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은 산림파괴 사업을 당장 멈춰라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21-07-12 0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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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산림청이냐, 산림파괴청이냐? 지금 산림청을 향한 국민적 공분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지난 6월 24일 공영방송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시사직격’에서 보도한 ‘벌거숭이 산의 진실, 우리만 몰랐다’를 시청한 국민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 그 충격과 분노가 댓글과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실은 그 전부터 환경단체와 헌신적인 환경운동가들의 외침이 있었다. 환경운동연합을 중심으로 산림파괴에 앞장서는 산림청을 상대로 대응팀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으며, 최병승 목사는 직접 현장을 누비는 취재와 인터넷 매체 기사를 통해서 감춰진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KBS 시사직격도 이런 노력이 밑바탕이 돼 취재 보도가 이뤄진 것이다.


산림청은 탄소 중립을 위해 2050년까지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 중이다. 굉장히 좋은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문제는 30억 그루의 묘목을 심기 위해서는 한창 우거진 숲을 그 이상으로 베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나무를 심기 위해서 한창 자라는 나무를 베어내는 일을 산림청이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몇 년째 진행하는 중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산림청이 내세우는 이유는 숲을 통한 탄소 흡수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란다. 나무가 30년 이상 자라면 탄소흡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장이 빠르고 탄소흡수 능력도 좋은 어린나무로 대체 조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산림청 정책의 토대다.


이 해괴한 논리를 산림청 산하 연구원 석박사들이 제시했다. 그래서 지금 전국 방방곡곡에서 울창한 숲을 이루던 산의 30~50년생 나무들이 곡소리를 내며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한 해에 2만5000ha씩, 이후에는 3만ha로 넓혀갈 계획이어서 산림청 계획대로 2050년까지 벌목이 진행되면 총 잘려나가는 숲의 면적은 90만ha에 이른다. 이게 얼마나 넓은 면적인지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면 울산광역시 면적의 9배, 서울시 면적의 약 17배에 이른다. 매년 국민 혈세를 수조 원씩 들여서 애써 가꾼 숲을 벌거숭이로 만들고 있으니 미치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뻘짓 아닌가?


숲을 이루는 나무와 사람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오래 사는지는 아이들도 알만한 상식이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면 나무를 심는 것은 천년을 바라보는 투자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산림청은 나무 나이가 30년을 넘으면 성장이 더디고 탄소 흡수능력도 떨어진다는 가설을 전제로 대체 조림 정책을 수립했다. 그러나 산림 전문가들은 30~50년 정도의 나무는 이제 막 청년기에 접어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일반 국민이 알고 있는 상식도 그렇다. 어린나무의 탄소흡수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2050년까지 산림청 계획대로 추진하면 3400만 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약 29억 톤의 탄소를 더 배출함으로써 탄소중립에 역행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베어내는 나무들은 대부분 필프 공장이나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보내진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보조금 제도를 시행하면서 에너지원에 따라서 가중치를 부여하는데 가중치가 높을수록 보조금을 많이 받는다. 미이용 바이오매스는 태양광보다 월등히 높은 가중치를 적용받는데 지금 마구 베어내는 나무를 목재가 아닌 미이용 바이오매스로 처리하면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니까 벌목업자들은 목재로 쓰기에는 아직 어린나무 즉 30~50년생 나무를 베어내야 돈벌이가 되는 구조다. 산림청은 벌목업자들이 그런 나무를 마음껏 베어낼 수 있도록 탄소중립을 앞세운 대체 조림 정책과 벌목한 나무를 미이용 바이오매스로 처리하면 보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걸 2050년까지 지속한다는 것이니까 산림 분야 업자들 입장에서는 정부 보조금이란 꿀단지에 30년 이상 안정적인 빨대를 꽂는 것과 같다. 기가 막힌 상부상조 이게 우연일까?


나무를 베어내고 묘목을 심기 위해서는 장비를 동원해 임도를 내고 베어낸 나무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오랜 세월 자연 스스로 질서를 유지하던 숲은 처참하게 망가진다. 표피 토양이 유실되고 절개지가 생겨서 산사태 원인이 된다. 아름다운 경관과 맑은 공기를 제공해 주던 숲은 벌거숭이 민둥산으로 변한다. 수많은 동식물이 깃들어 사는 공동 서식지 숲을 인간의 잣대로 재단해 마음대로 잘라내는 것은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는 폭력이다. 산림청은 산림파괴의 굿판을 당장 멈춰야 한다. 국민 혈세로 지원하는 보조금은 산림파괴가 아니라 산림을 가꾸고 보호하는 사업에 지원해야 한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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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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