기자회견 열어
거제씨월드, 2014년 개장 이후 무려 열한 마리의 돌고래 폐사
▲제주지역 8개 시민단체는 21일 제주시 문연로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수산부는 세 돌고래 반출을 불허하고 남방큰돌고래인 비봉이를 제주 바다로 방류하라"고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호반 퍼시픽 리솜에 남아 있는 세 돌고래가 고래 학대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는 거제씨월드로 반출될 상황에 처했다. 제주지역 8개 시민단체는 21일 제주시 문연로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수산부는 세 돌고래 반출을 불허하고 남방큰돌고래인 비봉이를 제주 바다로 방류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제주 중문관광단지 내 호반 퍼시픽 리솜에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가 살고 있다. 비봉이는 2005년 제주 비양도에서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로 현재 추정 나이가 27살이고 서울대공원의 명물이었던 태지는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됐고 지난 2019년 퍼시픽 리솜에 기증됐다. 아랑이는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됐고, 지난해 퍼시픽 리솜에서 폐사한 바다는 아랑이와 비봉이 사이에서 태어난 혼종 돌고래다.

 

지난해 10월 돌고래 '바다'가 폐사한 후 호반 그룹 측은 돌고래쇼를 중단하고 본격적으로 돌고래 방류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호반그룹 측은 세 돌고래를 모두 경남 거제도에 있는 거제씨월드로 보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거제씨월드는 2014년 개장 이후 무려 열한 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한 곳으로 동물 학대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는 곳이다. 특히 지금도 관광객들이 돈을 내면 돌고래를 만지고 올라타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 측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자회견 이후 해양수산부는 26일 제주 현지에서 호반 및 해수부, 제주도청과 세 돌고래 반출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호반 측은 정부와의 만남을 거부하며 협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호반 퍼시픽 리솜은 무단으로 돌고래를 반출하려는 것일까.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호반 퍼시픽 리솜은 수족관을 폐원한 뒤 고급 휴양시설을 지으려는 의도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고 한다.

 

427일 핫핑크돌핀스는 제주녹색당과 해양보호생물인 세 돌고래의 생존과 반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퍼시픽 리솜에 방문했지만, 호반 측은 사회단체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알려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해수부 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호반 측의 돌고래 무단 반출이 확인되면 이 부분에 대해 경찰 수사까지 의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반그룹은 동물원 및 수족관의 권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에 따라 폐원 신고서를 제주도 지사에게 제출해야 하고, 제주도지사는 보유 생물 관리계획에 따른 조치를 적정하게 이행했는지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행정조치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양생태계의보전및관리에관한법률 제42조에 따르면 해양보호생물을 타 시설로 반출할 경우 해수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해양생태계보전법 20조에 따라 해양보호생물을 가공, 유통, 보관 등을 해서는 안 된다. 동물원및수족관의관리에관한법률 제12조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휴·폐원 신고 시 제출된 보유 생물 관리 계획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동물원 또는 수족관 운영자에게 시정 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 해양생태과 최재용 사무관은 "법적으로 검토한 결과 제42조 법률의 경우에는 국가 간 이동이나 수출입 규정에 관한 것이기에 현재 호반에 사육 중인 고래를 반출하는 것과 관련해 해수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안은 아니"라며 "20조 해양보호생물의 포획, 채취, 유통, 보관 등의 금지 같은 특수 경우에 한해서는 해수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러한 권한과 책임이 현재 시도지사에 위임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법률 42조는 그렇게 해석할 수 있어도 해양생태계보전법 제 20조에서 해양보호생물을 유통하거나 무단으로 이동시키는 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이 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며 "태지와 아랑이, 비봉이 모두 해양보호생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또 하나의 법률인 야생 생물 보호법이 있는데 여기서도 환경부 장관에게 야생 생물 반출 시 신고하게 돼 있는데 지금 신고도 안 돼 있다""호반 측은 행정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돌고래를 방출하려고 한다"고 성토했다. 특히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 제71조에는 몰수 규정도 있기 때문에 호반 측이 무단으로 돌고래를 반출한 것이 확인되면 몰수까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1청사 해양산업과 문성현 주무관은 "지난주 호반 퍼시픽 리솜에 실사 나갔을 때까지는 세 돌고래가 모두 있었고, 제주도 밖으로 이동할 시 변경 신고를 제주도에 해야 하는데 아직 업체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호반 측으로부터 돌고래 이동을 준비한다는 신고는 접수됐지만, 현재 세 돌고래가 수족관 안에 있는지는 도에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돌고래 반출과 관련해 호반 측에 법적인 부분을 검토해야 한다는 문서를 보냈는데 아직 답변받지 못했다"며 "현재 내부에서 호반 측이 돌고래를 반출하는 사안에 대해 법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두 가지가 있다. 바로 바다쉼터 건립과 돌고래들을 야생에 방류하는 것이다.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된 큰 돌고래인 태지와 아랑이는 고래 학대로 악명 높은 다이지 앞바다로 방류하는 건 죽음으로 모는 행위와 같기 때문에 야생 방류가 쉽지 않다. 하지만 비봉이는 다르다. 해양포유류학자인 나오미 로즈에 따르면 제주 바다에서 잡힌 비봉이는 열 살이 넘어 잡혔기 때문에 야생에서의 삶과 사냥하는 법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고 비봉이가 남방큰돌고래 무리에 돌아갈 수만 있다면 방류는 낙관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나 호반그룹은 야생 방류 시 비봉이의 생존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방류할 수 없고 세 돌고래가 같은 수조에서 한 가족처럼 지내왔기에 타지역 사육시설로 보낼 때 같이 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핫핑크돌핀스 측은 "비봉이의 경우 야생 남방큰돌고래들이 자주 목격되는 구좌읍, 성산읍, 대정읍 중 적당한 곳에 야생적응 가두리를 설치하고 충분한 적응 기간을 가질 것, 방류 전 비봉이가 야생 무리와 교감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지 확인할 것, 가두리 문을 열고 방류하는 시점을 인간의 일정에 따라 미리 잡아놓지 말고 비봉이의 바다 적응 상황에 유동적으로 결정할 것, 활어사냥 능력 등 충분히 생존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위치 추적을 위한 GPS 식별 장치를 부착하고 야생 무리 곁에 조용히 방류할 것 등의 절차를 거친다면 비봉이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전했다.

 

또한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바다쉼터나 야생 방류와 같은 대안을 놓고 시민 대토론회,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절차가 필요하다""돌고래를 다른 감금시설로 보내서는 안 되고 비봉이는 제주 앞바다로, 태지와 아랑이는 사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식으로 시민들도 호반 측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7년간 좁은 시설에 갇힌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태지와 아랑이가 여생을 살아갈 수 있는 바다쉼터는 언제쯤 만들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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