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와 칼 폴라니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1-11-17 00: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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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성독

2500년 전 공자를 따르는 사람들은 기계를 써서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장자학파는 기계 쓰는 것을 아주 꺼렸다. 20세기 칼 폴라니가 <거대한 전환>에서 말했다. 산업혁명으로 생산의 주체가 인간에서 기계로 바뀌자 인간의 노동력과 천혜의 자연이 상품이 되었다. 이로써 비인간화와 자연 파괴가 필연적으로 이어졌다. 인간이 만든 생산물에는 사람의 마음과 자연의 숨결이 살아 있었는데, 기계가 만든 상품은 양쪽의 혼이 모두 빠져 일회용품이 되었다. 장자학파의 우려가 현실이 되어 지구의 미래가 위태롭다.


우주와 만물은 氣로 이루어졌다. 만물 가운데 하나인 인간도 氣로 이루어졌다. 氣가 氣를 이해하고 氣로 이루어진 연구물이 축적되어 인간의 능력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아이티 개발자들이 연구물을 오픈소스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돈보다는 인간과 자연과 지구를 생각하는 스타트업 CEO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기술독점의 ‘산업화시대’에서 기술공유의 ‘아이티시대’로, 지구를 망치는 ‘하이테크(High Tech)’에서 지구를 살리는 ‘딥테크(Deep Tech)’ 시대로 거대한 전환을 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인간성을 회복하고 자연을 보전하는 신기원을 이룰 것이다. 우리가 기계를 편리하게 썼지만, 인류와 자연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제 사람은 새로운 기술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 오늘날 인류는 편향된 근대 유럽의 물질주의와 공자파의 덜렁거림과 장자파의 소심함을 모두 극복하고 있다.

<장자>, ‘외편’11, 天地

子貢南遊於楚(자공남유어초)하고 : 자공이 남쪽으로 초나라를 유람하고
反於晉(반어진)할새 : 진나라로 돌아오다가
過漢陰(과한음)에 : 한수 남쪽을 지나는 길에
見一丈人方將為圃畦(견일장인방장위포휴)라 : 한 노인이 채소밭을 돌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鑿隧而入井(착수이입정)하여 : 그는 땅을 파고 우물로 들어가 (隧굴수,구멍수)
抱甕而出灌(포옹이출관)이라 : 항아리에 물을 퍼 들고나와서 물을 주고 있었다.
搰搰然用力甚多而見功寡(골골연용력심다이현공과)라 : 힘을 무척 많이 들이고 있었으나 효과는 거의 없었다. (搰힘쓸골,땅팔골)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말을 걸었다.
有械於此(유계어차)하면 : “여기에 기계가 있다면
一日浸百畦(일일침백휴)라 : 하루에 많은 밭에 물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用力甚寡而見功多(용력심과이현공다)하리라 : 힘을 아주 적게 들이고도 그 효과는 클 것입니다.
夫子不欲乎(부자불욕호)아? : 어르신은 왜 기계를 쓰지 않습니까?”
為圃者卬而視之曰(위포자앙이시지왈) : 밭을 돌보는 노인이 고개를 들어 자공을 보면서 말했다.
奈何(나하)요 :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曰(왈) : 자공이 말했다.
鑿木為機(착목위기)인데 : “나무에 구멍을 뚫어 만든 기계인데
後重前輕(후중전경)이라 : 뒤는 무겁고 앞은 가볍습니다.
挈水若抽(설수약추)한데 : 손쉽게 물을 풀 수 있는데 (挈손에들설,抽뺄추)
數如泆湯(삭여일탕)하니 : 빠르기가 물이 끓어 넘치는 것 같으니, (泆끓을일,湯끓을탕)
其名為槔(기명위고)라 : 그 기계 이름이 고입니다.”
為圃者忿然作色而笑曰(위포자분연작색이소왈) : 밭일하는 사람이 성이 난 듯 얼굴빛을 바꿔 웃으면서 말했다.
吾聞之吾師(오문지오사)하니 : “내가 우리 선생님께 듣기로는
有機械者必有機事(유기계자필유기사)하고 : 기계를 가진 자는 반드시 기계를 쓸 일이 생기게 되고
有機事者必有機心(유기사자필유기심)하고 : 기계를 쓸 일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기계에 대해 마음을 쓸 일이 생기고
機心存於胸中(기심존어흉중)하면 : 기계에 대한 마음 쓰임이 가슴에 가득 차면
則純白不備(즉순백불비)하고 : 순박함이 갖추어지지 않게 되고
純白不備(순백불비)하면 : 순박함이 갖추어지지 않게 되면
則神生不定(즉신생부정)하고 : 정신과 성격이 불안정하게 되고
神生不定者(신생부정자)는 : 정신과 성격이 불안정한 사람에게는
道之所不載也(도지소부재야)라 : 사람의 도리가 깃들지 않게 된다고 했습니다.
吾非不知(오비부지)요 : 나는 기계의 쓰임새를 알지 못해서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羞而不為也(수이불위야)라 : 부끄러워서 쓰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子貢瞞然慙(자공만연참)하며 : 자공은 눈을 내리깔고 부끄러워 (瞞눈감을만)
俯而不對(부이부대)라 : 몸을 굽힌 채 응대하지 못했다.
-하략-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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