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어요"

정승현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4 11: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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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근처에서 힘이 되는 당근 엄마 학교
'엄마의 부캐' 정원희 대표 인터뷰

▲ 당신 근처에서 힘이 되는 당근 엄마 학교 '엄마의 부캐' 정원희 대표. ⓒ정승현 기자

 

[울산저널]정승현 기자 = "가사나 육아로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돌봄과 교육에 적합한 공유 공간을 조성하는 데 힘쓰는 팀 '엄마의 부캐' 정원희 대표의 말이다. '엄마의 부캐' 팀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두 달이란 짧은 기간 동안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매주 두세 차례 엄마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했다. '교육'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친 엄마들의 일상에 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지난 13, '엄마의 부캐' 정원희 대표를 만나 왜 엄마들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 어떤 일들을 했는지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Q. '엄마의 부캐'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엄마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팀이다. 팀원은 저 포함 총 4명이고 공예나 정리·수납, 영어에 관심 있는 엄마들이 많다.

 

Q. '엄마의 부캐'에서 하는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나.

 

공예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이 모였지만, 기획할 때 우리가 공예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 들더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계속 고민했다. 차라리 엄마를 위한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엄마들이 다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그들이 일상에서 덜 힘들도록 ''을 만들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처음에는 엄마들에게 우리가 만든 공간에 애들 데리고 와서 놀거나 쉬라고 했다. 우리가 애들을 봐주고... 그러다 교육 프로그램도 기획해서 엄마들에게 들어보라고,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라고 했다. 이를테면 엄마들이 자녀와 맞닥뜨린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그것을 해결하고 완화할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훈육 교육을 했고 덜 힘들게 집에서 요리할 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 요리 강습도 진행했다. 또 집에 왔을 때 편히 쉴 수 있게 손쉽게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다시 직업을 얻을 수 있도록 영어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프로그램을 독립적으로 진행했고 두 달 정도 짧은 기간이라 실질적인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한번 시도해보기 좋은 과정이었다.

 

Q. '엄마의 부캐'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어린이집에서 독서나 부모 모임 같은 걸 하는데 그때 엄마들이랑 얘기해보면 자기 속 얘기가 스스럼없이 나온다. 우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경력 단절돼서 집에서 아이만 돌보는 게 너무 힘든 것이다. 집에만 있다고 해서 내 시간이 확보되는 것도 아니고. 또 여성 개발원 통계 자료 같은 거 봐도 이런 내용이 참 많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문제라는 걸 깨달았고 이런 걸 우리가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면 어떨까 생각했다.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이 적극적이셔서 우리에게 뭔가를 해보라고 하셨고 공감하는 엄마들이 모여서 '엄마의 부캐'가 만들어졌다. 나는 정부 사업을 수행해본 경험이 있어서 대표직을 맡게 된 거고.

 

▲ 팀 '엄마의 부캐'에서 진행한 목공 카빙 수업. 
▲ 팀 '엄마의 부캐'에서 진행한 시니어 강사 돌봄 프로그램. 

Q.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

 

어린이집 공간을 임대해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여기서 했다. 참여하는 아이, 엄마뿐 아니라 어르신들도 와서 행사 보조 역할 해주고 엄마 강사들도 교육을 진행하고.... 이렇게 프로그램을 한번 하면 공간이 굉장히 북적북적하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35명 정도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때 한쪽에서 현장 정리하고 있으면 강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서로서로 돕는 상황이 되더라. 그런 그림이 굉장히 인상적이고 따뜻해 보였다. 이렇게 모두가 서로를 돕는 상황이 언제나 가능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Q. 공유공간을 조성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엄마들의 반응은 어땠나?

 

마지막 날에는 아빠들도 와서 총 40명이 넘는 사람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다들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아쉬워하더라. 언제 또 이런 거 하냐는 문의도 많고 엄마가 아이 데리고 주말에 시간 보낼 수 있을 만한 안전하고 여유로운 공간에 대한 욕구가 컸다. 엄마들이 뭔가를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고 프로그램이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가령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프로그램 같은 것들.

 

Q. 활동하면서 어떤 것들을 느꼈나?

 

울산이 광역시이긴 하지만 엄마들이 직업을 얻거나 취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은 많이 없다. 오후 4시 이전에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적고.... 그래서 그런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걸 느꼈다. 내년에도 우리 프로그램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우리도 마당 있는 공간만 확보된다면 아이들과 엄마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상시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간이 없다.

 

▲ 팀 '엄마의 부캐'에서 진행한 마크라메 수업. 

Q.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일주일에 두세 개 프로그램을 매주 진행하다 보니 이견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일손도 부족해서 내년에는 기획, 문서 작업, 현장 프로그램 운영 등 역할을 세분화해서 인원을 더 충원하고 싶다.

 

Q. 울산시 민관협치지원센터 오픈랩 공모사업은 동아리 활동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었나?

 

오픈랩 사업 지원금이 없었다면 시작도 못 해볼 일이었다. 공간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웠을 것 같고. 강사 섭외도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Q. 우리 사회에서 '엄마 교육'이 왜 중요한가?

 

교육이라기보다는 '엄마들을 쉬게 하자' '엄마들의 고단한 일상에 틈을 만들자' 이게 핵심이었다. 가사나 육아 일의 수고로움을 좀 덜어주면 엄마들이 밖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자체에서는 경력단절 여성에게 바우처를 주거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긴 하지만, 단순한 접근보다는 다각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단기라도 임대해서 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면 우린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 목표나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아이들이 방과 후 저녁 시간까지 잘 지낼 수 있는 공간이나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다. 공간 하나만 있으면 그곳에서 엄마들이 취미생활도 할 수 있고 아이들은 안전하게 놀 수 있다. 울산은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거의 없다.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시제품을 만들고 직업 체험하는 공간은 있지만, 일반 시민이 와서 상상한 것들을 실현하고 좋아하는 거를 실험해볼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없다. 그런 공간이 마련되면 얼마나 좋을까.

 

마지막으로 엄마들이 힘냈으면 좋겠고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엄마들이 숨 쉴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많은 준비를 해서 잘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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