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입니까?

백승아 기억과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1-04-05 0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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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

오드리 로더 <시스터 아웃사이더>가 들려주는 차별과 혐오에 대해서

당신은 아웃사이더입니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어느 모임에서는 아웃사이더지만, 또 다른 모임에서는 인사이더가 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는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가 무수히 많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자국민과 외국인 등 경계의 안쪽은 비교적 안전하다. 반면 경계 밖은 배제와 차별, 혐오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늘 인사이더로 살기란 쉽지 않다. 나는 수많은 경계가 교차하는 그 어디에서 살고 있는 인사이더이자 아웃사이더다. 


<시스터 아웃사이더>의 저자 오드리 로드는 거의 모든 곳에서 아웃사이더였다. 흑인이자, 여성이고 레즈비언인 오드리 로드의 삶은 차별과 혐오의 교차성, 그 민낯을 잘 보여준다. 그는 1934년 이민자 가정의 딸로 태어나 뉴욕 할렘에서 자랐다. 문학과 철학, 도서관학을 전공했고 레즈비언·게이 공동체에서 활동했으며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가졌다. 1968년 자신의 첫 번째 시집을 출간했고, 남부 흑인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쳤다. 로드는 한 번의 이혼 후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1978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후 199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유색 여성들을 위한 운동과 가정폭력 생존 여성들을 돕는 운동, 흑인 디아스포라 여성 운동을 활발하게 해나갔다. 그러나 로드는 흑인공동체에서는 레즈비언으로, 레즈비언 공동체에서는 흑인으로, 페미니즘 공동체에서는 흑인 레즈비언으로 경계 밖의 아웃사이더였다. 로드는 인사이더를 공격하고 위협하거나, 경계 안으로 들여보내주기를 갈망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경계 위에서 살아가는 아웃사이더들의 지지와 소통을 이야기했다. 나와 너의 차이가 우리에게 위협적인 요소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계속해서 다시 배우고 경험해야 함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소통을 가로막는 현실적 장벽”은 ‘묵살’이라고 말한다. 


서로의 소통과 더불어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종일 필요 이상의 말을 하곤 하지만 정작 스스로에게는 침묵을 지킨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은 인류의 오랜 숙제다. 스스로를 정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억압하고 차별하며 배제하는 경계를 발견하고 저항할 수 있게 된다. 로드는 “흑인, 레즈비언, 여성, 페미니스트, 시인, 엄마, 교사, 암 투병 생존자, 활동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이 모두 존중받는 온전한 자아를 찾고자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로드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정의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제멋대로, 자신들에게는 유리하지만 우리에게는 해가 되는 방식으로 우리를 정의”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우리를 이용해 온 그런 말들을 우리 스스로 내면화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경고한다. 그러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또 서로에게 배울 기회를 한없이 박탈하는 것이다. 로드는 두려움이 엄습해 오더라도 각자 할 일을 하고 할 말을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필요한 언어와 그것의 의미를 중시하기보다 두려움을 더 중시하도록 사회화됐지만,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사치스러운 최종적 순간만을 기다리며 침묵한다면, 그 침묵의 무게는 우리를 질식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로드는 “우리의 손발을 묶고 있는 것은 차이가 아니라 침묵”이라고, 깨져야 할 침묵이 너무나도 많다고 말한다. 


로드의 삶을 따라가며 ‘그래서 온전한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게 도대체 뭔데? 자신의 언어를 가진다는 것, 너무 크고 어려운 이야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때쯤 아홉 살 소년의 말이 마음을 가볍게 해줬다. 로드의 아들 조너선의 인터뷰 이야기였다. 페미니스트의 자녀로 자라는 것이 어떤 영향을 줬는가 하는 질문에 조너선은, 페미니즘은 소년들과 큰 상관은 없는 것 같지만,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고 원하지 않으면 축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확실히 좋다고 했다. 나도 당신도 인사이더든, 아웃사이더든 스스로 정의하는 자기 자신답게 살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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