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가게에 오는 모두가 환경운동가’

구승은 인턴 / 기사승인 : 2021-08-11 00: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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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지구

UBC 조민조 PD, 김장희 PD
▲ 김장희 PD(왼쪽), 조민조 PD(오른쪽) ©조강래 인턴기자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조민조 PD=2006년에 UBC에 입사해서 제작팀 PD로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지역 방송 PD는 어떤 한 분야만 다루는 게 아니다 보니 시사, 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다가 지금은 우연찮게, 어떻게 보면 운 좋게 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제작하고 있다.


김장희 PD=2013년에 입사했다. 예능, 교양 가릴 거 없이 다양한 걸 제작하다가 현재는 조민조 선배와 함께 ‘지구수다’의 연출을 맡고 있다. 특히 조민조 선배는 환경 관련 프로그램을 UBC에서 선구적으로 끌어 오고 있다. 함께하면서 환경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Q. 지역에서 좋은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지구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지?


조민조=2019년에 2부작 특집 방송으로 시작됐다. 기존 환경 프로그램은 심각성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차별점을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생활밀착형으로 가는 게 우리에게도 전략적이고, 시청자들에게도 와 닿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특집 방송과 지구수다 모두 생활밀착형 방송이라 많이 관심 가져주신 것 같다. 그 덕분에 시즌1이 정규방송으로 런칭될 수 있었고, 지금의 시즌2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즌1과 시즌2는 다른 키워드를 갖고 있는데, 시즌1은 제로웨이스트, 시즌2는 자원순환이다.

Q. 자원순환가게 ‘착해가지구’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장희=착해가지구에서는 시민들이 깨끗하게 배출해서 가져온 재활용품을 현금으로 교환해드리고 있다.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이 찾아주셨다. 석달 정도 지난 지금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다.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자원순환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프로젝트 형식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분리배출 외에 대표적으로 두 가지 프로젝트가 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5월에 진행한 ‘리플(리틀 플라스틱)대작전’이다. 재활용품은 선별장에 모여서 사람들이 일일이 종류별로 골라내는 작업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손바닥보다 작은 플라스틱은 누락될 수밖에 없다. 결국 작은 플라스틱도 플라스틱이지만 선별되지 못하고 쓰레기로 소각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선별되지 못하는 작은 플라스틱을 구하자는 취지로 ‘리플대작전’이 출발해 2000개가 넘는 작은 플라스틱이 모였다. 이렇게 모인 작은 플라스틱은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에서 비누 받침대로 재탄생해 시민들에게 리워드로 제공했다. 내가 보낸 작은 플라스틱이 비누 받침대로 재탄생되는 걸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 것, 작은 플라스틱이 매립되고 소각될 게 아니라 재탄생될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었다. 


조민조=두 번째 프로젝트는 ‘울산지역 아이스팩 순환 프로젝트’다. 아이스팩이 우리나라에서만 1년에 2억 개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처치 곤란이다. 예전부터 문제가 돼왔기 때문에 많은 지자체에서는 수거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그런데 수거 공간에 가면 아이스팩이 쌓여만 있다. 수거는 쉬운데, 어디로 보내야 하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수거된 아이스팩을 어떻게 다시 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그 한계를 벗어나 보자는 취지에서 어플을 하나 만들었다. 아이스팩 재사용 매칭앱으로 앱스토어에 ‘지구수다’를 검색하면 나온다. 앱에 들어가면, 내 주변에 아이스팩을 받는 것에 동의한 소상공인 5곳이 뜬다. 예를 들어 우리 집 근처 식당이 목록에 뜨면, 그 식당은 아이스팩을 받는 것에 동의했기 때문에 집에 있는 아이스팩을 가져다줄 수 있는 거다. 이 프로젝트는 아직 방송으로 나가지는 않았다. 시즌 2가 마무리되더라도 이런 시스템이 남아 있으면 활동은 계속되는 거니까 울산에서만이라도 활성화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아직 계획이긴 하지만, 울산시청에 요청해서 울산페이 앱을 통해 홍보한다든가, 소상공인협회를 통해 홍보하려는 계획이 있다.

