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바우처법, 분권민주주의 지키는 풀뿌리 언론에 방점 찍어야

이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3 0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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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바른지역언론연대 ‘미디어바우처법 제정방향’ 토론회
▲ 5일 서울 이룸센터에서 ‘독과점 언론시장 개선과 분권 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바우처법 제정 방향’ 세미나가 열렸다. ©바른지역언론연대

 

지난 7월 5일 서울 이룸센터에서 열린 ‘독과점 언론시장 개선과 분권 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바우처법 제정 방향’ 세미나에는 전국의 풀뿌리 주간신문 구성원 50명이 어려운 시간을 쪼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좌장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주간지 우선지원선정사협의회 오원집 대표가 맡아 진행했다. 


민형배 국회의원실 주최, 바른지역언론연대, 지역신문발전기금 주간지 우선지원선정사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정부광고와 연계한 미디어 바우처법과 관련, ‘미디어 바우처’에는 대체로 공감하나 이를 정부 광고와 연계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발제를 맡은 이영아 회장은 미디어바우처법이 분권민주주의에 방점을 찍고 시군단위 지역주간지 신문이 건강하게 지속가능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발제에서 소수 전국지가 언론시장을 독과점하는 중앙집권체제를 벗어나 다수 지역신문을 통한 언론시장 다원화에 기여하는 자치분권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신문 육성을 위한 투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투자”라고 단언했다. 정부 광고 배정 한국ABC협회 부수공인제도는 신뢰도가 이미 바닥을 쳤으며 지자체가 광고 집행 시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광고의 한국언론진흥재단 위탁 대행 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지자체 광고는 위탁기능이 거의 없고 그냥 거치는 절차임에도 위탁수수료를 가져가면서 그렇게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은 전국지와 일부 지방일간지에 집중되며 지역주간지에는 거의 혜택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승원 의원의 입법안대로 할 경우에 다소 정파적인 전국일간지나 인터넷신문이 미디어바우처 역시 독점하면서 당초 취지대로 실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쿼터제를 적용해 풀뿌리민주주의를 지키는 지역주간지에 50% 이상 배당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김승원 국회의원의 법률안 제안 이유 관련 “시민참여를 통한 공공저널리즘 활성화, 시민의 미디어 이용기본권실현, 분권 민주주의 성장을 위한 건강한 지역언론 육성 등 미디어 바우처제도의 근원적 가치를 담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안 목적에도 분권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건강한 지역언론 육성 등의 목적이 포함돼야 지역신문 지원내용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디어바우처 대상에는 발행주기 준수와 자체 생산기사 50% 이상, 최저임금 4대보험 적용 등 언론사로서 갖춰야 할 가장 기본 요건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바우처의 후원비율 제한을 일괄적으로 정하지 말고, 쿼터제로 풀뿌리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쪽으로 지역주간지에 대한 비율을 높이자며 전국지 및 전문지 20%, 지방지 30%, 지역지 50%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디어바우처법, “시도는 좋지만, 제대로 될지 우려도”

김승원 국회의원은 “1년 정부 광고비 약 1조800억 원 중 8400억 원을 18세 이상 국민 4200만 명에게 1인당 2만 원씩 제공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언론 신뢰도가 바닥이라 별도 예산 마련이 어려우니 이렇게 정부 광고 예산을 활용해 국민에게 제공하자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민이 직접 좋은 언론과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이비 언론을 가리고, 권력과 자본의 부조리,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기사, 공동체의 미래를 다루는 기사, 지역의 미담 사례 등 골고루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취지”라고 법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언론전문가들이 지적한 정부 광고와 미디어바우처가 연계된 점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지만, 이에 대해 이는 타협의 산물이고, 언론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법안의 취지를 기억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조중동 등 주요 전국일간지의 경우 각자 바우처를 0.5%(8400억 기준 최대 42억)으로 상한선을 뒀다. 아무리 많이 받아도 현재보다 절반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동시에 포털 개혁도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역마다 일정 비율의 지역 기사를 노출하도록 포털과 제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언론재단 김선호 책임연구위원은 “정부와 공공기관, 언론에서도 여러 혼란이 예상되지만, 기존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며 “KBS가 수신료를 올리기로 결정한 만큼 올린 비율의 일정부분도 이 재원으로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진영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은 마이너스 바우처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부 광고와 연계된 미디어바우처가 여러 가지 혼재돼 있어 제 효과가 날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민진영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은 “미디어바우처법의 가장 큰 문제는 ‘마이너스 바우처’라며 실제 마이너스를 받아 환수조치가 되면 건강한 신문을 독자가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파적 갈등으로 특정 언론에 대한 마이너스 바우처 운동이 시작돼서 혼란이 올 수 있다”며 “이 법안은 정부 광고와 미디어바우처가 연계되면서 혼재돼 있어 어떤 효과가 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상적으로 좋은 기사라고 하면 탐사기획보도를 이야기하는데 그러면 결과적으로 대부분 사회부 기자, 정치부 기자에게 해당 수당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 기타 문화부 기자, 사진 기자 등은 똑같이 일하고도 배당받지 못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며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연예기사나 스포츠 기사에 대해 무한 클릭했을 떄의 상황에 대한 염려 또한 든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이준형 신문정책위원은 미디어바우처를 정부 광고 집행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준형 전문위원은 “정부 광고는 별도 지표를 새롭게 마련해야 하고, 미디어바우처는 별도 재원을 마련해 시민이 직접 구독하고 후원하는 경험을 쌓아 미디어 구독과 후원문화의 저변 확대를 이뤄야 한다”며 “포털이 아닌 매체별 홈페이지를 구축해 그곳에서 후원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체별 홈페이지에 들어가 꼼꼼하게 읽고 금액을 후원해야 절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효과도 가질 수 있다”며 “미디어바우처가 새로운 길이고 변수가 많은 아이디어이므로 특정 지역에서 시범 적용해 개선해가는 과정이 우선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옥천신문 황민호 상임이사는 “정부 광고뿐만 아니라 지자체 광고 기준을 원칙을 갖고 제대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 광고 집행 시 위원회를 구성해 구독을 기반으로 한 정량평가와 저널리즘에 대한 정성평가를 포함해 합리적인 광고 배분 과정이 있어야 하고, 현 소외계층 구독료 지원을 별도 재원으로 확대해 보편적인 미디어바우처로 확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바른지역언론연대 이영아 회장은 “미디어바우처법은 정부 광고와 국민평가제도가 연동되는 법으로 여러 가지 보완해야 할 점이 보이나 골격을 유지하고 일부 수정해서 통과되면 현장에서 풀뿌리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지역신문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발제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법안이 언론의 다원성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지역신문에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힘써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전남일보 기자 출신 민형배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나도 지역언론 종사자였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며 “옛 동지들을 만나 정말 반갑고,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풀뿌리 언론, 시민 생활에 밀착한 언론이 제대로 서야 하며 이를 위해 이번 토론회가 제대로 성과를 내어 법안이 잘 통과되길 빈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오원집 선정사협의회 회장은 “이번에 발의된 미디어 바우처법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쓰레기같은 언론이 사라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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