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과 학폭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 기사승인 : 2021-03-29 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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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

A라는 사람이 있다. A가 사람들을 대하는 여러 모습은 그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다. 이때는 좋은 모습이거나 그 반대의 경우일 때 특히 강하게 남는다. A가 운동선수나 연예인 같은 공인이라면 대중 앞에서의 모습이 기록되기도 한다. 


올해 2월 여자배구 한 구단에서 시작된 학폭(학교폭력) 사건은 스포츠계를 넘어 연예계로까지 옮겨갔다. 최초 논란의 발단이 된 선수는 자신이 선배 선수에게 갑질을 당했다며 다 터트려버리겠다는 글을 올렸는데 사실 그 자신이 학창시절 학폭의 가해자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학창시절 이 선수에게 학폭을 당했던 피해자들이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가해자의 모습에 분노했고 이후 구단과 연맹의 미온적인 태도, 반성 없는 선수의 행태 등이 겹치며 사태는 커져 갔다. 결국 그 자신이 했던 말(“내가 다아아아 터트릴꼬얌”)처럼 그야말로 다 터지고 있다.


올해 2월 해체를 앞두고 있던 브레이브걸스가 신화를 만들어 냈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나타났다가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브레이브걸스 또한 곧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특히 여러 군부대에서 했던 공연을 통해 수많은 군인 팬들을 확보했다. 여기에 팬들에 대한 미담 또한 계속 쌓여갔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성공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과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해체수순에 들어갔을 때 아주 작은,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생겼고 결국 역주행에 성공했다. ‘소설도 이렇게 쓰면 욕먹는다’는 댓글이 브레이브걸스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준다. 그만큼 극적이고 감동적이었다.


학교폭력과 역주행은 접점이 없다. 하지만 위 두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기억과 여러 매체를 통해 남은 기록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이다. 똑같은 기억과 기록이지만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성공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눈물을 흘렸지만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들은 드디어 그 가치를 인정받아 날개를 달았다. 다른 사람의 눈에 피눈물을 흐르게 하고 본인은 승승장구하던 이들은 몰락했다. “전형적”인 권선징악처럼 보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이렇게까지 분명하게 이 같은 일들이 일어난 적이 거의 없었던 걸 생각해보면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극적인 상황을 꿈꾼다. 그 극적인 상황이란 당연히 나쁜 일이 아닌 좋은 일이다.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과 학폭 사건을 통해 사람들은 극적인 상황이 그저 소설, 드라마에서나 보던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나아가 어떤 쪽의 일이든 자기에게도 일어날 수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됐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일어난 일들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극적인 상황의 중심에는 기억과 기록이 있었다.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유신 기억과기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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