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떠났다-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실패에 부쳐

원영수 국제포럼 / 기사승인 : 2022-01-13 14: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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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2년 1월 11일 진보진영 대선후보 단일화가 무산됐다. 단일후보 선출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100% 여론조사에서 70% 여론조사. 이것이 정의당이 진보운동 진영에 표시한 마지막 예의(?)였다. 조금 생각하면 심상정과 정의당이 처음부터 후보 단일화를 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은 명명백백했다.

 

심상정은 1980년대 이후 노동운동의 거의 모든 변곡점에 서 있었다. 이 철의 여인은 모사와 배신의 칼날을 휘둘렀고 자신의 길을 막는 동지들을 제거했다. 제도정치에 입문해서도 노동운동의 성공만큼의 개인적 성공을 거뒀다.

 

정의당은 심상정 개인의 사당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개인의 이익과 정치적 경력이 운동의 대의를 짓뭉갠 지 오래다. 이번 단일화 무산은 그 지리한 관계의 최종적 청산을 보여줄 뿐이다.

 

노동운동과 진보정치가 사회적 퇴보세력으로 전락한 이 시점에서 정의당이 그 고리를 끊은 것은 꼭 비난할 만한 일은 아닐 수 있다. 그렇다고 정의당은 한국 사회의 미래일까? 심상정을 후보를 둔 정의당은 자멸의 길을 선택했다! 

 

이제 정의당의 희비극은 갈라선 길을 떠난 그들의 몫이다. 부르주아 제도정치의 품 안에서 진보팔이 장사를 계속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하지만 정의당을 진보정당으로 분류하는 운동진영의 위선도 그만둬야 할 때가 됐다.

 

문제는 남은 자들이다. 유약한 사회주의 후보가 있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후보가 젊다고 사고가 젊은 것도 아니다. 노동자 후보를 자처했던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도 광장의 정치로 만나자는 하나 마나 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2022년 대선국면은 진보정치와 노동자-민중-사회운동에 주어진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이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저들이 못해서, 저들의 자중지란 덕분에 숨 쉴 공간이 주어졌다. 심상정과 정의당의 꼼수는 이미 예정돼 있었고, 나머지 세력을 결집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구심과 가능성이 잠깐 보였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길 없는 한상균의 독단적 결정은 가냘픈 희망을 기대했던 남은 자들을 사지로 내던졌다. 지도자 개인의 판단에 의지하는 운동의 허망함과 허약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떠난 자들은 떠났고, 남은 자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숨이 붙어있는 한 저항의 몸짓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대중 위에 군림하는 지도자와 저명인사들보다 훌륭한 바닥의 활동가들이, 이름없는 잡초들이 훨씬 더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항상 그랬듯이 잡초들은 깨지고 부서지면서도 다시 일어설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일도 내일의 태양은 떠오른다.

 

원영수 국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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