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지는 꽃 하고초

최미선 한약사 / 기사승인 : 2021-07-19 00: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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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약재 산책

 

초등학교 시절 여름, 유난히 하교 시간이 길었다. 하교할 때 들판은 그야말로 먹을 것 잔치였다. 꿀풀을 따서 입에 넣기도 하고, 삐비를 뽑아 껌처럼 씹기도 하고, 신 싱아를 찡그리며 질근거리기도 하고, 뻗어 나온 칡넝쿨의 갈용을 잘라먹기도 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꿀풀이었다. 맛도 좋지만 그 빛깔이 고와서 시커멓게 그을린 얼굴로 들판을 총총거리고 다녔다. 보라색 꽃을 따서 끝을 입으로 쪽쪽 거리면 달콤한 물이 입안으로 흘러들었다.

 

 

 


꿀풀은 한약명으로 하고초(夏枯草)라고 한다. 여름에 지는 꽃이라는 뜻이다. 다년생 식물로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약재로 사용할 때는 꽃이 질 때 채취해 말린 후 사용한다. 하고초의 약성은 서늘하다. 주로 안면부와 두면부의 열을 내리거나 압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주로 혈압을 내리고 편도선염을 다스리고, 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눈이 아플 때 사용한다. 하고초의 속명인 프루넬라(Prunella)는 라틴어로 편도선염을 뜻하는 독일어 브루넬라(bruneiia)에서 유래됐다고 하니 그 효과가 작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눈이 아플 때 많이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그 사용 빈도가 많지는 않다. 약성이 서늘한 만큼 자신의 체열 상태에 주의를 기울여 복용해야 한다. 체열이 낮은 사람이나 허약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혈압이 높고 두통과 안통이 자주 있고 편도선이 잘 붓는다면 하고초를 차로 음용하기를 권한다.

 


아마도 그 여름 우리가 꿀풀을 찾아 먹었던 것은 더위를 식히고자 하는 본능의 발로였을지도 모른다. 


최미선 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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