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서 드는 생각

백성현 글 쓰는 아빠 / 기사승인 : 2022-01-03 00: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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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일기

새해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한 살은 먹었다지만, 성숙해진 것 같진 않다. 성격은 급해지고, 자주 화를 내고, 그러다가 한숨 쉬는 때도 많아졌다. 이러다 내 낙천적인 성격도, 낙관적으로 보던 시각도 달라지는 것은 아닌지.


작년 한 해는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변화들로 가득했다. 팬데믹 상황이 일 년 내도록 멈추지 않았고, 이에 따른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람들의 얼굴은 반이 가려진 채 알아도 모르는 척, 몰라도 아는 척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대면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대면이 제한돼 불편을 겪는 일도 잦았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이들도, 아직 사회에 발을 딛지 않은 아이들도, 그리고 우리 시대의 어르신들도, 그리고 몸이 불편한 모든 분도 위험천만한 시공간을 살았다.


해가 바뀌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미래를 위한 그 어떤 안전망도 없이 불안한 현재를 살아야 하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올해는 더 나아지겠지.’ 이런 자조 섞인 희망을 우리 정치권에서 찾아보려 하지만 좀처럼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고자 정치권의 거대한 폭풍이 일고 있다지만 너나 할 것 없이 떠드는 잡음으로 인해 금세 피로해지기 마련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후보들의 공정한 경쟁과 정책 대결을 기대하며 작년 마지막 날까지도 눈엔 불을 켜고, 귀는 쫑긋 세워 지켜보았다. 그곳에는 여든 야든 지엽적인 문제들을 부각시키면서 유권자의 소망을 외면하고 있었다. 이대로 선거가 치러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올해 정치권에서는 연말과 다른 연초를 기대하고 싶다.


작년 말 통장으로부터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를 직접 전달받았다. 처음 겪는 일이라 신기하기도 했다. 올해로 아이가 유치원 옷을 벗고 초등학교에 첫발을 딛게 되다니 새삼 아이가 지금까지 성장하는 짤들이 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다가왔다. 그동안 아이는 초고속으로 성장한 듯했다. 불현듯 ‘아이는 부모로부터 점점 벗어나려고 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부모로서 벌써부터 걱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하게 잘 자라 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쯤 되면 아이를 가진 아빠이자 유권자로서 대통령 후보들을 향해 다음 세대를 위한 맞춤 공약과 우리 아이와 또래들을 위한 맞춤 정책이 가시화되기를 희망한다. 현재를 사는 데에 전전긍긍하며 미래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많은 부모를 위해서라도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하고 성장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 높여 외쳐 본다.


인간이 가진 행복의 총량이 같다고 한다면, 지금은 짧고 굵게 살아가기보단 길고 가늘게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은 아닐까. 과학과 의학의 발달은 우리의 육체적인 나이를 늘려 놓았다. 수명연장이 모든 이들에게 축복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불행인 사람도 있다. 오래 사는 것이 다음 세대에게 짐이 될 수도 있다. 그 누구도 짐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나이에 걸맞는 지혜를 쌓아야 한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쌓아 노후를 보장받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끝없이 벌 수도 없고, 만약 열심히 일해서 몸이 망가진다면 오히려 다음 세대의 짐이 될 수도 있다.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


요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단어가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가늘고 길게 살기 위한 지혜로서 적당하단 생각이 들었다. 복권에 당첨되듯 ‘대박’, ‘일확천금’을 얻어야 행복할 것 같지만 그런 날이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큰 행복’을 좇아 살다 보니 가족과 멀어진 느낌도 무시할 수 없다. 아이가 태어난 후로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조차도 다섯 손가락을 채울 수 없다. 그 어디에도 내겐 큰 행복은 없었다. 올해는 소확행을 실천하기 위해서 일상의 가지치기가 불가피해졌다.


또 다시 시작이다. 닥치고 파이팅!
백성현 글 쓰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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