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태계

조숙 시인 / 기사승인 : 2021-09-13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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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세상

바다는 여름을 벗어나 가을로 가고 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해안선에서 상상한다. 바다의 크기, 넓이와 깊이를 생각한다. 그 넓이와 바다의 운동성으로 보면 육지 생물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게 된다.


바다에서 사는 해양생물은 육지에서 사는 인간에게 아직 미지의 세계다. 인간이 가 닿을 수 없는 깊은 해저에도 생물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서양의 어디쯤에는 바다의 깊이와 넓이에 걸맞는 생물이 살고 있을 것이다. 고래뿐 아니라 고래보다 크고 신비로운 해양생물이 있을 것이라 상상한다.


지구에 사는 생물 종의 80%가 육지에 있다. 지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에는 15%, 담수에는 5%의 생물 종만 산다. 바다 생물 수가 왜 육지보다 적을까. 


바닷속에 스킨스쿠버를 하러 들어가 보면 바닷물은 육지보다 차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도 변화가 육지보다 심하지 않다. 햇빛도 바닷물을 통과해서 들어와 빛이 약하다. 이런 안정적인 조건은 마치 냉장고 같아서 다양한 생물 종이 생기기 어렵다. 다시마숲도 있고 해조류나 산호초도 있지만 육지 숲처럼 무성하지는 않다. 이 때문에 육지에 비해 환경이 안정적이고 균일한 조건을 갖게 된다. 


해안가를 무너뜨릴 듯 바람에 흰 파도를 부수는 바다는 아이러니하게도 육지에 비해 안정적인 환경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인 환경이 종의 다양성을 무너뜨린다는 것은 교훈적이다. 변화를 적게 하고, 외부로부터 적은 영향을 받으며, 위아래가 뒤섞이지 않는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우리에게 바다 생태계는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 삶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하지만 그 결과로 다양성이 사라지고 종의 생존이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해양 생태계를 구분하는 기준은 크게 물로 이뤄진 표영 생태계와 바다의 바닥 부분에 해당하는 저서 생태계로 나뉜다. 바위나 갯벌 같은 바닥 부분을 제외한 바닷속 대부분의 생태계를 표영 생태계라고 한다. 바닷물의 생태계는 육지와 가까운 연안 지역에는 육지의 영향으로 수심이 낮으므로 햇빛의 양이 많아진다. 또한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영양분의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해안가는 바람의 영향으로 파도가 일어나면서 바닷물 상하층의 혼합이 잘 일어나 균일한 환경이 깨어진다. 그러므로 연안 지역이 외양 지역보다 훨씬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한다. 반대로 외양 해역의 심층 표영계는 햇빛이 거의 들지 않아 광합성이 어려워 식물군이 자라기 어렵다. 이곳은 연안 지역에 비해 다양한 영양분의 유입이 적고 바닷물의 순환이 어렵다. 그러나 빛이 닿지 않고 수압이 높은 환경으로, 해양 저서식물의 서식 공간이 돼 동물에게 먹이를 공급하고 유영생물의 산란장을 제공하거나 치어를 위한 보호 공간 역할을 한다.


바다의 생물은 물속에서 헤엄을 치는 표영생물이 있고 바닥에서 사는 저서생물이 있다. 단어가 낯설지만 헤엄치면서 사는지, 바닥에 기면서 사는지를 나누는 것이다. 우리가 바다 생물을 채집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구분하기 쉽다. 표영생물은 물고기 같은 것으로 그물을 이용해서 잡을 수 있다. 저서생물은 식물 중에는 손으로 채집해야 하는 다시마, 미역 같은 것이 있다. 호미를 갖고 캐는 조개나 거북손, 문어, 그리고 낙지 같은 것은 동물에 들어간다. 저서식물은 광합성이 필요하므로 대부분 연안에 산다. 우리가 국이나 찌개로 즐겨 먹은 해조류는 저서생물 중 식물에 해당한다.


바다 생태계를 상상한다. 우리가 육지에 살기 때문에 육지 중심의 생각을 하고 연구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바다 생물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육지의 생물이 결국은 바다로 가서 적응한 것이라고 하는데 왜 그것들은 더 다양하게 생존하지 못한 것일까. 가을이 오는 바다를 보면서 생각한다. 냉장고처럼 안전하고 균일한 바다. 그것이 오히려 생물 종을 단순화시켰다는 사실을 생각한다.


조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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