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나의 아저씨’가 되는 나라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연구소장 / 기사승인 : 2022-03-07 00: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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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울산

대한민국에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라는 조직이 있다. 청년대표와 정책전문가, 17개 부처 장관, 광역시도와 시·군·구 기초 지자체장까지 함께 참여하는 청년정책 기구다. 청년정책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을 수립한 후 진행 사항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시행되는 청년정책을 조정하거나 경과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위원장은 국무총리다.


최근 열린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보고 안건 가운데 내가 가장 주목한 현안은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어려운 청년 지원 대책이다. 많은 사람이 인생 드라마로 밤새 몰아본다는 <나의 아저씨>에서 아이유가 열연했던 ‘지안’이 이런 상황에 놓인 청년들을 대표한다. 주변을 살펴보면 지안처럼 여전히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의 꿈을 접고 생계를 이어나가는 청년들이 많다. 이번 보고를 통해 가족 돌봄 청년들을 국가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국가가 가족 돌봄 청년들을 챙긴다면 결과적으로 전 국민이 ‘나의 아저씨’가 된다. 사회복지 정책이 지향하는 사회적 연대의 좋은 모델이다.


정부는 지안과 같은 처지에 놓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먼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 구체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맞다. 그게 순서다.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가족 돌봄 부담이 한 청년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섬세하게 살펴봐야 한다. 이후에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는 가족을 돌보는 청년들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정보가 부족하니 제도적 기반도 취약하다. 가족복지론이라는 교재에도 이 부분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나 방향성이 전무하다.


과거에도 청년들의 삶은 고단했다. 많은 청년과 청소년들이 학업을 접고 돈을 벌어서 가족을 돌봐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겪는 보편적 정서라는 게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그때는 보편적 정서였지만 지금은 빈부격차의 심화로 나타난다. 출발선이 달라지는 것이다. 다행히 아동보호시설에서 나와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사회적 격차 문제도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가겠다고 하니 이번 보고에 많은 기대를 갖게 된다.


말 나온 김에 올해 시행계획을 좀 더 살펴보자. 32개 중앙행정기관 합동으로 수립한 청년정책 시행계획은 일자리, 주거, 교육, 복지·문화, 참여·권리 5개 분야 376개 과제를 중심으로 24조6000억 원을 투입한다. 청년들의 삶 전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신설하는 일자리 도약 장려금과 월세(20만 원) 특별지원, 마음건강 바우처 사업의 경우 그동안 나타났던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은 대표적인 사업들이다.


청년내일저축계좌와 청년 희망적금,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처럼 소득수준별 맞춤형 자산형성 3대 패키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우대형 청약통장도 연소득 3000만 원에서 3600만 원으로 확대하고, 월세 대출 요건도 연소득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확대한다고 하니까 체크해 뒀다가 목돈을 모으거나 대출받을 때 활용하면 좋다.


정책 결정 과정에 청년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대책도 칭찬할 만하다. 청년들이 참여하는 정부위원회를 134개에서 90개를 더 추가한다. 나 역시 여러 위원회에 적을 두고 오랜 시간 활동해왔지만 어딜 가나 청년층은 거의 없었다. 정책 결정 과정에 있어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각종 위원회에서 여성 참여 비율을 맞추듯이 청년들의 비율도 일정하게 반영하자고 제안해 온 터라 이번 조치가 더 반갑다. 새롭게 지정되는 56개의 정부위원회는 위원 위촉 시 10% 이상을 청년 위원으로 위촉한다. 개인적인 숙원이 이뤄지는 것 같아 보람이 크다. 이를 통해 좀 더 실효성 있는 청년정책과 사업들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이승진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마을혁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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