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선택 청년 기본법, 그리고 1년

이성애 울산광역시청년센터 사업지원팀 주임 / 기사승인 : 2021-08-09 00: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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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공감

요즘 청년들에게 SNS 내에서 ‘밸런스 게임’이 유행이다. ‘탕수육 찍어 먹기 vs 부어 먹기’, ‘짜장 vs 짬뽕’처럼 두 가지 선택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인데, 꼭 한 가지만 선택하기 곤란하거나 어려운 문항들이 주 질문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월 200만 원 받는 백수 vs 월 세후 500만 원 버는 직장인’, ‘사막 한가운데서 살아남기 vs 바다 한가운데서 살아남기’처럼 다소 허무맹랑하면서도 상상해보면 재미있는 질문도 많아 흥미를 유발하곤 한다.


인생은 끝없는 ‘밸런스 게임’이다.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며 수많은 선택이 모여 인생의 큰 방향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모든 선택에 장단점, 크고 작은 기회비용은 존재하며 결정하기 다소 모호한 순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당신은 한 가지 선택지에 마음이 기울게 될 것이며, 어쩌면 한순간의 선택에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매 선택이 최고의 선택일 순 없지만, 최고의 선택이 아닌 그 결정마저도 훗날 더 성장한 당신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임은 분명하다.


우리의 선택은 모두 옳다. 만화 <베르세르크>의 명대사 중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맞는 말 같기도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도망치는 사람은 낙원을 기대하며 도망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옥에서는 벗어나려고 도망이라는 선택을 내리는 것이다. 넓은 세상만큼 다양한 개성의 청년들이 존재하고, 청년들의 수많은 개성과 가치관만큼 옳지 않은 결정은 없다. 한 사람의 무의식적인 선호도가 모여 직관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는 또 다른 가치관이 되어 본인의 인생을 설계하기도 한다. 요즘 세대는 살면서 7개 이상의 직업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는 어쩌면 불안정함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다양한 경험과 선택과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행기 청년’이라는 말이 있다. 학교, 직장 등 어디에도 소속돼있지 않거나 새로운 세대로 나아가기 이전 단계에 처한, 유동적인 상태로 머무르는 청년들을 일컫곤 한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을 준비하는 청년, 혹은 대학을 준비 중인 청년, 취직했지만 이직이나 퇴사를 준비하는 청년,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래 앞에서 불투명함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청년은 ‘이행기 청년’이다.
청년들은 많은 이행기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늘 고군분투하고 있다. 끝없는 노력 속에서 어쩌면 ‘이행기’라는 말이 야속하게도 느껴지지만, 모두 이행기에 놓인 청년답게 어디론가 나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설령 본인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유동적이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불안과 혼돈을 안고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모두 ‘이행기 청년’으로서 노력하는 중이다.


2020년 8월 5일, 우리나라에 청년 기본법이 시행됐고, 현재 딱 1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 우리 이행기 청년들의 삶은 얼마나 변화를 맞이했을까?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권리 및 책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에 대한 책무를 정하고 청년 정책의 수립과 청년 지원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한 법안이다.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시·도지사는 청년 정책 결정 과정의 자문·심의 등의 절차에 청년을 참여시키거나 그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고, 청년 정책을 주로 다루는 위원회를 구성할 때 위촉직 위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청년으로 위촉하도록 했다.


거창한 이론에도 실제로 청년들이 몸으로 느끼는 청년기본법은 그 비중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삶 근처에는 청년기본법이 다가와 있고, 다양한 개성을 가진 청년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력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청년 정책은 청년이 직접 자신이 체감할 수 있는, 혹은 필요로 하는 정책 의견을 제안하고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청년도 많지 않을뿐더러, 알더라도 ‘내가 말한다고 해서 세상이 변하겠어?’라며 적극적으로 정책 제안 과정에 참여하는 청년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필자가 근무 중인 울산청년센터에서도 청년 정책을 어렵게 생각하는 청년들을 위해 정책 아카데미인 ’청년정책배움터‘를 진행하기도 하고, 직접 청년 정책을 제안해보는 ’청년정책개발끝장토론대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울산 내 많은 청년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기에는 역부족인 면이 많으며, 많은 청년이 청년 정책을 알고 다양한 청년 정책이 제안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큰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청년 정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인생을, 아니 우리의 인생뿐 아니라 후에 따라올 후배 청년 세대들에게도 조금 더 다채롭고 유의미한 인생의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선택하자. 토끼는 상대를 보고 멈췄고, 거북이는 목표를 보고 달렸다.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사실상 많지 않더라도, 청년기본법 시행 이후 하루하루가 모여 1년이 됐듯 변화는 차차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모든 청년이 살기 좋은 나라, 살기 좋은 울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함께 노력해보자.


이성애 울산광역시청년센터 사업지원팀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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