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가 공중파 방송국을 떠나는 방식

배문석 / 기사승인 : 2021-09-14 00: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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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

MBC 입사 20년…이별과 출발을 SNS로

김태호 PD가 MBC에서 퇴사한다.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 두 편의 예능프로그램을 갖고 ‘전설’과 ‘천재’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던 스타 PD다. 그가 9월 7일 본인의 SNS를 통해 공식적으로 만 20년 동안 일했던 회사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다음 날 MBC도 이를 공식 확인해 줬다. 

 


누군가 오랫동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아주 낯선 것이 아님에도 큰 화제가 됐다. 그 이유는 그동안 공중파 방송 예능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수많은 PD가 케이블과 종합편성 채널로 자리를 옮겨갈 때마다 그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반대로 많은 주목을 받아온 시간만큼 늦었지만 어차피 예정된 이별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김태호 PD는 이별을 알리며 자신의 사원증을 함께 올렸다. 앳된 신입사원 때의 사진을 보여주며 짧지 않은 시간 한자리를 지켰음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여러 작품을 했던 것이 아니라 13년 동안 <무한도전>을 진행했고 1년 휴식 후 <놀면 뭐하니?> 역시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물론 작품은 두 개뿐이지만 그 안에서 수없이 많은 실험을 했다. <무한도전>의 경우 매주 새로운 기획을 선보이거나 또는 일정 시간이 걸리는 프로젝트를 완수하면서 다양한 메시지와 재미를 줘왔다. <놀면 뭐하니?> 역시 유재석에게 수많은 부캐릭터를 걸어 놓고 변화무쌍한 전개를 해왔지 않은가. 그래서 김태호 PD가 공중파 방송을 떠나서 무엇을 하게 될지에 대한 예측도 쏟아졌다. 

 

그 단서는 퇴사를 알리는 글에서 먼저 엿보인다. 지금 방송 현실을 설명하며 ‘다양한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는 앞으로 행보가 단순히 다른 방송국으로 이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이어질 것을 의미한다. <1박2일>로 인기를 얻은 나영석 PD가 CJ ENM으로 이직한 후 유튜브를 적극 활용해 라이브 방송을 내보내기도 하고, 다시 이를 재편집해 TV로 방송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된다. 


실제로 OTT 채널 넷플릭스를 통해 <먹보와 털보>라는 신규 예능을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가수 비와 노홍철이 바이크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는 구성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MBC로는 방송되지 않는다는 기획이라고 한다. 

 

 


김태호 PD는 후배 PD, 작가들과 이 실험을 거친 뒤 향후 독립 제작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 앞으로 친정이 될 MBC뿐 아니라 모든 방송사와 협업할 수 있고,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환경을 만들 수 있다. 결국 한 명의 스타 PD가 직장을 바꾸는 인생사뿐 아니라 미디어 산업의 변화를 더 분명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그 무엇이 됐든 PD를 넘어 제작자가 될 김태호의 다음이 기대된다. 단순히 오락에 머물지 않고 늘 예능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기획자였기 때문이다. 예능 속에 드라마와 음악 콘서트를 섞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회변화를 주시하고 여러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그의 새 출발에는 그저 박수와 기다림이 필요할 뿐이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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