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456억 독식 vs 하나뿐인 목숨

배문석 / 기사승인 : 2021-09-28 00: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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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

넷플릭스 전 세계 흥행, K드라마의 변화 지점

‘넷플릭스’. 이제는 볼거리를 즐기는 이들이 아니어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 됐다. 굳이 OTT(Over the Top)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까지 알 필요까지 없다. 기존 전파방송이 아니라 온라인 또는 모바일로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유료채널들이 속속 늘어나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등 무한경쟁 중이다. 그중 넷플릭스가 독보적인 1위.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첫 전략으로 이른바 ‘K드라마’ 한국 콘텐츠를 적극 활용했다. TV로 방영된 인기작들을 선별해 배급하는 방식과 함께 직접 제작을 함께 추진했다. 그 결과 전 세계 주요 미디어 시장에 큰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 늘어났다. <킹덤> 시리즈와 <스위트홈> 그리고 9월 17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오징어 게임>으로 흥행기록을 바꿔 왔다.


<오징어 게임>은 돈과 얽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사람들 456명이 모여 목숨을 걸고 벌이는 6번의 서바이벌 게임을 보여준다.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탈락자가 발생하고 그들은 목숨까지 잃는다. 한 명당 1억 총 456억 원의 상금이 걸려 욕망을 자극한다. 

 


진행되는 게임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설탕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징검다리’ 그리고 ‘오징어 놀이’. 하나가 끝날 때마다 우수수 사라지는 목숨 뒤로 저마다 사정과 사연이 있다. 주인공 성기순(이정재)은 정리해고된 노동자로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빚만 남은 이혼남이다. 


기순의 후배 조상우(박해수)는 서울대에 과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졸업 후 증권사에서 횡령과 배임으로 빼돌린 수십억 원뿐 아니라 홀어머니 집마저 날렸다. 첫 게임에서 기순의 목숨을 구해준 알리는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로 산재보상도 못 받고 체불 임금에 시달려왔다. 그리고 탈북민 강새벽(정호연)은 북에서 넘어오지 못한 어머니를 데려오기 위해 온갖 더러운 일을 해왔다. 또 장덕수(허성태)처럼 조직폭력배로 부하들 등을 치고 두목의 뒤통수까지 쳤다가 도망쳐온 쓰레기 같은 삶도 있다. 

 

 


이런 신파 메들리처럼 더해지는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피 튀기는 게임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린다. 배신과 전략 그리고 반전의 장치들이 있지만 매우 놀라운 수준은 아니다. 그리고 만화와 영화 등 같은 장르에서 훔쳐 온 것 같은 이야기와 이미지들로 신선함도 떨어진다. 그럼에도 엇갈리는 국내 평가보다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연출과 대본을 쓴 황동혁 감독은 <도가니>로 주목을 받고 <수상한 그녀>로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남한산성>으로 내공을 선보인 바 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황 감독은 12년 동안 묵혀왔던 상상을 아낌없이 구현할 수 있었다. 

 


화려한 색감의 미술표현에다 적절한 사회적 메시지를 더하고, 해외에서 잘 먹히는 스릴러 장르인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넷플릭스의 넉넉한 제작비 지원이다. 그것은 지상파에서 담을 수 없는 스케일과 표현 수위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결국 기존 미디어보다 훨씬 큰 해외 자본이 K드라마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 변수가 된 것이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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