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야생동물 ‘집박쥐’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 기사승인 : 2021-07-20 00: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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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야생동물

▲ 집박쥐 성체의 전형적인 모습(경북 영덕)-정철운 박사

▲ 손 위의 집박쥐 성체. 몸의 크기를 알 수 있다.



■ 분류: 익수목 애기박쥐과
■ 학명: Pipistrellus abramus(Temminck, 1838)
■ 영명: Japanese Pipistrelle

1990년대까지 전국 시군 읍면 소재지 마을에 가면 해가 진 이른 저녁부터 도로와 건물, 하천 위를 날아다니는 박쥐를 볼 수 있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은 궁금해하며 박쥐를 구경하곤 했다. 가끔 박쥐가 새까만 어둠 속에도 잘 날아다니는 이유가 밤눈이 밝아 그렇다는 잘못된 속설에 야맹증이 있는 사람을 위해 잡아서 약재상에서는 건조된 박쥐를 매달아 팔았다.


우리나라에 사는 박쥐의 종류는 현재 알려진 게 24종, 그 가운데 마을 창고, 오래된 건물, 학교 특히 집안까지 들어와 주인 몰래 일년내내 사는 박쥐는 단 1종, 집박쥐다.

 

▲ 도로 교각 틈새에 사는 집박쥐 무리(경북 경주)-정철운 박사

 

▲ 시내 도로 위를 비상 중인 집박쥐(경북 경주)-정철운 박사

크기는 머리와 몸길이 4~6cm의 작은 체구에 꼬리는 3~4.5cm. 몸무게는 5~10g. 소형의 박쥐로 다른 박쥐와 달리 주로 농촌 마을과 전원도시 안팎에서 생활해, 인간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동거하는 박쥐로 유명하다. 등은 약간 어두운 갈색이고 배는 밝은 회백색의 털 색을 지닌다. 


잠자리는 주로 사람이 사는 집의 방과 지붕 틈새 천장 공간을 즐겨 이용하며, 박쥐가 한 지붕 아래 같이 사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너무 오래 사용했거나 많은 집박쥐가 사는 가옥의 경우, 오줌과 똥으로 천장 합판 등이 변색하고 일부 훼손돼 배설물이 방으로 떨어지거나, 번식기인 여름철에 한밤중에 새끼를 돌보느라 내는 소음에 집주인이 집박쥐인 줄 모르고, 쥐로 생각하고 구제해 달라고 신고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 하천 교량 하부 벽면에서 쉬고 있는 집박쥐(울산광역시)-정철운 박사

 

▲ 건물 벽에 붙어 휴식하고 있는 집박쥐(경북 경주)-정철운 박사

먹이는 모기, 나방을 즐겨 잡아먹고 갑충이나 노린재 등 다양한 곤충을 먹으며, 일몰 후 먹이활동에 집중해 2시간이 지나면 배를 채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부터 늦가을에 걸쳐 교미해 암컷은 정자를 저장한 뒤, 동면에서 깨어난 뒤에 수정이 이뤄진다. 초여름에 1~3마리(드물게 4마리)의 새끼가 태어나며, 약 30일이 지나면 어미와 같은 크기로 성장하고 날기 시작한다. 태어난 해 가을에 성적으로 성숙한 상태까지 성장해 교미하고 이듬해 여름 만 1세가 되면 출산한다. 수명은 암컷이 5년, 수컷은 3년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의 거주환경 변화, 병충해 방제 살충제 분사 등에 의한 먹이 곤충 감소 등의 원인으로 마을 안에서 생활하던 집박쥐는 마을 외곽으로 쫓겨나고, 개체 수도 감소하고 있다. 지금은 인위적인 도로 시설물 틈새에서 거주하고, 야간에 교량 하부에서 휴식하고 있는 집박쥐를 겨우 볼 수 있다. 


집박쥐는 세계적으로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고 일본과 중국 본토에만 서식하고 있는 동아시아 특산종이다. 

 

▲ 집박쥐 세계 분포도(출처: IUCN 적색 자료)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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