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나 어린이집, 경찰수사 종결돼 검찰 송치

김선유 기자 / 기사승인 : 2021-02-03 17: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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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학대 관련 통계.  보건복지부 제공.

[울산저널]김선유 기자=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울주군 나 어린이집에서 28개월 된 I군이 보육교사에 의해 몇 시간을 식탁겸용 의자에 앉은 채 방치돼 정서적 학대를 받아온 사건이 발생했다.

 

울산울주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1월 28일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로 송치한 상황이다. 울산울주경찰서는 J 보육교사와 K 보육교사에게 정서적 학대, 학대방조 혐의를 적용해 ‘아동복지법 위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울산시는 지난 1월 26일 ‘제1회 행정심판위원회’를 열어 ‘영유아보육법 위반 시정명령 등 취소 사건’ 등 9건을 심리·의결했다. 이날 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최근 영유아보육법 위반 관련 사건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영유아보육법’ 제15조의4에는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는 자는 아동학대 방지 등 영유아의 안전과 어린이집의 보안을 위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설치 관리하도록 하고 있고, CCTV에 기록된 영상정보를 60일 이상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구청장 등은 기간을 정해 그 시정을 명할 수 있으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행정심판위원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심리 사례가 있었다. 울산지역의 한 어린이집에서 만2세반 담임교사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는데, 담당 구청에서 해당 어린이집에 운영정지 6개월 처분을 하자 어린이집 원장은 아동학대 행위자가 아닌데도 어린이집에 행정처분을 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울산시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이를 기각 재결했다.  

 

‘영유아보육법’ 제18조 및 제45조에는 어린이집의 원장은 어린이집을 총괄하고 보육교사와 그 밖의 직원을 지도·감독하며 영유아를 보육하고, 구청장 등은 보육교직원 등 설치·운영자의 관리·감독 하에 있는 자가 ‘아동복지법’ 제3조제7호에 따른 아동학대 행위를 한 경우에는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는 자가 한 행위로 보고 1년 이내의 어린이집 운영정지를 명하거나 어린이집의 폐쇄를 명할 수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어린이집 관련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원장의 보육 교직원에 대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의무를 부여하고 있어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거나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실시한 것만으로는 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며 “어린이집 원장은 수시로 보육 현장을 살펴보며 현장지도를 하는 등의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충분히 해 아동학대를 예방할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 CCTV 관리 의무는 아동학대 예방 등 영유아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행정청에서는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행정처분할 수 있어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CCTV 영상정보 60일 이상 보관 의무를 위반했다면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신속하고 공정한 심리를 위해 매월 운영하고 있고, 경제적 사유로 변호사 등 대리인 선임이 곤란한 청구인에게 무료로 국선대리인 선임 지원 등을 통해 시민 권익 구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 방안 마련

보건복지부는 1월 19일 제1차 사회관계장관 회의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동보호 강화를 위해 그간 여러 차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에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배치’, ‘즉각분리제도 법제화’, ‘보호쉼터 확충’ 등을 내용으로 하는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 대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 추진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생후 16개월 된 아이를 양부모가 장기간 학대해 숨지게 한 일명 ‘정인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학대예방경찰관(APO)과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이 개입했음에도 대응인력의 전문성‧협업 등 노력 부족으로 현장에서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에 대해 피해 아동 관점에서 세밀한 대응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아동 보호를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1월 8일 국회는 아동학대 방지 및 처벌 강화를 위해 마련된 민법 개정안과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 등 이른바 ‘정인이법’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정인이 사건’ 대응과정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현장 대응 단계별 장애요인을 분석한 것을 토대로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어 3월부터 시행하는 ‘즉각분리제도’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관련 기관 등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전담 대응인력 확충 및 근무여건 개선

