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파도

조숙 시인 / 기사승인 : 2021-06-01 00: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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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세상

파도를 알려면 바람을 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바다를 건널 때 거친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밀려오는 파도만 봐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조언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파도는 대부분 바람에 의해서 일어난다. 그래서 파도의 종류보다는 바람의 종류가 훨씬 풍부한 이름을 갖고 있다. 


같은 물 종류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물은 우리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그 종류도 섬세하게 분류돼 있다. 비꽃, 안개비, 이슬비, 여우비, 가랑비, 보슬비, 소낙비, 장대비, 술 마시고 싶게 하는 술비까지 비의 종류에 대해서는 이보다 몇 배의 이름이 있다.


울산의 앞바다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파도가 한 가지로 밀려오지는 않는 걸 볼 수 있다. 파도는 크게 바람과, 밀물과 썰물(기조력), 그리고 지진에 의해서 이뤄진다. 바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파도는 69.7%를 차지한다. 이 바람을 구분하는 군대식 계급이 있다. 보퍼트풍력계급이다. 바람세기에 따라 0에서 12까지의 13등급으로 나눈 바람의 등급이다. 1805년에 영국의 제독 보퍼트가 바람의 크기를 전달하기 편리하게 등급을 정하고, 1962년 현재의 보퍼트 풍력 계급이 결정됐다. 고요, 실바람, 산들바람, 남실바람, 건들바람, 흔들바람, 된바람, 센바람, 큰바람, 왕바람, 강풍, 전폭풍, 폭풍으로 불린다. 기상정보를 통해 내가 만날 파도를 미리 알게 된다면 위험을 피해갈 수 있게 된다. 


밀물과 썰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파도는 조수간만의 차라고 부른다. 지구와 달, 태양 사이의 인력에 의해서 생기는데 밀물로 인해 생기는 만조와 썰물로 인해 생기는 간조의 차를 말한다. 이것이 커다란 파도에 속한다. 조수간만의 차는 6시간 동안 서서히 진행된다. 지구의 자전과 해안선의 모양, 위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밀물과 썰물이 실제로는 파도가 한 번 출렁이는 현상이다. 밀물과 썰물의 파장 길이는 무려 지구 둘레의 반인 2만km다. 이럴 때 서해의 좁은 바위틈에서 보면 바닷물은 빠르게 휩쓸려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이다.


파도의 종류는 오로지 파장과 수심의 관계로 구분한다. 크기는 상관없다. 파도는 먼바다에서 일어나는 심해파와 해안가 근처에서 일어나는 천해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먼바다는 바람을 가로막는 방해물이 없고 바다가 깊어서 바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심해파가 일어난다. 배를 위아래로 출렁이게 하는 파도로, 파장이 물 깊이의 두 배보다 짧을 경우다. 수심이 깊으면 파가 바닥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물 입자는 원 운동을 하며 부드러운 S자 모양인 파장 고유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해안가 물 깊이가 파장의 1/20보다 얕아서 바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 천해파다. 쓰나미와 밀물과 썰물에 의한 파도가 대표적인 천해파다. 상하 운동과 전후 운동이 동시에 일어나며 진행돼야 할 파는 이 경우 상하 운동을 못 하고 물이 쏠려 마루가 뾰족한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천해파로 진행되던 파도는 수심이 점점 얕아져 파고가 수심보다 커질 경우 부서진다. 바닷가에서 시원하게 부서지며 밀려오는 하얀 파도가 바로 그것이다. 


30미터 높이의 파도를 타는 유명한 서퍼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서퍼들은 해안가의 천해파를 탄다. 바람이 물 표면과 마찰하며 만드는 파도를 즐기는 것이다. 물은 바람과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물이 올라갔다가 다시 아래로 떨어지면서 파도가 만들어진다. 바람의 속도와 바람이 수면을 따라 불 수 있는 거리에 따라 파도의 크기가 달라진다. 파도의 마루와 마루 사이의 거리를 파장이라고 하고, 마루가 반복되는 시간을 주기라고 한다. 서퍼는 파도의 모양을 피크, 립, 튜브, 스프, 페이스, 보텀, 탑, 파워존으로 나눠 부른다. 울산과 부산의 해안가에 튜브가 형성될 만큼 큰 파도가 밀려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페이스를 타고 스프가 형성되는 해안가까지 달릴 수 있는 파도는 많다. 파도를 온몸으로 만나는 계절이 왔다.


조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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