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무엇이 문제인가?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5-01 12:56:44
  • -
  • +
  • 인쇄
“자산과 부채 분할, 현금, 차입금 귀속문제 발생”
“현대중, 본사 서울 이전하면, 지역에 악영향”
▲ 29일 동구 퇴직자지원센터에서 ‘현대중공업 법인(물적) 분할 주주총회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 25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둔 현대중공업은 사내소식지를 통해 '물적 분할'을 추진하기 위한 ‘노사실무협의체’ 구성을 노조에 수차례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실무협의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물적 분할 안건이 다뤄지는 ‘주주총회(5월 31일) 저지를 위한 퇴근 공동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이 5월 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29일 동구 퇴직자지원센터에서는 ‘현대중공업 법인(물적) 분할 주주총회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노총울산본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김종훈 국회의원이 주관하고 김승석 울산대 교수가 좌장으로 송덕용 회계사,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실장,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시·구청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김승석 교수는 “민주주의가 발전된 나라에서도 양극화는 심해질 수 있으며 정치적 민주화는 진전됐지만 경제적 민주화는 이루기 어렵다”며 “이번 토론은 경제적 민주화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토론으로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 문제는 울산의 중공업 노동자 뿐 아니라 울산시민, 울산지역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송덕윤 회계사는 주제발표에서 현대중공업이 물적 분할을 하게 될 때 나타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 회계사는 “물적 분할이란 회사가 2개로 나뉘어 법인체가 달라지는 것이며, 분할(기존)회사가 어떤 사업부문을 분할하여 자신의 자회사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회계사는 “물적 분할을 하게 되면 기존 채무 등은 연대책임을 지지만, 자산과 부채의 분할은 명확하게 해당 사업부문에 귀속되는 것 외에는 이사회가 결정하게 되는데, 조선 관련 매출채권이나 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매입 관련 채무 등은 명확하게 구분되지만 현금이나 금융상품, 차입금 등은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를 건조한 후 팔아서 현금이 생겼을 때 그 현금의 귀속은 명확하지 않게 되고, 이사회에 의해서 현금이 중간지주회사에 갈 수도 있으며 차입금 역시 이사회가 결정하기 때문에 결국은 오너 일가가 운영하기 유리한쪽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송 회계사는 현대중공업지주나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직접 인수하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직접 인수하면 그 규모가 커지면서 경영권 승계에 불리하고 산업은행의 개입으로 인해 현대중공업지주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며 “산업은행 또한 특혜 시비 차단, 기업결합심사 등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등의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지부 정책실장은 ‘현대중공업 법인(물적) 분할 문제점과 대응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김 실장은 법인 분할의 문제점으로 △단체협약 승계 문제 △상시적 고용불안 발생 염려 △중간지주사로 인한 분배구조 영향 △대우조선 인수 시 중복업무로 인한 구조조정 우려 △현대중공업 본사 서울 이전으로 인한 지역사회 악영향 등을 꼽았다. 김 실장은 “지난 30여 년 동안 단체협약 말고도 노사 간 맺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노사협의회 등 다양한 형식의 합의 사항들이 존재하므로 신설법인으로 불이익 없이 승계되어야 할 사안들이 많으며,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연구개발, 영업, 설계 등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생산부문에도 조선, 해양, 특수선 분야가 중복돼 조선은 선종별로 특수선, 해양은 강점 있는 부분으로 일원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현대중공업 본사가 서울로 이전되면 법인세, 지방세분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 관련 문제점으로 존속법인(한국조선해양)과 분할신설법인(현대중공업) 사이에 자산과 부채의 불균형 분할을 들었다. 박 교수는 “재무상태가 개선된 존속법인인 한국조선해양이 향후 고배당 정책을 통해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인 총수일가의 상속 자금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은 재무상태 악화로 향후 임금인상 등의 여력이 줄어들 염려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박 교수는 대우조선 인수 관련 문제점으로 △대우조선 인수합병 이후 대규모 사업 재편 가능성 △선가 상승이 중국 경쟁사의 진입 촉진 우려 △조선 기자재 산업의 수요독점화 △기업결합심사 통과 여부의 불확실성 등을 들었다.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노조는 생존권을 위해 접근하지만, 지역시민단체가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이 경제문제였다”며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정작 이런 부분에 대해 떠드는 집단이 중앙에만 존재하고 지역에는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김 사무처장은 “분할기일이 불과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오늘 나왔던 여러 얘기들이 인터넷 상에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점도 문제”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 공헌에 대해 지역의 노동단체와 시민단체가 그동안 어떤 얘기를 해왔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훈 국회의원은 “조선경기가 안정되고 진전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대우조선 인수합병 소식에 울산지역 경제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결과적으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답을 들었다”며 “이번 인수합병은 산업은행, 현대중공업, 대우조선이 관련된 것이지만 결국 정부에서 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대우조선 인수합병에 따른 고용문제와 지역민의 삶 문제 등을 정부에서도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기암 기자 이기암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