초기 대응의 전문성과 이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 배치되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은 총 160시간(4주)으로 교육시간을 기존의 2배로 확대하고 현장 체험형 실무교육, 법률교육 등 필수 업무 내용 위주로 내실화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업무 수행 중인 전담 인력의 경우 매년 40시간 과정의 보수교육을 신설해 업무 숙련 단계별 역량 축적을 지원하고, 주요 사례집도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학대예방경찰관(APO)을 대상으로 심리학·사회복지학 등 관련 학위 취득 지원 등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정부는 단계별 현장 대응인력의 역할을 명확히 정립하고 협업을 강화해 경찰, 공무원 교육 과정에 반영하고 합동교육을 활성화해 아동학대 대응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대응인력 확충 및 근무여건 개선 방안으로 아동학대 조사 공공화를 위해 전국 229개 시군구에 664명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조속히 배치하고 수요조사 등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추가인력도 신속히 보강한다. 또한, 분리보호 아동의 양육 상황을 점검하는 지자체 아동보호 전담 요원도 2021년 190명, 2022년 191명 등 단계적으로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시·도경찰청에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을 포함한 ‘여성청소년수사대’를 신설해 13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 전체를 시·도경찰청 단위로 격상해 전담 수사하는 한편, 일선 경찰서에 교대근무에 따른 수사 연속성 강화를 위한 여성청소년강력팀 설치를 확대하고 강력팀 업무에 아동학대 수사를 추가해 경찰서 단위에서의 아동학대 대응력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 현장점검 실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심층 사례 관리 전담 기관으로서 가족기능 회복 지원을 통해 재학대 방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와 함께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해 개선사항을 마련하고,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시도별 거점 아동보호전문기관 내 심리치료센터를 운영해 피해 아동 심리안정을 지원하고 다른 기관 내 심리치료 역량 강화도 지원한다. 또 학대 피해 아동 치료를 위한 전담의료기관 지정 추진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 지역, 의료기관 간 양해각서(MOU) 체결 등으로 의료 지원을 내실화할 계획이다. 또한 사법부와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개선 필요성을 공유해 아동학대범죄 양형기준 제안서를 마련해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아동학대 가해자 엄벌 촉구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1월 2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울산에서 발생한 남구 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수사당국은 철저히 수사하고 범인을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남구 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남부경찰서의 재수사로 80여 건 넘는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되면서 초기 경찰조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재수사로 지난해부터 아동학대 피해자 P군의 부모가 초기 수사에서 누락됐다고 호소하던 ‘물을 억지로 먹이는 행위’, ‘다른 아이들이 남긴 밥까지 억지로 먹이는 행위’ 등이 신체적 학대 혐의로 인정돼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성명을 통해 “소아청소년과의사들은 맹물을 아이에게 단시간에 저렇게 많이 먹이면, 혈중 sodium(Na+) 농도가 떨어지고 물이 뇌세포로 이동하면서 뇌가 부어서 경련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며 “이 경련은 심각한 상황이라 뇌가 큰 손상을 받거나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저런 천인공노할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대해 아이들의 건강을 최일선에서 지켜왔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감독 당국의 책임은 없는지 철저히 들여다볼 것이고 정인이 사건에 소청과의사회가 어린이 건강 전문가로서 전문가 의견을 냈듯이 이 사건에도 검찰에 사실관계 파악을 통해 전문가 의견을 내서 범인이 무고한 아이와 부모에게 큰 상처를 준 데 대해 분명히 단죄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임현택 회장은 지난 1월 27일 울산을 방문해 울산지역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학부모들을 만나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날 임 회장은 피해 학부모들에게 의학적 상담과 더불어 아이들의 심리치료 방향을 제시하고 아이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끝까지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또 임 회장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사설 기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전 구·군의 피해 학부모들에게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 의견서에는 피해 아동의 증상에 필요한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의학적 의견이 담겨있다. 아울러 임 회장은 각 어린이집 학대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검찰과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월 29일 인터뷰를 통해 임 회장은 “지난해 울산지역 전 구·군에서 발생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단체장, 경찰관, 공무원, 기관장이 아동학대 문제에 대해 크게 간과했다”며 “아이들이 당한 학대는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 역시 죄책감과 충격으로 인한 피해가 커 의료적 지원이 시급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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