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 다시 보기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1-11-30 00:00:26
  • -
  • +
  • 인쇄
백태명의 고전 성독

사마천의 <사기>를 고금 사람이 모두 떠받든다. 학술원 회원 조동일은 역사의 우상숭배를 깨서 학문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한다. 칭송하는데 반기를 들고 그가 저지른 실책이 지금까지 커다란 해독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역사소설을 써서 문학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일거에 뒤집기를 희망한다.
사마천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가? 우선 본기를 종축으로, 세가와 열전을 횡축으로 꾸민 것은 사마천이 세운 관념이고, 중국 중심주의의 본령이고, 악의 원천이다. 후대의 역사가들이 대부분 이 함정에 빠져 종속, 왜곡, 차등, 자기비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기 마음대로 횡포를 부린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여러 나라를 한 개인의 행적에 불과한 열전에 구겨서 집어넣어 모욕을 주는 것이다.


흉노는 한나라보다 더 강성한 나라인데 열전에 집어넣어 폄하했다. 남월과 조선도 독자적인 문명을 수준 높게 향유한 독립국인데 열전에 집어넣어 무시했다. 이런 역사의식은 오늘날까지 끈덕지게 남아서 중국은 자기중심주의, 대국주의, 패권주의의 망령에 사로잡혀 이웃 나라와 끊임없이 분쟁하고,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 남월은 우리나라 고조선과 같은 시기의 대단한 문명국이었다. 한나라에 대해 당당하게 대처한 실상이 <사기>에도 나타나 있다. ‘남월열전’ 한 대목을 감상해보자.

高后時(고후시)에 : 한나라 고후(여후) 때에
有司請禁南越關市鐵器(유사청금남월관시철기)라 : 유사가 남월에게 국경에서 철기무역을 금할 것을 청하였다.
佗曰(타왈) : 남월왕 위타가 말하기를
“高帝立我(고제입아)하고 : 고제가 나를 세우고
通使物(통사물)한데 : 사물을 유통하게 하였는데
今高后聽讒臣(금고후청참신)하고 : 지금 고후가 참소하는 신하의 말을 듣고(讒헐뜯을참)
別異蠻夷(별이만이)하여 : 만과 이를 차별하여 다르게 봐
隔絕器物(격절기물)하니 : 기물의 거래를 단절시키니
此必長沙王計也(차필장사왕계야)로 : 이는 필시 장사왕의 계책으로
欲倚中國(욕의중국)하여 : 중국에 기대어
擊滅南越而并王之(격멸남월이병왕지하고) : 남월을 쳐서 멸하고 합병하여 왕을 겸하고
自為功也(자위공야)”라 : 스스로 공을 세우려는 것이다.”
於是佗乃自尊號為南越武帝(어시타내자존호위남월무제)라하고 : 이에 위타는 곧 스스로 존호를 ‘남월무제’라 하고
發兵攻長沙邊邑(발병공장사변읍)하여 : 군사를 보내어 장사의 변방 읍을 쳐서
敗數縣而去焉(패수현이거언)이라 : 여러 현을 무찌르고 그곳을 떠났다.
高后遣將軍隆慮侯竈往擊之(고후견장군륭려후조왕격지)하나 : 고후가 장군 륭려후 주조를 보내 가서 치게 했으나
會暑濕(회서습)하여 : 마침(會) 덥고 습하여
士卒大疫(사졸대역)하여 : 사졸들이 크게 돌림병에 걸려
兵不能踰嶺(병불능유령)이라 : 군사가 고개를 넘을 수 없었다.
歲餘高后崩即罷兵(세여고후붕즉파병)이라 : 한 해 남짓 만에 고후가 죽자 군사를 철수하였다.
佗因此以兵威邊(타인차이병위변)하고 : 위타는 이로 인하여 군사로 변경을 위협하고
財物賂遺閩越西甌駱(재물뢰유민월서구낙)하여 : 민월, 서구, 낙에는 재물로 뇌물을 보내
役屬焉(역속언)하니 : 예속시켜 부리니
東西萬餘里(동서만여리)라 : 동서로 만여 리나 되었다.
乃乘黃屋左纛(내승황옥좌독)하고 : 이에 황제만 탈 수 있는 누런색 마차를 타고, 왼쪽에 깃발을 달고
稱制與中國侔(칭제여중국모)라 : 황제의 직권을 행하여 중국과 나란하였다. (侔가지런할모)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