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민간환경감시센터설립, 그렇게 어렵나?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21-07-09 16: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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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간환경감시센터설립 부정적 입장에 공해피해주민들 발끈
울산시, 예산·인력 등 중복돼 장기검토 필요
이상범 처장 “장기검토는 안하겠다는 얘기로 들려”
▲ 8일 울산시의회 시민홀에서 미래비전위 녹색안전분과 주관으로 ‘울산민간환경감시센터 설치 관련 시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울산의 화학물질 이동 배출량 통계가 2018년 기준 여수국가산단이 1위, 울산미포국가산단이 2위, 온산공단이 3위로 울산의 화학물질 이동 배출량이 매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도별 증감량은 여수산단이 감소추세인 반면 울산미포국가산단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유해물질 단순 배출량 통계는 경기도와 경남에 이어 울산이 3번째로 많지만 면적 대비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울산이 경기도의 4.5배에 달하는 것이 확인됐다. 더욱이 울산은 인구밀집 광역시인데다가 국가산단과 도심지역이 맞닿아 있어서 시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높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17년 울산의 유해물질 배출량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으며 동구에 위치한 조선중공업단지에서 가장 많았고 자동차산업단지, 석유화학단지, 비철금속단지 순이었다. 2014년도와 2016년도에 걸쳐 울산지역의 산단에 유입된 화학물질들 중에서 자주 발생되는 암종과 관련된 발암물질들은 주로 후두암과 백혈병, 폐암 등과 관련된 물질들로 밝혀졌다. 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차 자료 분석결과, 남성의 경우 폐암이 1.39배, 간암 1.53배, 위암 1.43배로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 위암 1.48배, 유방암 1.48배, 갑상선암 1.52배 걸릴 위험이 높았다. 즉, 모든 암에 걸릴 위험이 남(1.61배), 여(1.33배) 모두 전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유해물질 측정수치 조작 반복
공단공해, 시민들 암 발병과 연관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심한 것으로 확인된 고려아연, LS니꼬동제련, SK에너지, S-oil,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그리고 석유화학단지와 인접한 주거지역 경계에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이를 상시 운영하는 감시센터가 필요해졌다"고 밝혔다.

울산은 전국 최대의 국가산단 2곳과 산업물동량이 많은 국제항이 있으며 유해화학물질 배출량이 전국의 13% 정도로 단위면적당 전국 최고수치다. 또 국가산단 소재 화학공장에서 폭발, 화재, 누출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대형선박의 배출가스와 화물선적 및 하역과정에서 대기오염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년 환경부가 조사하고 있는 내용은 대부분 비공개이며 국가산단 입주기업의 유해물질 측정수치 조작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공단공해가 시민들의 암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고 이는 환경단체 자체 대기질 모니터링 결과를 봐도 암 발병 연관을 뒷받침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범 처장은 “환경부에서 2003년도부터 울산지역 유해물질 배출조사를 했지만 조사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한 적이 별로 없으며 작년 7월부터 올 3월까지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울산지역 사업장 5곳이 대기오염 물질 측정값을 기록하면서 측정 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 성적서를 발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오염물질 수치를 조작해 검찰조사를 받은 것은 자가측정 및 고정식 측정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라며 “대기질 공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민관협치기구인 민간환경감시센터가 반드시 울산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간환경감시센터가 울산에 생기면 국가산단과 주변지역 대기, 토양, 해양오염도를 조사하고 주요 지점에 대한 정기적인 대기질을 측정하게 되고 자가측정(대행업체)에 대한 조작 및 불법배출 감시, 화학물질과 공해배출 환경지도와 DB를 구축할 수 있다.

