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 꽃은 피고 사람이 산다

이인호 시인 / 기사승인 : 2021-04-19 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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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에 꽃은 피고 사람이 산다

                                                   이 인 호



피어나던 시절을 기억하며
다시 겨울을 견디고
지나온 길을 생각하며
가야 할 길을 찾습니다
그렇게 기억 속에서
꽃은 피어나고 사람이 살아갑니다

기억 속에 닻을 내리면
보이기 시작합니다
둥근 창을 향해 보이던 구조 헬기와
조금씩 기울어지던 배가

그리고,
우리가 만든 칠흑 같은 바다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진실이

우리가 우리 아닌 세계를 외면하고
높지 않은 경계로 우리를 나눌 때
닻은 덫이 되어
어제의 흉터로 가득한 발목을 휘감습니다

살 수 없는 곳에서 살아야 했고
살기 위해 일을 하다
영영 사라져버린 이들

애쓰지 않아 사라진 이름들을 새기고
늪에 빠져버린 과거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기억 속에 꽃이 피고 사람이 살고 있어
오늘을 걸을 수 있습니다
길과 늪은 한 발 차이라
깨지고 상처투성이인 발목에 힘을 줍니다
늪에 빠진 서로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니, 발걸음을 뗀 사람은
이제 막
기억하기 시작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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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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