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기록] 세계 11위, 세계 108위 대한민국

백승아 기억과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2-03-21 00: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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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1위라는 높은 순위 그리고 세계 108위라는 낮은 순위는 모두 대한민국의 성평등 현황을 보여주는 국제지수 순위입니다(여성가족부 <2020 양성평등정책 연차보고서> 2021). 2022년 대한민국의 성평등에 대한 서로 엇갈린 인식처럼 극과 극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대한민국이 세계 189개국 중 11위를 차지한 성평등 국제지수는 성불평등지수(GII:Gender Inequality Index)입니다. 성불평등지수는 생식건강, 여성권한, 노동참여의 3개 부문에서 5개 지표로 산출합니다. 그런데 각 지표의 수치가 서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생식건강 부문의 지수는 매우 양호해서 세계 11위라는 높은 성적을 받는 가장 큰 요인이 됩니다. 생식건강은 모성사망비와 청소년 출산율을 지표로 하는데 우리나라 출생 10만 명당 사망하는 여성의 수는 11명, 청소년 여성인구 1000명당 출산 수는 1.4명입니다. 여성권한 부문의 두 가지 지표 중 중등교육 이상을 받은 인구 역시 여성 80.4%, 남성 95.5%로 비교적 높아 보입니다. 이에 반해 여성권한 부문의 지수는 큰 차이가 납니다. 2020년 대한민국의 여성의원 비율은 16.6%에 그치며 노동참여 부문의 경제활동 참가율 역시 여성 52.9%, 남성 73.1%로 성별 불평등을 보여줍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적어도 어린 나이에 출산하지 않고, 출산하다가 사망하지는 않으며 중등교육 이상의 교육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어렵고 국가의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것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가 전체 153개국 중 108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받은 성평등 지수는 성격차지수(GGI: Gender Gap Index)입니다. 이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매년 발표하는 지수로, 경제참여와 기회, 교육적 성취, 건강과 생존, 정치적 권한 부여의 4개 영역에 14개 지표로 구성돼 있습니다. 2019년 우리나라는 영역별로 보면 건강과 생존은 1위(지표: 출생 성비, 건강기대수명)이지만 경제참여와 기회 127위(지표: 경제활동 참가율, 유사업무 임금수준, 추정소득, 관리직 비율, 전문직 비율), 교육적 성취 101위(지표: 문해율, 초등교육 취학률, 중등교육 취학률, 고등교육기관 취학률), 정치권한 79위(지표: 국회의원 비율, 장관 비율, 국가수장 재직기간)로 세계 하위권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유사업무의 임금수준과 추정소득에서 성별 격차가 나타나며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고 관리직이나 전문직이 되기 어렵고, 장관이나 국가수장이 되기는 더더욱 어려운 사회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구조적 성차별은 있는가? 성평등 정책을 위한 정부조직은 계속 필요한가?’하는 질문에 성평등을 보여주는 국제지수는 이렇게 답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여성으로 태어나서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는 나라로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평등한 임금과 소득을 갖는 나라, 정치권한을 갖고 국가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나라로서는 낮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물론, 성평등 지수가 우리나라의 성평등 현황을 다 보여주지는 못하겠지요. 하지만 내부의 극단적 의견 대립이 있을 때, 한 걸음 밖에서 객관적인 데이터로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새 정부가 성평등 국제지수 사이의 극단적인 간극을 메워주는 정책을 펴기 바랍니다. 그래서 5년 뒤에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더 많은 국민이 자신 있게 ‘아니오’ 할 수 있었으면, 성평등 정책을 위한 정부조직이 자신의 소명을 다했다는 말에 더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백승아 기억과기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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