이상범 처장은 “당진의 경우 두 번째로 만든 민간환경감시센터는 전액 시비로 운영하고 있다”며 “울산의 민간환경감시센터 설립에 많은 시민단체, 시의원, 공해로 고통받는 지역주민들, 심지어 울산시장도 의지를 가지고 있는데 유독 곤란하다고 입장을 밝히는 것은 시청공무원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처장은 “미래비전위원 90여명의 만장일치로도 의결한 민간환경감시센터 설립에 울산시는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도희 울산시 환경보전과장은 “민간환경감시센터를 설립해 상설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예산과, 인력 등이 중복돼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향후 민간단체와 협업해서 정기적으로 감시업무에 민간참여확대를 추진하고, 민간단체 협업감시활동의 추진결과에 따라 감시활동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처장은 “관에서 얘기하는 장기검토라는 얘기는 안 한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유감을 표했다. 울산내 5개 사업장이 대기오염물질 수치 조작으로 검찰조사를 받는 것에 대해 이도희 과장은 “환경부, 울산시 등 점검기관이 많은데도 대기자가측정 수치가 조작이 됐고 울산의 대기환경을 책임지고 있는 부서장으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울산시가 대기오염물질 적발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고 앞으로는 좀 더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민관환경감시센터 설치는 근거법률이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로 돼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지자체장이 협의해 설치하기로 돼 있다. 하지만 울산시가 일방적으로 ‘장기검토하겠다’고 답변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윤태양 산업폐기물반대 대책위 사무국장이 “센터설립은 지자체와 산자부가 협의하는 게 필요할 텐데 시에서 일방적으로 답변을 내리는 것은 이를 실행할 의지가 없다고 보인다”고 하자 시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산자부와 협의는 하지 않았지만 민간환경감시센터 설립제안은 법에 근거가 없는 것이어서 장기적으로 검토한다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국장은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조례를 가지고 얘기를 하는데 근거가 없다고 얘기하면 되느냐”며 “고려아연 자가 매립장도 산업단지 변경 계획안을 승인할 때 산자부 장관과 사전협의하기로 돼 있는데 하셨냐”며 물었다. 이에 대해 시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매립장은 소관사무가 아니다”고 답변했다.

또 윤 국장은 “온산에도 대기질 측정소가 있는데 대학이나 민간에서 측정장비를 비용을 들여 설치하는 곳이 많으며 최근 대기질 측정치가 조작돼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신뢰도의 문제가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당사안은 검찰수사중에 있으니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함부로 말하지 말아달라”고 답했다. 윤 국장은 결과가 나오면 울산시가 공식입장을 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민간환경감시센터 설립에 대해 서휘웅 울산시의원은 “국가나 울산시가 해야할 일들을 하지 못해 민간이 할 수밖에 없는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민간센터가 설치가 되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또 그에 대한 책임을 주는 부분까지 조례에 구체적으로 담으려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당진화력 민간환경감시센터 전액 시비로
산자부 시범공모사업 응모로 전국 최초


2018년도에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와 방폐장이 있는 지역을 5개의 권역으로 묶어 중앙정부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으며 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가 운영되고 있다. 감시기구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주민대표·시민단체 대표 및 원전전문가가 참여하는 조례를 제정해 감시위원회·운영위원회·감시센터를 두고 있으며 주변지역 방사성 측정 등 환경모니터링과 원전 운영 전반에 관한 감시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운영에 따른 환경 유해물질 배출 등으로 주변지역 환경훼손과 건강증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증가하고 있지만 석탄화력 주변지역에는 원전주변의 민간환경감시기구와 같은 감시기구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해서도 원자력발전소처럼 민간 환경감시체계 구축을 위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다양한 문제제기와 정책제안이 수용돼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센터를 추진하게 됐다. 또 화력발전의 환경영향에 대한 국민적 관심 및 이해 갈등의 증가도 민간환경감시가 필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당진 민간환경감시센터는 당진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환경, 건강 등 우려사항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창구가 부재했던 점, 당진화력소 주변지역에서 발생하는 상시적인 환경문제에 대해 일상적인 감시와 측정자료 분석 및 사고발생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그 필요성이 더해졌다.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지역도 2018년도부터 전력산업기반 기금을 지원받아 당진화력발전소 민간환경 감시기구를 시범 운영했고 이후 2019년 11월 공모사업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는 중에 있다. 당진시는 국비가 보조되는 산자부 시범 공모사업에 응모해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당진화력 민간환경감시센터를 설립했다. 그리고 그 경험과 운영평가를 바탕으로 조례 개정과 전액 시비부담 등 적극적인 의지로 2020년 4월 현대제철 및 산업단지주변에 환경감시센터를 설립해 15개월째 활동중이며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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