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문화예술 프로그램 알려주는 플랫폼으로”

구승은 인턴 / 기사승인 : 2021-07-21 0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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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문화

꿈꾸는 문화공장 별동대 기라영 문화기획자

▲ 기라영 문화기획자 ©구승은 인턴기자


Q.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울산이 고향이다. 다른 지역에서 공부하다가 울산으로 돌아온 지 10년이 됐다. 원래는 작가로 활동하다가 2016년부터 기획자로 활동하게 됐다. 인프라가 없는 게 너무 답답해 직접 사람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기획 일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 기획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고, 전시기획, 전시행사, 교류 프로그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나보다 젊은 문화예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 두 가지를 중점으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아트그라운드hQ는 전시공간이기도 하면서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워크숍도 하고 회의도 하는 공간이다.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2019년부터 북구예술창작소라는 레지던시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Q. 작년부터 문화도시 준비과정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어떤 마음으로 참여했는지?


문화도시는 내게도 생소한 단어였다.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갈증이라고 할까 그런 게 계속 있었다. 일단 문화예술 인프라가 없다는 건 모두가 느끼고 있지 않나. 그래도 작년에 문화도시라는 목표를 향해 다양한 영역에서 분과가 만들어지고 시민들이 모이고 무엇인가를 시도한다는 의미에서는 큰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작은 단위지만, 계속 확장되면 정말 우리가 원하는 문화도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바로 성과를 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다양한 영역에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된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었다. 그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한 동기도 마찬가지로 우리 지역에 이렇게 작지만 의미 있는 단위의 활동이 일어나기를 항상 바라왔기 때문이다. 같은 목표로 모여서 우리 지역을 함께 고민하면서 의견을 내는 과정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Q. 아쉬운 점은 없었나?


준비기간이 짧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어떤 것을 해야 할지 깊게 고민해왔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시간이 걸려도 이런 활동들이 제대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어나길 바란다. 억지로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도출되기를 바란다.

Q. 올해는 문화도시 별동대 활동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문화도시 별동대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목표로 시범 사업들을 진행해보고 있다. 별동대 구성원들은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문화도시 캠페인을 기획했다. 우리도 문화도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듯이, 시민들도 문화도시를 생소하게 여길 거라고 생각했다. 문화도시를 알리고 홍보하자는 취지로 기획을 시작했다. 다들 본업이 있는 친구들인데 금요일마다 퇴근하고 모여서 회의했다. 그렇게 기획된 게 CS24(Culture Store24) 문화편의점이었다. 대다수 노동자가 교대근무 체계로 누구는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고, 누구는 저녁에 출근해서 새벽에 퇴근한다. 퇴근하고 나면 운동하거나 영화를 보는 거 말고는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더라.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없고. 그래서 24시간 언제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CS24 문화편의점을 기획하게 됐다.

Q. CS24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됐는지?


강동에서 이틀 동안 문화도시를 홍보하면서 아침 요가, 쌀막걸리 만들기, 울산 로컬 음식인 맨집 만들기 등 다양한 현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설문조사도 진행했는데, 울산에 있는 것과 없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이 울산에 있는 것은 자연, 없는 것은 소극장과 미술관이라고 하더라. 울산에는 소극장도 있고 미술관도 있다. 다들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가야 볼 수 있는지를 모르고 있더라. 플랫폼을 만드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플랫폼도 중요하겠지만, 오프라인 플랫폼도 반드시 필요하다. SNS와 거리가 있는 사람들도 누구나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편의점이 문화예술 프로그램 정보를 알려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면 좋겠다. 일본의 경우에는 편의점에서 공연 티켓이나 디즈니랜드 티켓을 판매한다고 하더라. 우리도 편의점에서 문화예술 프로그램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CS24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모사업으로 CS24를 기획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지속해보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였다. 한 번의 사업으로 뭉쳤다가 흩어지는 게 아니라 지속해서 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있다.
 

▲ 북구 정자 바닷가 공연. 꿈꾸는 문화공장 별동대의 CS24(컬쳐스토어24)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구승은 인턴기자

Q. 문화도시 별동대,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에 프로그램을 끝내서 다들 지쳐있다. 대부분 현장 일이었고, 준비할 것도 많아서 피곤한 상태다. 그래도 모두 이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 한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한두 번 하고 끝나지 않나. 확장되지 못하고 끝나는 일회성에 불과한 공모사업을 바라지 않는다. 활동을 지속해 나가다 보면 언젠간 입소문이 나서 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구성원들의 뜻이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별동대 멤버는 7명밖에 안 된다. 각자 다른 영역에서 일하고 있지만, 다들 일을 잘하는 친구들이라 손발이 딱딱 맞아떨어져서 짧은 시간에도 각자의 역할을 잘 해냈다.

Q. 법정문화도시 지정이 아닌, 울산이 진정한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진정한 문화도시가 되려면 우리의 입으로 ‘울산은 문화도시다’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입으로 ‘울산 거기는 진짜 문화적인 도시더라’라고 얘기가 나와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시민추진단처럼 주체적으로 시민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들이 지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함께 열을 내줘야 한다. 울산이 진정 그런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구승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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