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마을 한센인들의 삶과 지원방안에 관하여

백운찬 울산광역시의회의원 / 기사승인 : 2021-12-27 00: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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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연단

울산 북구 시례동에는 울산 유일의 한센인 정착촌 성혜마을이 있다. 성혜마을은 1953년경 정부의 한센인 격리정책에 따라 인근 한센인 200여 명이 지금의 울산공항 자리에 이주해 정착촌을 형성했지만 1970년 울산공항이 개항하면서 현재의 거주지에 강제 이주하게 되면서부터 형성됐다.


현재 성혜마을에는 40여 명의 한센인 1세대가 살고 있다.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79세의 고령이고 한센병 후유증으로 인한 장애 정도도 심해 식사, 청소, 빨래, 목욕, 외출 등 일상적인 생활에도 많은 어려움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낮은 교육수준과 장애로 근로능력이 없다 보니 기초생활보장 생계비, 한센인 위로금, 무허가 공장임대료 등 월 50만∼150만 원으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곳의 한센인들은 최초 양돈·양계업으로 생계를 유지했지만 1980년대 중반 축산업 경기침체와 울산공항 항공소음의 악영향 등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 후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축사를 개조해 공장을 임대하게 됐다.


이렇게 시작된 무허가 공장이 40여 년간 200여 개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결과적으로 성혜마을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에 노출된 심각한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는 도장, 용접, 절단작업 등 위험물을 취급하는 업체가 증가하면서 대형화재 위험성도 상존하고 있고 실재 매년 크고 작은 화재가 일어나기도 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경사가 급하고 협소한 도로, 하·오수 처리시설 부족 등 아직도 공중화장실을 이용해야 할 정도로 정주 기반시설이 열악한 환경 속에 생활하고 있다.


2007년 한센인 특별법이 제정되고, 2009년 총리의 한센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는 있었으나 그 이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이어지는 보상과 지원, 생활환경 개선 등의 정책은 미온적이었다. 이러한 위정자들의 태도는 울산시 역시 예외는 아니었고 시장이나 책임 있는 정치인의 공식적인 사과 표명이나 성혜마을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에 대한 정책은 아직까지 없었다.


결국, 성혜마을의 한센인들은 격리정책으로 인한 집단거주지 형성과 강제이주 등으로 철저하게 고립되고 외면당한 채 살아왔지만 68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은 조금도 달라지거나 향상되지 못한 채 여전히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한센특별법(제10조)에도 한센인을 위한 주거복지시설과 의료복지시설 설치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복지지원은 엄연한 국가의 책임이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그동안 묵시적으로 가해진 한센인들에 대한 차별과 냉대, 편견 등에 대해 집단 반성과 책임성 있는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소외되고 외면당했던 이들의 삶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구체적 복지지원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한센인들의 안정적 노후 생활을 위한 간이양로주택 지원 등과 같은 실질적 정책과 더불어 그린벨트 지역에 무분별하게 지어진 무허가 주택과 공장을 정비하고 성혜마을을 포함한 주변 지역 재구조화 사업 등 종합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사회의 무관심 속에 처절하게 삶을 이어온 한센인들의 복지와 권익 향상을 위해 이제는 모두가 관심과 응원을 보내야 한다. 천형처럼 숨죽이며 살아온 한센인들의 삶을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백운찬 울산광역시의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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