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기록] 3월, 이렇게 좋은 계절에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2-03-14 00: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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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다. 꽃샘추위가 있지만, 2월과 비교했을 때 기온이 많이 올라갔고 바람만 불지 않으면 춥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 겨우내 추위로부터 나를 지켜줬던 두툼한 옷보다 옷장 속에 있는 얇고 밝은색의 옷에 눈이 가는 것을 보니 봄이 오기는 왔는가 보다. 봄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왔지만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머릿속에는 ‘코로나’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과 함께 2년이라는 시간도 앗아갔다.


이렇게 날이 따뜻해지고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할 때 답사를 많이 간다. 답사는 사람들과 모여서 가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가서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가기도 한다. 실제 현장에 가서 산과 강, 도로 등을 직접 보면 책으로 볼 때보다 역사가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깥바람을 쐰다는 것은 들뜨는 일이다. 다른 지역으로 가면 맛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멋지게 사진을 남기기도 한다.


얼마 전 병영성 근처를 지나가다 연인이 성의 안내문을 읽고 사진을 찍는 걸 보았다. 그들이 어떤 이유로 안내문을 읽고 사진을 찍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 눈에는 답사를 온 것처럼 보였다. 답사라고 해서 꼭 자료조사를 하고 동선을 짤 필요는 없다. 물론 그렇게 하면 좋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은 많다. 그들의 표정에서 여유와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대학 수업 중간과제로 유적지 답사를 생각했다. 내가 수강생들과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가고 싶은 유적지를 둘러보고 간단하게 감상문을 쓰는 형식이었다. 역사 과목이니까 직접 가서 보고 생각해보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는 코로나 때문에 답답한 것들을 야외에 나가 햇빛도 쬐고 바람도 쐬면서 짧은 순간이라도 해소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늘어가는 확진자와 대면 수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답사를 보낼 수는 없었다.


벌써 3월이다. 이제 앙상했던 가지에 예쁜 꽃이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답사를 다니기 딱 좋고, 야외 프로그램을 하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예년 같았으면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박물관이나 유명 유적지에는 많은 사람이 위의 연인과 같은 표정을 짓고 시간을 보냈을 것이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확진자의 숫자는 보기만 해도 위축된다. 언제나 그렇듯 위기 뒤에는 기회가 숨어있겠지만 무섭게 커져가는 숫자를 보며 ‘이 시간이 과연 끝나기는 할까’하는 우울한 생각만 든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든 이 시간도 분명히 끝은 있다. 앞으로 몇 차례의 고비가 더 있겠지만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의 시간이 잘 마무리되고, 다시 우리의 일상을 찾을 수 있길 희망한다. 그래서 3월 이렇게 좋은 계절에 많은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답사도 가고, 굳이 답사가 아니더라도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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