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에는 무엇을 할까

박진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회원 / 기사승인 : 2021-08-18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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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짧은 장마가 싱겁게 끝난 뒤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아이는 여름방학이라는 한 달간의 긴 시간이 맞이했다. 아이는 긴 자유시간에 기대가 잔뜩 부풀었다. 엄마인 나는 얼마 전까지 무더운 날 마스크를 쓰고 등하교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른 방학이 되기를,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더 늦잠을 재우기 바랐지만, 한편은 한 달 동안 매 끼니 챙겨 먹일 생각과 자기주장이 점점 강해지는 아이와 종일 같이 입씨름하며 어찌 지내야 할지 방학이 시작되기 전부터 집이라는 공간이 좁게 느껴지고 그 긴 시간을 어떻게 지낼지 마음이 착잡했다.


코로나로 더욱더 길게 느껴질 방학에 아이와 어떻게 보내야 아이에게 휴식이 되면서 내면을 채워줄 시간이 될 것인지, 여느 부모들도 저마다 머릿속에 물음표가 한두 개쯤 떠 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팬데믹 이전 여름방학에는 절반은 어린이도서관에서 보냈고, 바다와 계곡으로 피서를 가거나, 한 지역을 정해서 박물관과 미술관 방문, 맛집 탐방을 종종 했지만 모두 지금은 하기 꺼려지는 것들이다.


다음 학기나 학년의 대비 기간으로 보내야 하는 것일까? 중2인 사춘기 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학교 시험이 없어지면서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년제가 되고 중2가 되면서 4년 만에 시험을 치르게 됐고, 평소 사교육을 따로 받지 않았던 아이의 시험 결과는 참담했다. 때문에 학원을 보내든지 인터넷 강의라도 들어 봐야 할 것인지 방학이 시작하기 전까지 고민했지만 시간이 많다고 무작정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는 내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을 먼저 알아보고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 도움을 주고, 평소 학교 수업 때문에 못 했던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보내도록 하고 싶었다.


방학은 아이에게 쉼이다. 대학생보다 더 긴 시간 공부한다는 요즘 청소년인 아이에게 방학은 한 학기를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한 선물이라 매일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딱딱한 의자에 종일 앉아 있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 한가히 학업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 부모인 나는 그 꼴을 보고 싶지 않겠지만, 하고 싶었던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유튜브 시청과 게임을 실컷 할 수 있다. 아이에게 그저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쉬는 시간도 소중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또한 아이의 자기개발 시간이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자기개발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스마트폰으로는 요리, 공예, 악기 다루기 등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것을 배우도록 이끌어 주고, 컴퓨터로는 프로그램 언어 중 파이썬 코딩을 접하도록 해주고 있다. 관심 있는 분야나 재능을 찾는 마중물이 될 정보를 집안에서 찾아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


방학은 아이가 여러 부족함을 채울 시간이다. 사춘기인 아이가 엄마에게 짜증 낼 시간도, 늦잠 자며 키가 자랄 시간도, 엄마에게 사랑받는 시간도 부족했을 것이다. 날씨도 나를 힘들게 하는데 방학 때 아이와 전쟁을 치르다 보면 하루가 지날 때마다 몸에서 영혼이 잠시 외출할 정도가 될 것이다. 아이의 의견을 듣고 내 아이에게 맞는, 또한 성취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서 남은 방학기간을 알차게 보냈으면 한다.


박진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울산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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