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로봇 사업으로 ‘울주형 커뮤니티 케어’ 추진하자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연구소장 / 기사승인 : 2021-12-06 00:00:54
  • -
  • +
  • 인쇄
복지 울산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혼자 사는 노인들의 고독사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올해 10월 기준으로 940만 가구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의 40% 수준이다. 1인 가구라고 하면 주로 혼자 사는 노인을 떠올렸지만 최근 들어 청년과 신중년층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대개 1인 가구는 사회적 단절과 함께 빈곤과 질병으로 인한 삶의 질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그만큼 고독사 위험도 높을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해서 정부가 ‘인공지능 돌봄서비스 시범사업’을 확대한다고 한다. 정보통신기술이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와 보건·의료 영역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 영역에서는 사회복지사와 같은 종사자들의 역할과 위상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복지 사각지대도 현장 종사자들과 자원봉사자, 행정 시스템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 영역에서는 인공지능 돌봄서비스가 여전히 의료민영화나 의료영리화와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들이 나온다. 


그럼에도 더 이상 ‘사람의 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는 형국이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해법이 몇 년 전부터 지자체 사업에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활용한 돌봄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거나 음악 감상, 말벗(대화) 기능이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와 사물인터넷(IoT)을 연동한 출입문 센서 기능, 스마트스위치 시스템들이 눈에 띈다. 인공지능 돌봄서비스는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에 대한 복약 시간이나 요양보호사의 방문일정을 음성으로 안내해 준다. 치매환자가 외출할 때에는 동선과 위치를 파악한 뒤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관계기관이나 보호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사업들은 정부의 의지나 지자체의 능력만으로는 실행하기 어렵다. 민관이 협력해야 가능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자체, 민간기관이 함께 수행하는 모델이 대표적이다. 해당 사업들은 국토교통부 목적 사업에 맞춰 집 안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설치해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위기 상황을 맞을 확률이 높은 노인들을 24시간 밀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LH가 관리하는 임대아파트에 사는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24시간 응급관제와 응급벨 대응, 외출 시 위치 확인, 쌍방향 의사소통,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일상생활 패턴 예측·대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개인별 생활 패턴을 분석해서 사전 대응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AI 기능을 접목한 돌봄로봇이 사람과 감성적인 대화가 가능한지 여부다. 돌봄로봇은 무미건조한 명령어 위주가 아니라 감정이 담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기술을 접목해서 120만 건의 회화가 가능하고, 보호자와 관리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인간의 목소리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향후에는 대화에서 습득한 정보를 기반으로 사람의 감정을 분석해서 치매와 우울증, 자살, 고독사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른바 ‘반려로봇’이 등장한 것이다. 


이 반려로봇은 앞으로 울주군 서생면 평동마을 주민들이 주도하게 될 ‘마을리빙센터 선도사업’에도 접목될 전망이다. 이는 노인들에게 적절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보건·의료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사업과 연계될 때 효과가 커질 수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을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라고 한다. 반려로봇 사업을 ‘울주형 커뮤니티 케어’ 모델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평동마을에서 혼자 사는 노인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거나 일상 활동이 멈추면 위기 상황으로 감지하고 지원하는 사업. 반려동물과는 또 다른 차원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에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아마도 도심의 공공임대주택 거주자가 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LH가 지자체들과 협의해서 스마트돌봄 서비스 적용 임대주택을 확대하고, 고령자복지주택을 2025년까지 1만 가구 공급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결국 농산어촌에 사는 노인들은 이런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울 수 있다. 지리적 거리나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가뜩이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회서비스(보건·의료, 복지, 요양, 주거, 교육 등) 제공에 있어 도심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다. 평동마을 주민들이 추진하고 있는 마을리빙센터 설립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연구소장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연구소장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