Q. ‘지구수다’의 앞으로의 계획은?


김장희=지자체에서 시스템을 똑같이 가져가겠다고 해도 얼마든지 알려드릴 의향이 100%, 아니 1만% 있다. 지자체에서 이런 모델을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즌3에서는 또 다른 여정이 있을 것 같다. 지속적으로 함께 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연대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조민조=일회용 대신 다회용을 쓰는 문화를 확산하는 걸 계획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일회용 사용이 당연한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 않나. 최소한 일회용 컵이라도 다회용을 쓰는 시스템을 시범적으로라도 운영해보고 싶었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

Q. 지역에서 환경 방송을 제작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이나 요구사항이 있다면?


조민조=자원순환가게는 울산이 전국 최초는 아니다. 성남시에서 먼저 시작했는데, 짧은 기간에 시범적으로 운영을 잘 했더니 13곳이 만들어졌고, 23곳까지 확대될 예정이라고 하더라. 결국에는 지자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함께하면서 느꼈지만, 교육 장소로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 교육청과 연계해서 지역에서 실질적인 환경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 찾아가는 자원순환가게라고 해서 한 달에 한 번 학교를 찾아간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아직은 많이 생소해하더라.

Q. 지역에서 다양한 연계가 이뤄지고 있던데?


김장희=우연히 울산교육청 울산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 김미진 운영실장님을 만났다. 너무 좋은 가치관을 갖고 계셨고, 자원순환가게에 대한 의지도 있으시더라. 얼마 뒤 땡땡마을에는 폐팔레트, 폐현수막 등을 그대로 활용한 진짜 멋진, 완벽한 자원순환가게가 만들어졌다. 운영 주체도 마을 교사, 마을 청소년이었다.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교육이 되고, 그게 마을에 퍼져서 연계하는 환경 교육의 장이 되는, 정말 원하던 모습이었다. 땡땡마을뿐만 아니라 울산시설공단 대왕별 아이누리에서도 연락이 왔다. 투명 페트병, 캔, 일회용 컵을 분리배출해서 한 달에 한 번 꼬박꼬박 갖고 오신다.

Q. 지역사회나 울산시민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조민조=바람이라기보다는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예전에는 환경운동, 환경활동 이런 게 굉장히 거창한 거라고 생각했다. 어디 가서 시위해야 하고, 핵 문제처럼 큰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자원순환가게에 오시는 모든 분이 환경활동가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의 그런 작은 행동이 모였을 때 큰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너무 고맙다. 


김장희=2021년 ‘지구수다’에 합류하기 전에는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직 착해가지구를 모르거나 지구수다를 모르는 분들은 지금 이 기사를 접한다면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 대단한 사람들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 번 와보기만 하셨으면 좋겠다. 내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잠깐 지켜보는 정도의 시간만 내더라도 삶이 조금은 달라지는 변화가 시작될 거 같다. 2021년에 지구수다에 합류하면서 그 작은 변화를 나도 느꼈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도 잘 몰랐으니까 모두가 할 수 있다. 조금의 변화에 모두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 결론은 많이 놀러 오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있다면?


조민조=그런 분들도 있다. 플로깅(쓰레기 줍기)하는 분들이 플로깅하면서 주운 페트병, 캔, 이런 것들을 다 씻어서 착해가지구에 갖고 오신다. 한 달에 한 번씩 가득 담아 오시는데, 그들 덕분에 버려질 뻔한 게 자원이 되는 거다. 착해가지구 시민운영진들이 운영진으로서 착해가지구를 찾아주시는 시민들을 만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 시민들 모두 마음은 있었는데 실천할 계기가 없었던 것 같다고. 그 계기가 되어준 게 착해가지구였던 것 같다고. 그런 마음들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인 것 같다.


김장희=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방송을 만들어 보니까 제작진이 열심히 하고 우리가 시스템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찾아주시는 시민분들이 너무 감사하고 신기하더라. 땡땡마을에서 먼저 손 내밀어주시고, 대왕별 아이누리에서도 먼저 연락주시고, 이렇게 먼저 다가와 주신 시민분들이 너무 많다. 우리는 판을 차렸을 뿐이다. 확장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었던 것도 찾아주시는 시민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성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구승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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