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산행> 숨겨진 비경을 찾아서, 운문산 학심이골

노진경 시민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22-05-09 00:00:06
  • -
  • +
  • 인쇄

반딧불이를 복원하는 생태 선생님이 산행을 제안했다.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출입할 수 없었던 운문산 일부 지역이 올해부터 운문산생태탐방안내센터에 예약하면 탐방할 수 있게 됐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산행은 가벼운 코스일 것이라 단정하고 샌들에 반팔의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다.

 

▲ 사리암에서 시작하는 숲길

사리암주차장에서 시작해 학소대폭포를 왕복하는 산행을 ‘울산생명의숲’ 회원들과 함께하게 됐다. 운문사 사리암주차장에 있는 환경감시초소에서 집결해 자연환경해설사의 안내로 탐방을 시작한다.


초소 옆 커다란 철문을 통과해서 물길을 건너니 숲길이 나온다. 주차장에서 초소를 봤을 때는 조금 무섭게 보였는데, 숲속에서 뒤돌아 초소를 보니 작은 오두막처럼 보인다. 똑같은 건물인데도 어떤 프레임으로 보냐에 따라 이렇게 달라 보인다.

 

▲ 사리암주차장 환경감시초소 앞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큰골을 걷는다. 1955년 중국의 마오쩌둥이 대약진 운동의 일환으로 지시한 유례없는 대규모 해조 박멸 운동인 제사해 운동에 대한 설명이다. 곡식을 먹는 참새를 박멸하자 참새의 먹이였던 해충들이 더욱 번성했고, 이 때문에 오히려 식량 생산량이 더 추락해버렸다는 이야기였다. 생태계의 모든 것은 모두 의지하고 연결돼있다.

 

▲ 생태해설사와 함께하는 탐방

물길 옆 새로 만들어진 콘크리트 포장길을 만났다.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는 이런 길이 필요하지만, 생태·경관보전지역에는 걸맞지 않아 이질감이 든다. 큰골을 지나오니 삼거리가 나온다. 거기서부터는 해설사의 안내가 끝나고 탐방객들만의 산행이 시작된다.


삼거리부터 철쭉이 만발이다. 자연생태에 관심과 사랑이 많은 분들과 함께하니 만나는 모든 곤충과 풀, 나무가 다 귀한 보물이 된다. 등칡을 좋아하는 제비나비가 보이고 얼마 안 가 등칡꽃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하얀 지의류도 바위에 많이 보인다. 환경지표종인 지의류는 깨끗한 공기의 반증이라 했다. 자연생태계에도 인과와 연결이 있다.

 

▲ 삼거리 이후 개별 탐방

학심이골을 따라 세 개의 폭포(제1폭포, 쌍폭포, 비룡폭포)를 지나서 학소대폭포에 도착했다. 가벼운 신발과 차림에 비해 길이 험하다. 일행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돈다. 길이 험한 만큼 비경이 펼쳐진다. 흙길 따라 편히 걸어올 때 보지 못했던 절경이다. 대부분의 산행에서는 힘든 만큼 비례해 절경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이 쉬이 갈 수 있는 곳의 자연은 이만큼의 커다란 감동을 주지 못한다.

 

▲ 학소대폭포

 

▲ 산벚꽃잎이 떠 있는 학소대폭포

학소대는 산벚꽃잎이 푸른 물 위에 둥둥 떠 있어 절경을 이뤘다. 폭포 소리를 들으며 골바람을 맞으며 싸 온 도시락을 펼쳤다. 일행 중 한 분이 우산 케이스를 꺼낸다. 우산살이 부러지고 남은 우산천을 식사보로 깔았다. 못쓰게 된 우산도 소중한 눈길로 바라보면 이렇게 쓸모가 생기는 것이 놀랍다. 우산천 주위로 둘러앉아 소풍 온 기분으로 도시락을 나눠 먹었다.

 

▲ 하산길에 비룡폭포가 보이는 조망 바위

 

▲ 하산길에 만개한 철쭉

 

▲ 우산천 위에 올려둔 점심 도시락

 

▲ 겹벚꽃과 등나무꽃

든든히 먹고 하산해 내려오는 길, 아쉬움이 남는다. 그만큼 여정이 행복했단 반증이다. 그 아쉬움을 달래러 탐방예약자 목걸이를 초소에 반납하고 운문사 경내로 향한다. 절에서도 함께한 일행들의 관심사는 식생이다. 운문사의 정원이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웠던지 미처 알지 못했다. 겹벚꽃, 라일락, 등나무꽃 여기저기 꽃들이 만발이다. 귀하게 보는 만큼 더 충만해지는 기분이 든다.


노진경 시민기자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노진경 시민 시민기자 노진경 시민 시민기자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